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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재홍 Mar 24. 2025

카지노 게임 참을 수 있나요?

그 시간이 왔다. 10시. 나이트 번 카지노 게임와 교대 30분 전이다. 배가 살살 고파온다. 저녁에 직원식당에서 김치찌개를 야무지게 먹었는데. 샐러드도 리필해서 와그작와그작 씹었는데. 심지어 간식으로 들어온 과자도 입 안에 가져다 넣었는데. 어김없이 이브닝 퇴근 전에는 출출함이 쏟아진다. 밀물과 썰물의 작용처럼 허기가 파도처럼 배에 몰려온다. 시간이 되면 항구에 바닷물이 가득 차서 방파제에 철썩철썩 부딪히는 것처럼.


3시부터 10시반까지 근무하는 이브닝이 끝나고 야식을 거른 적이 거의 없다. 이브닝 근무가 야식까지 이어지는 느낌이라 해야하나. 그동안 먹은 야식의 종류만해도 참 다양하다. 편의점의 크림빵이나 김밥, 포장마차의 메밀호떡과 닭강정 小자 한 컵, 맥도날드 사이드 메뉴 등이 내 야식의 주된 메뉴다. 특별히 배고픈 날에는 떡볶이와 순대를 포장해 집으로 가져가기도 하고, 한방 통닭 트럭을 발견해서 기쁜 마음으로 계좌 이체를 하기도 한다. 저녁을 굶거나, 특별히 힘든 날은 본격적인 야식을 먹는다. 치킨이나 피자를 시켜먹기도 하고, 아예 24시간 국밥집에서 뜨끈한 설렁탕 한 그릇을 말아 먹을 때도 있다.


카지노 게임카지노 게임의 꽃, 치킨

가장 기억에 남는 카지노 게임은 의자에 앉을 수 없을 만큼 정신 없이 바빴던 근무를 마치고 친한 직장동료들과 치킨을 먹으며 맥주를 마신 것이다. 닭 튀김의 눅진한 기름 맛과 청량한 맥주를 목구멍으로 넘기고 나면 그 날 쌓인 피로도 같이 내려간다. 현대인의 진정한 피로회복제는 박카스 같은 자양강장제나 오쏘뮬 비타민이 아니라 먹지 않아야 할 시간에 먹는 카지노 게임이 아닐까? 맥주는 건강기능식품인 홍삼 엑기스의 대체재인거지. 건강에 좋은 음식들은 스트레스를 줄여주지 않는다.


밤 늦게 먹은 야식은 필시 밤 늦게 자는 것으로 이어진다. 그리고 맛있는 잠을 보장하지는 않는다. 오히려 개운하지 못한 잠을 유발하면 유발했지.. '아침에 일찍 일어나서 씻고 청명한 정신으로 할 일을 해야지. 딴짓 조금 하다가 러닝 해야지. 카페 가서 보고 싶은 책도 좀 봐야지' 같은 구체적인 계획은 야식으로 인해 신기루처럼 사라진다. 오전 11시쯤에 부시시 일어나 느글느글한 속을 좀 달랜다. 어느새 점심을 먹어야 하는데, 늦게 잔 탓에 양껏 먹지 못한다. 러닝은 고사하고 스트레칭이나 하면 다행이다. 출근해서 저녁을 먹어도 속이 텅 빈 근무가 이어진다. 또 배고픈 10시가 된다...또 카지노 게임 먹는다. 연속된 이브닝 근무는 이렇게 돌림 노래처럼 흘러간다.


한 번 더 다짐한다. 오늘 밤엔 굶고 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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