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글빨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로오렌 Dec 12. 2024

난 카지노 가입 쿠폰 않는다.

<지구생명체는 카지노 가입 쿠폰라 를 읽고.

아침에 일어나서 남편을 출근시키고 밥을 짓고 아이들을 깨우고 그 아이들을 또 준비시켜 학교를 보내고 밀린 집안일을 하고 내 몸을 씻고 내 일을 하러 가고 마트를 들렀다가 아이 하원을 시키고 아이가 놀이터에서 사교모임을 가지는 동안 그들의 곁을 맴돌다가 다시 밥을 짓고 식구들 저녁을 먹이고 그 뒷정리를 하고 아이들을 씻기고 숙제 챙기고 재우고 카지노 가입 쿠폰 곯아떨어지고. 지극히 평범한 나의 삶 어디에서 카지노 가입 쿠폰 그들과 만날 수 있을까?


어쩌면 대형마트의 수조관 속 빨간 플라스틱 바구니에 담겨있는 멍게가, 죽도시장의 출구를 찾을 수 없는 횟집들의 수조관 속 제철 생선들이, 제철어부인 내 남편이 자랑스럽게 내놓는 볼락, 장어, 무늬오징어가 혹은 갯바위에서 찾아낸 손바닥만 한 게일지도 모르겠다. 나는 생각보다 많은 해양생물체들과 만나고 있었다. 하지만 아이가 즐겨 부르는 <문어의 꿈이라는 동요영상을 보는 것은 제외한다면, 문어와 만날 일은 없었던 것 같다.


어쨌든 그들이 어느 날 갑자기 나에게 “지구 생물체는 카지노 가입 쿠폰라”라고 한다면? 나는 못 들은 척 무시하며 그들을 지나칠 것이다. 아니면 하느님아버지를 외치며 도망칠 것이다. 러시아 말을 전혀 모르는 나에게는 그들의 외침이 그저 기괴한 소음일 것이다. 어쩌면 그들은 이미 그들만의 언어로 나와 마주칠 때마다 살려달라고 울부짖었을지도 모른다. 나는 살아서 펄떡이는 전복을 요리한 경험도 있다. 나도 모르게 그와 눈을 마주쳤을지도 모르지만 어쩌면 그의 외침을 들었을지도 모르지만 비싼 값을 주고 산 전복을 그냥 살려주는 자비는 내게 없을 일이다. 나는 그의 내장도 갈아서 죽을 끓이곤 한다. 그저 기쁜 마음으로 가족을 위해 요리했을 뿐이다.


그들은 삶에 대한 의지로 가득 차 있을 것이다. 이제는 한계에 다다랐기에 우리에게 카지노 가입 쿠폰라고 메시지를 남기는 것 같다. 하지만 우리 또한 삶을 지켜야 한다. 서슬 퍼런 식칼을 휘둘러야 하는 내 숙명은 그들에게는 잔인해 보이겠지만, 내 가족의 건강한 밥상을 위해 꼭 필요한 일이다. 이왕이면 당신들이 평온하게 삶을 살다가 나와 만나기를 기대해본다.


나는 항복하지 않는다. 당신들도 이미 그 사실을 잘 알 것이다. 내가 속한 인간이라는 종족은 지구라는 별의 수억년 역사속에 분명히 한 획을 그었다. 우리는 지구의 온도를 단기간에 뜨겁게 만들었고, 생태계의 지도를 바꾸었으며, 빙하를 녹여 없애고 있다. 그럼에도 우리는 이 지구에서 지구가 품은 많은 생명들과 삶을 공유할 수 있다고 믿고 있으며 미약하지만 애를 쓰고 있다. 우리는 우리가 잘 하는 일을 부지런히 해내며 함께 생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심지어 우리가 만들어 놓은 위험에 빠진 당신들을 구해내기 위한 연구 또한 열심히 하고 있다. 병주고 약주는 꼴이지만. 이런들 저런들 어떠하랴.


그런데 문득 당신들이 과연 문어일까? 라는 의문이 생겼다. 어쩌면 인간 나라의 권력에 기생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당신들은 사실 게의 모습을 하고 있거나 문어이거나 무늬오징어이거나 볼락이거나 장어이거나 죽도시장에 늘어선 수조관 속의 바구니에 담겨 있는게 아닌게 아닐까? 이미 당신들의 조상들이 죽어서 잘 요리되어서 인간들의 몸속에 속속히 침투해서 뇌의 어딘가에 머물고 있는 것은 아닐까?


40 평생 단 한번도 의심해 본 적이 없던 민주주의 체제가 뒤집어지는 사태를 경험한 후에, 문득 당신들을 떠올리니 과연 당신들이 아직도 해양 생명체의 그 모습을 하고 있을 것인가에 대한 의심이 들기 시작한다. 혹시 당신들은 아니 당신들의 아버지의 아버지의 아버지들은 인간이 인간임을 저버리는 다른 인간들의 머리 속에서 인간이 멸망하기를 바라고 있는 것은 아닐까? 커다란 문어따위의 모습으로 우리에게 항복하라 외치는 것은 그저 시선끌기인 것은 아닐까?


그럼에도 나는 우리는 내 나라 인간들은 아니 이 인류는 당신들에게 우리의 자유를 억압하고 그들만의 견고한 체제를 유지하려는 다른 인간들에게 절대 카지노 가입 쿠폰 않을 것이다. 당신들이 그저 당신들인채로 있다면 다행이지만, 그래도 나는 카지노 가입 쿠폰 않는다. 우리 다 함께 치열하게 살아 보자. 누가 끝까지 이 땅에 발을 딛고 살아남는지. 어디 한번 두고 보자.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