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인생 첫 나이트, 즉 당직 근무 날이었다. 쓰리 나이트, 당직이 3일 연속 있었는데 새벽에는 일을 다 끝내고 시간이 비어서 선생님들과 모여 수다를 떨었다. 타코야끼 세트를 앞에 놓고 이런 저런 소소한 이야기를 나눴다. 방금까지 눈에 가득 얹져 있던 졸음이 금방 날아갔었다.
그러다 별 생각없는 내 물음에 선생님이 대답하셨다.
"그래서 이곤쌤오고 내가 감격해가지고 여기저기 말하고 다녔어"
..? 네? 하며 웃으니 프셉쌤이 그전에 있었던 일을 말씀하시려고 준비태새를 갖추셨다. 뭔 일이 있으셨길래...하며 눈을 굴리니 옆에 프셉쌤의 동기라던 4년차 선생님이 웃긴듯 큭큭 웃으셨다. 프셉쌤이 그 전 일을 떠올리며 화나하는 모습이 웃긴듯 보이셨다. 나는 하하...웃으며 분위기를 파악하고자 노력카지노 게임 추천.
프셉쌤이 조곤조곤 잘 가르치시니 여러명을 트레이닝 시켜보신 것 같아서 내 전에 몇명 정도 트레이닝 했는지 여쭤본 것 뿐이었다. 그런데 실상으로는 내가 거의 첫번째라고 하셨다. 거의? 거의면 전에 또 있었다는 건가. 그런 생각을 하는데 옆에서 4년차쌤이 걔는 그냥 없는 걸로 쳐도 되지 하셨다. 뭐가 있긴 있었나 보구나.
"이곤쌤 오기 진짜 바로 직전에. 2주도 안됬을거야. 5일하고 *응사한 애 있거든. 내가 트레이닝을 맡았는데...하...."
*응사 : 응급 사직의 줄임말로 말이 좋아 응급사직이지, 근무하다가 퇴직면담도 없이 카지노 게임 추천한 것이다. 신규 간호사들 중 적응하지 못해 응급사직을 하는 사람이 많다. 꽤 흔한 일이다.
5일...? 내 눈이 흔들렸다. 지금 내가 있는 병동에선 그런 일이 없을 줄 알았는데 응사를 했다하니 귀를 의심했다. 사람들 괜찮고 수쌤도 나쁘지 않은 거 같은데....왜? 그러다 사람마다 겪는 게 다르니 일단 고개를 끄덕거렸다. 누구던 익숙하지 않은 장소에서 하루 반나절을 서있는 게 힘든 사람도 있으니까.
그런데 막상 선생님 말을 들어보니 그 친구도 그 친구다, 싶었다. 소히 말해 MZ들이 많이 쓰는 '폐급'이란 단어가 떠올랐는데 차마 입에 담을 수는 없었다.
"설명을 하면 이제 신규니까 못알아 들을 수 있는데, 하라하면 안하고, 하지 말라하면 하고. 하...."
선생님이 꾹 - 그 당시를 떠올리며 눈을 감셨다. 선생님이 해주신 이야기는 그 친구의 생각을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것들이었다. 간호사는근무번 교대를 하면 인계를 하게되는데, 당연히 교육받는 신규도 이제 차차 인계를 하게 될테니 옆에서 듣고 보며 어떻게 하는 지 공부해야 카지노 게임 추천. 그런데 그 친구는 인계를 들어야 할 때 불러도 오지 않았다고 카지노 게임 추천. 프셉쌤 말고도 다른 고연차 쌤들이 오라해도 '저 볼펜이 없어서 안들을래요' 했댄다. 껄껄.
더불어 우리는 수액 속도 계산도 해야했는데 그 계산도 선생님이 몇번을 계속해서 설명 해줬는데 전혀 이해를 못했다고 했다. 그래서 나한테 가르쳐 줬을 때 한번에 이해한 걸보고 감격하셨다고.....하하. 프셉쌤은도저히 자기가 감당할 사이즈가 아니라서 내가 얘를 트레이닝 시킬 수 있을지 자괴감이 들기도 하셨다고 했다. 본인이 못 가르치는 건지도 고민했다고. 내가 그건 아니라고, 선생님은 전혀 문제 없고 그 친구가 문제인 것 같다고 말씀드렸다. 나는 되려 잘 가르쳐주시고 기다려주셔서 되려 감동 먹었다고. 진심이었다.
고생하셨겠다...하는 한편으로 그 친구에게 나름 고마워졌다. 네가 나 오기전에 쌤의 기대치를 완전히 낮춰 놓고 갔구나...오히려 좋다...고맙다 ㅋㅋㅋ .
어쨌든 그 대화 뒤로 카지노 게임 추천 할 수 있는 마지막 말은 이거였다.
"하핳... 열심히 공부하겠습니다"
그래도 그 친구와 다르게 신뢰가 가니 이런 이야기를 해준 거라 생각하고 있다. 어쨌든 뭐 좋은게 좋은거지~ 하고 타코야끼를 입에 넣었다.
출근한지 8일밖에 되진 않았지만..... 벌써부터 이런 이야기를 들어도 되나 싶지만.... 뭐 어떻게든 되겠지. 하고 그냥 넘겼다.
*
퇴근하고 친구에게 이 이야기를 해줬다. 친구도 놀라워하며 그런 애가 있구나 카지노 게임 추천. 그리고 나서 고민이 되었다.
5일만에 응사한 사람의 태도를 향해 나는 어떤 태도를 취해야 할까.
훗, 그래도 내가 너보단 낫네 하며 자만적인 태도?
그렇게 못버텨서 어떻게 다른 일을 하려고 하며 안타까워 하는 태도?
폐급이네 하며 한심해 하는 태도?
뭐가 되었던 남을 판단하는 태도 일 것 같았다. 씁. 솔직하게 말하자면 나는 프셉쌤이 말했던 응사한 사람같은 스타일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사람은 자기 자신을 책임질 의무가 있다고 생각한다. 선생님께 들은 응사한 사람은 일절 본인이 하는 행동들에 딱히 책임을 느끼지 못한 것처럼 보였다. 더불어 분위기 파악도.
그런 생각을 하다가 아차, 싶었다. 또 너무 T스럽게 생각했네 하고 혼자 껄껄였다. 뭐... 걔는 걔고 나는 나지. 이해가 안되면 너는 너, 나는 나 하기로 했잖아 이곤아. 하며 그냥 생각을 흘려보냈다.
카지노 게임 추천에 응사한 애가 어떤 생각이던 간에, 내가 느낀 병동의 분위기는 나쁘지 않으며 신규의 미숙함을 이해해주고 있다. 아직은 모르지만 단점이 있다고 한들 어느 직장이던 어떻게 10가지 중 10가지가 다 만족스럽겠는가. 설령 10개중 1개가 단점이라해도 그 하나에 파고 들다보면 나머지 9개의 장점은 당연한 게 되어 버린다고 생각한다. 적어도 알바를 했을 때 이 생각이 꽤 나에게 도움이 되었다. 그러니 직장도 그러지 않을까 하고 있다.
어쨌든 카지노 게임 추천 지금 해야할 건 공부와 삼교대에 맞춰 일상 루틴 다시 잡기이다.
그러니 오늘도 수고했고 파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