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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자향자 Mar 26. 2025

무료 카지노 게임 최고의 순간, 언제였나요?

2018년 10월, 청량한 공기와 새파란 하늘이 한없이 쏟아져 내리던 가을의 어느 날, 세상에서 서로를 가장 사랑하는 남녀 하나가 결혼식을 올리게 됐다. 결혼 당일, 감정에 북 바쳐 눈물을 흘리던 사람은 과연 누구였을까? 아내도 아니고 양가 부모님도 아닌 남편인 나였다.



그날 나는 내 인생의 큰 전환점을 맞이한다는 사실과 가정에 대한 책임감이 동시에 떠올라 감정을 주체하지 못했다. 짧은 인생을 통틀어 가장 아름답고 멋진 순간이라 꼽을 수 있는 결혼식 그리고 그 준비 과정을 하나씩 더듬어 보려 한다.



여러분은 어떤 결혼식을 꿈꾸고 있는가? 아니면 어떤 결혼식을 치러냈는가? 화려한 조명이 비추고 수백 명의 관객이 우레와 같은 박수를 보내는 결혼식. 혹시 이러한 형태의 결혼을 꿈꾸는가? 애석하게도 우리 부부의 결혼식은 여러분이 생각하는 것과 같이 그리 화려하지도 수백 명의 인원의 축하를 받는 결혼식은 아니었다.



우리 부부는 작은 결혼식을 진행했다. 돌잔치가 주로 행해지는 파티룸 하나를 빌려, 양가의 친지분들을 모시고 소박하게 결혼식을 진행했다. 그 흔한 축의금도 받지 않았고, 그저 우리의 결혼을 진심으로 축하해 줄 수 있는 가족들만을 초대해 결혼식을 치른다.



양가 부모님께서 그동안 여기저기 다니며 냈던 축의금들은 어떻게 하냐고 묻는 이도 분명 있을지 모른다. 우리 둘의 결혼식이나, 양가 부모님이 그동안 결혼식을 다니며 치른 비용도 만만치 않았을 테니 말이다. 엄밀히 말하면, 우리의 작은 결혼식을 처음 제안한 것은 나의 부모님이셨다.


"너희도, 이모네 사촌 누나처럼 작은 결혼식 진행해 보면 어떻겠니?"

"음. 괜찮은데요? 물어볼게요."


나의 작은 결혼식 제안에 기꺼이 그러겠다 응답해 준 지금의 아내와 나는 도대체 결혼이란 인생 최대의 이벤트에 어떤 방식으로 접근했던 걸까? 간단하다. 타인의 시선에 의존하지 않는 실속 있는 결혼이 우리 부부의 중심에 있었다.



누군가에게 보이는 결혼이 아닌 부부가 만족하면 그만이라는 생각이 소박한 결혼을 준비하는데 지대한 영향력을 끼쳤다. 그렇다면 실제로 우리 부부는 결혼을 어떻게 준비했을까? 궁금하지 않은가? 결혼은 인생 최고의 이벤트라며 마치 모든 것을 다 해줘야 한다는 압박감을 주는 마케팅에 우리 부부는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머릿속으로는 도통 이해가 되지 않는 것들에 큰 비용을 쏟지 않았다. 스드메(스튜디오, 드레스, 메이크업의 준말)라 불리는 것은 무료로 대여할 수 있는 카페를 검색해 이용하고, 결혼반지 또한 다이아몬드가 박힌 일 년에 한 번 낄까 말까 한 반지를 제작한 것이 아니라, 장모님의 지인 분이 운영하는 종로 3가의 어느 귀금속방에서 30만 원짜리 커플링으로 대체한다.



그 흔한 야외 웨딩촬영 하나 없이 아주 간략하고 소박하게 실내에서 웨딩사진 촬영을 진행하며, 우리가 생각한 범위 내에서 부부가 최대한 만족할만한 결혼식을 준비했다. 우리 부부가 그나마 조금 신경 썼던 것은 신혼여행지였는데, 모두 유럽으로 신혼여행을 가고 싶었던 탓에 비싼 서유럽은 제하고 동유럽으로 목적지를 결정한다.



꼴사나워 보일 수도 있다. 뭐 그리 구질구질하게 사냐고 되물을 수도 있겠다. 하나, 반대로 이들에게 물어보고 싶다. 화려한 결혼식 뒤에 남겨진 건 무엇이 있었는지, 한 번의 결혼식에 수천만 원을 태우는 게 과연 말이나 되는지 말이다. 중요시되는 부분이 개개인마다 다를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혹시나 '아내가 서운해하진 않았을까?'라는 생각을 하고 있을 몇몇을 위해 해주고픈 이야기 하나가 있다. 전세 임대차계약을 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우리는 큰 대출을 일으켜 자가를 마련한다. 놀라운 사실은 얼마 지나지 않아, 추가로 부동산 투자를 감행한다. 여기서 중요한 사실 하나가 있다. 두 건의 투자 모두 아내의 이름을 등기부에 올린 것. 아내에게 자신감과 함께 일말의 자산감을 동시에 선사한다.



당장 남에게 보이는 것보다 내실 있는 부부가 되고 싶었다. 겉으로 드러나지 않지만, 알고 보면 진짜배기 같은 이들이 우리 주변에 이따금 있지 않은가? 그런 부부가 되고 싶었다. 영국의 기업인이자, 버진 그룹의 회장 리처드 브랜슨도 "나답게 살아도 괜찮다는 걸 기억하세요."라는 명언을 남기지 않았던가? 우리 부부답게 살아갈 때, 무료 카지노 게임은 더욱더 빛이 날 거라 믿는다.



당연지사 내 인생 최고의 순간은 결혼이었다. 소박하게 준비한 결혼식을 기점으로 10년 전 꿈도 못 꾸었던 일들이 펼쳐지고 있으니까. 지금에 이르기까지 그 어떤 부침 하나 없었다고 말할 순 없겠지만, 서로에 대한 신뢰 덕분에 우리는 여기까지 왔다. 우리가 현실에 순응하지 않고 지속적으로 발전하리란 사실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여러분에게 무료 카지노 게임 최고의 순간은 언제였는가? 지금인가? 축하한다. 아니면 과거의 어느 순간이었는가? 조금 더 분발하자. 매일이 주말같이 신나는 일들이 되길 진심으로 바라본다. 우리 부부도 부단히 전진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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