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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정한 태쁘 Feb 22. 2025

Ever is never

추억은 남는다

아이가 자기 물건을 소중히 여기는 사람으로 자라길 바랐다. 자신의 물건을 아끼면 정리정돈도 자연스럽게 익히고 나아가 깔끔하고 단정한 아이로 성장할 거라 믿었다. 정리하는 습관이 단순한 청결을 넘어 자신의 것에 책임을 지는 태도를 길러줄 거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우리 아들... 해도 해도 너무한다.


남편은 대학생 시절 입었던 학교 점퍼를 가죽이 해지고 내 비싼 코트에 가죽을 덕지덕지 묻히고 나서야 버렸고 해병대 시절 신었던 부츠도 가죽이 다 녹아내린 뒤에야 겨우 버렸다. 그런데 우리 아들은 남편보다 한술 더 뜨려는 것 같다. 자기가 좋아하는 것에 애착이 강하다 못해 그것이 낡거나 망가지면 깊은 슬픔에 빠진다. (내가 점퍼와 부츠를 버렸을 때 우리 남편도 뒤돌아 울었을까? 하하)


오늘은 자기가 아끼던 내복에 작은 구멍이 났다고 울기 시작한다.

카지노 게임구멍 좀 보시라. 울일인지 내가 울고 싶다.

“엄마, 이거 어떻게 해? 이제 못 입는 거야?”

눈물을 흘리는 카지노 게임의 얼굴을 보니 참 난감했다. 나는 카지노 게임를 신생아처럼 안아 들었다. 이젠 제법 무거워져서 오래 안고 있긴 힘들지만 아직은 내 품에 폭 안기는 카지노 게임다.


“왜 그렇게 속상해?”

“엄마, 이거 내가 제일 좋아하는 내복이었어.”

“음… 근데 옷은 원래 오래 입으면 낡고 헤어지는 거야.”

“그래도…”


카지노 게임는 내 어깨에 얼굴을 묻고 훌쩍였다.

나는 순간 혼란스러웠다. 이건 과연 좋은 걸까, 나쁜 걸까?




물건을 소중히 여기는 태도, 그리고 그 너머


내가 가진 것을 소중히 하는 것은 중요한 삶의 태도다. 쉽게 버리고 쉽게 새것을 원하는 태도보다 훨씬 가치 있는 마음가짐이다. 하지만 물건 하나하나에 너무 깊이 애착을 가지면 그게 꼭 좋은 일만은 아닐 수도 있다.


카지노 게임를 키우면서 자주 드는 생각이 있다. ‘아끼는 마음’과 ‘집착’은 한 끗 차이라는 것.

카지노 게임가 처음 애착 인형을 가졌을 때도 그랬다. 인형을 손에서 놓지 않으려고 했고 세탁기에 넣는 것조차 싫어했다. 인형이 젖으면 불안해했고 조금만 낡아도 속상해했다.

카지노 게임솜이 해지다 못해 본래 모습을 잃은 오빠지나, 아기지나

이런 카지노 게임에게 어떻게 알려줘야 할까?


나는 카지노 게임의 감정을 함부로 다독이고 싶지 않았다.

“이까짓 거”라며 가볍게 넘기고 싶지 않다. 카지노 게임에게는 ‘이까짓 거’가 아니다. 그 마음을 먼저 인정해 주는 게 중요하다. 그래서 나는 카지노 게임를 다독이며 말했다.


“이 내복이 너한테 정말 소중한 거구나.”

“응, 엄청 좋아했어.”

“그런데 있잖아, 엄마도 좋아하는 물건이 있지만 영원히 가질 순 없어.”

“왜?”

“물건은 우리가 소중히 여겨도 낡고 헤지고 결국엔 사라지게 돼. 하지만 네가 그걸 좋아했던 마음은 사라지지 않아.”


카지노 게임는 내 말을 조용히 듣더니 작은 목소리로 물었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해?”




놓아주는 연습

나는 카지노 게임에게 물건을 아끼는 것만큼 잘 놓아주는 법도 배워야 한다고 알려주고 싶다.

물건뿐만이 아니다. 사람과의 관계도 어떤 순간도, 기억도 때가 되면 떠나보내야 한다.

모든 것이 영원할 수는 없기에 우리는 언젠가 사랑했던 것들과 작별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


하지만 이 사실을 너무 일찍 너무 가혹하게 가르치고 싶진 않다.

카지노 게임가 물건을 소중히 여기는 태도는 아직 보호받아야 할 만큼 아름다운 감정이니까.

그러나 아주 천천히, 자연스럽게 ’소중히 여기되, 집착하지 않도록‘ 가르쳐야 한다.


나는 카지노 게임의 눈물을 닦아주며 말했다.

“너무 낡으면 고마웠다고 말하고 보내주자. 구멍은 낫지만 아직은 쓸만하니 울지 말고 좀 더 아껴 입어볼까? 네가 준비가 되면 마지막으로 한 번 더 입어 보는 거야.”

카지노 게임는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삶에서 우리가 사랑하는 것들은 영원하지 않다.

하지만 그 소중한 마음은 우리가 어떻게 보내느냐에 따라 따뜻한 기억으로 남을 수 있다.

나는 카지노 게임가 이 작은 경험을 통해 ‘소유’에 대한 태도를 조금씩 배워가길 바란다.


그리고 언젠가 물건뿐만 아니라 더 큰 삶의 순간들에서도 놓아야 할 때, 조금 덜 아프고 조금 더 단단하게 받아들일 수 있길. 그날을 위해 오늘도 카지노 게임와 함께 연습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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