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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앞니맘 Sep 28. 2024

온라인 카지노 게임 꿈

연재소설

영우가 끄는 온라인 카지노 게임는 논과 밭, 그 뒤에 높은 산이 둘러싸인 길을 달렸다.

"너, 이런 시골에 살았어? 서울사람이라고 했잖아."

"대학 입학하고 아버지 고향으로 이사 왔어요."

온라인 카지노 게임는 코스모스가 길게 이어진 길을 달렸다. 파란 하늘을 배경으로 그와 나의 추억사진이 한 장 찍혔다.

"너, 자전거 타는 실력도 늘었다."

영우가 태워주는 온라인 카지노 게임를 타는 것이 처음이 아니었다.


알바를 마치고 어둑해지는 길을 걸어 집으로 향하고 있었다.

"선배?"

영우가 자전거를 내 옆에 세웠다.

"온라인 카지노 게임는 뭐냐?"

"하숙집 형 자전거 빌렸어요."

저녁을 먹고 시내 산책을 나왔다가 나를 발견하고 따라온 것이다. 매일 아르바이트를 하는 나에 비해 영우는 한가해 보였다.

"그림 그리다가끔 이렇게 돌아다녀요. 나도 아르바이트하고 싶은데 할 수 있는 게 없네요."

생활비를 벌기 위해 아르바이트를 하지 않아도 되는 네가 부럽다는 말은 하지 않았다. 흘러내린 에코백 끈을 걷어 올리면서 나도 모르게 한숨이 나왔다.

"중학교 신문을 돌리는 아르바이트를 하다, 아빠한테 혼난 뒤아르바이트를 도 못했어요."

그의 동기들은 만화 외에 다른 전공도 했었고 직장을 다닌 경험자도 많았다. 그것도 아니면 아르바이트 경험이라도 많은데 그는 경험이 너무 없다고 아쉬워했다.

"나는 결혼하면 일부러라도 아이들,아르바이트시킬 거예요."

"알바에 찌든 내가 불쌍하니? 그럼, 나랑 꼬치 먹으러 갈래?"

투다리에서 풍기는 닭꼬치 굽는 냄새가 내 발걸음을 잡았다.

"오늘 아르바이트비 받았어."

지갑을 가지고 오지 않았다고하려는 듯 바지 주머니를 어정쩡하게 만지는 그를 향해서 하얀 봉투를 흔들었다.

"여기, 꼬치랑 우동, 소주도 주세요. 잔은 하나만요."

집을 가기 위해 매일 투다리를 지나갔다. 닭꼬치와 소주 한잔이 생각나서 지갑을 확인하는 일이 종종 있었다. 대부분은 그냥 지나갔다. 어떤 날은 그 향기를 피해 다른 길로 돌아갔다. 내가 가난하다는 것을 확인시켜 주는 시간을 피하는 방법이었다. 부담 없는 가격에 술안주 꼬치라고 광고했지만, 정해진 시급도 못 받았던 학생들에게는 부담되는 가격이었다.


"내가 가르치는 애가 초등학생인데. 걔 엄마가 노점에서 핫도그 장사를 하거든. 과외비도 시급보다 많고 매일 챙겨주는 핫도그 간식도 맛있다. 그 애 집은 진짜 어둡고 창고 같은 곳에 살거든. 마음 같아서는 핫도그만 먹고 그냥 해주고 싶은데 내가 누굴 도울 형편이 아니다."

매월 기름 냄새가 배어 있는 돈봉투를 받아 들고 돌아오는 길이 행복하지만은 않았다. 공부를 싫어하는 그 녀석은 구구단 외우는 것도 싫어했다. 그런 모습에 화를 내기도 했다. 그 녀석이고생하는엄마마음을 알아주길 바랐다.물론 그 녀석은 돈 많은 아이들이 다니는 대학부속초등학교에 다녔고 간식으로 핫도그는 쳐다보지도 않았다. 주눅이 들어 있지도 않았으며 새로운 게임기가 몇 대씩 있었다.

"혹시 그 창고에 현금이 있지 않을까요? 아니면 건물 주인?"

"그럴 수도 있겠다. 다음에 가면 박스를 열어 볼까?"

창고에 쌓여 있는 박스에 현금이 가득했으면 좋겠다는 마음을 담아서 마지막 잔을 비웠다. 꼬챙이에 남은 닭고기 한 점을 꼬치 끝으로 옮겨, 입에 넣었다.


"아, 기분 좋다."

소주 1병은 내 기분을 지지도 흥분하지도 않게 만들었다. 내 주량은 소주 1병이 딱다.

"아르바이트비 받은 거 다 쓴 거 아니에요?"

영우는 내 어깨에서 흘러내린 가방을 받아 들어 자전거 손잡이에 걸었다.

"야, 자전거 운전 좀 잘해. 흔들리잖아."

"제가 흔드는 게 아니라 선배가 움직이는 거예요."


투다리 얘기에 도 생각이 난다며 웃었다.

"지금은 선배가 맨정신이고 자전거도 그때보다 좋은 거예요."


작업실은 앞에서 보면 1층, 옆에서 보면 2층으로 보이는 새 건물로 이었다. 계단을 올라가 갈색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갔다. 아래로 내려가는 계단이 보였다. 운동하라고 이것저것 가져다 놓았는데 잘 안 한다고 설명했다. 유리로 된 중문을 열고 작업실로 들어갔다.

"여기가 작업실이구나."

몰딩은 초록색으로 처리되었고 싱크대도 연두색이다. 커다란 설계용 책상 옆에 쉴 수 있는 작은 침대가 벽 쪽에 붙어 있다. 해를 가렸던 연두색 블라인드를 접자, 창문은 커다란 액자로 변했다.

"앉아요. 출판사 가까운 서울로 나가고 싶어서 잠실에 싼 아파트 하나 얻어 달라고 했더니 아빠가 빚까지 내서 여기에 작업실을 지었어요."

두리번거리는 나에게 의자를 끌어서 내 앞에 놓았다. 일하기에는 괜찮다고 마무리하는 그의 말에 아쉬움이 녹아 있었다.

"출판사랑 멀기는 하다. 저 스탠드 대학교 때 쓰던 거지?"

그림그리다갑자기 달려온 흔적이 가득한 책상 위에 내 눈에 익숙한 초록색 뚜껑의 스탠드가 보였다. 라디오도 그대로 켜져 있었다.

"나 신경 쓰지 말고 일해."

그는 스탠드를 켜고 자리에 앉았다. 책상에 얼굴을 바짝 대고 만화를그리기 시작했다. 산과 들로 둘러싸인 작업실이 일하기에 좋은 곳이라는 생각을 했다. 한편으로는 갇혀 있다는 생각이 들것도 같았다.나는 싱크대 앞으로 가서 무슨 차가 있는지 찾았다. 커피믹스뿐이었다.

"너, 이제 커피도 마셔?"

"작업하다가 졸리면 마셔요."

그도 몇 가지변온라인 카지노 게임. 나만변한 게 아니라서 반가웠다. 적당하게 눈감고 타협하는 어른으로 변해가는 나와비교해서 그는 아직도 순수하고 맑은 눈으로 꿈을 그리고 있다. 온라인 카지노 게임 꿈을 꾸는 듯한 그에게 내 마음과 눈이 흘깃거리고 있었다. 커피 물이 끓었다.


"영우야, 밥 먹고 해."

작업실 문을 열고 할머니가 들어오셨다.

손님이 왔네.”

호기심가득한 눈으로 나를 바라봤다.

학교 친구예.”

인사를 하고 표정 없는 마네킹처럼 서 있는 나를 그가 소개했다.


나와 그는 할머니가 차려준 밥상을 앞에 두고 식탁에 마주 앉았다.먹어보라는 말을 남기고 할머니는 거실에텔레비전을 보셨다.

집이 바로 옆에 있었어?”

부모님은 외출하셨다는 말에 안심했다. 식사가 끝나고 할머니가 나에게 무슨 질문을 할지 걱정스러운 마음에 밥맛을 느낄 수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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