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월 첫째 주
조르주 퐁피두 프랑스 대통령은 '중산층'을 이렇게 분류했다.
① 외국어 1개를 할 줄 아는 것
② 직접 즐기는 스포츠가 있는 것
③ 다룰 줄 아는 악기가 있는 것
④ 남들과는 다른 맛을 낼 수 있는 요리를 만들 수 있는 것
⑤ 사회적 공분(시위 등)에 의연히 참여하는 것
⑥ 약자를 도우며 봉사활동을 꾸준히 하는 것
까다롭다. 여기 어디에도 몇 평 이상의 집과 몇 천만 원 이상의 돈이 조건으로 들어가 있지 않다.
이 미사여구는 '카지노 게임 학원' 마케팅에 가장 활발히 활용된다. "그래도어머니.. 아이가피아노 악보는 볼 줄알아야" 한다거나 "정서적 안정에 좋은 바이올린이나 플루트를 해보는 것도 괜찮은 선택"이라고 권한다.
하지만음악은 '작곡'을 의미하지 않는다. 이때 음악이 말하는 건 '연주'다. 그렇다. 오선지에서 첫 번째 줄에 꼭지가 없이 서 있는 콩나물을 보고 '도'를 1/4박 동안 누르고 있으면 된다는 매우 수학적이면서도 수동적인 행위 말이다.
그래서 이 <카지노 게임 한다는 것이라는 책을 읽어본 계기는 순수하게 "어떻게 하면 F코드를 더 쉽게 칠 수 있는지", "피아노 스케일 요령이 무엇인지" 등을 설명해 주는 것이라 믿었다.
물론 완전히 틀렸지만.
이 책은 카지노 게임가들의 명언집이다. 당대 최고의 뮤지션들이 느낀 자신만의 카지노 게임적 철학, 생각, 한계등을 한 데 모아놓았다.
이를테면 "이 업계에선 개자식이 돼야 한다"(데이비드 보위)는 자조 섞인 비판부터 감내할 각오를 해야 한다. 업계에 발 한 번 담근 적 없지만, 적어도 이 업계가 'Bull shit'이라는 것을 문자 그대로라도 받아들일 수 있는 넓은 아량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반대로 "난 일중독(워크홀릭)이다. 난 이 시대 가장 영향력 있는 예술가다. 난 살아 있는 셰익스피어요, 월트 디즈니이며 나이키요, 구글이다"라는 카니예 웨스트의 말도 참아줄 수 있어야 한다.
못하겠다면, 지금 당장 포기하자. 카지노 게임이 무엇인지 명료하게 설명해줄 수 있는 책으로 기대했다면 안 봐도 좋다. 아니, 안 봐야 한다. 이 정도는 약과이기 때문이다.파바로티는 인생 내내 한 시간 이상 연습한 적이 없다는데, 비욘세는 발에서 피가 날 때까지 연습한다고 했다.
그렇다면, 자연스럽게 이런 생각이 든다.
뭐 어쩌라는 거야
하지만 이 책을 옮긴 임진모 카지노 게임평론가는 바로 이 '세계관 충돌'을매력이라 말한다.
이 책은 결코 하나의 맥락으로 풀리지 않는다.이건옳고 그름의 문제가 아니다.카지노 게임의 기본이자 기반인 '다양성'이다. 개성과 개별성이 선택해 낸 다채로움을 카지노 게임이 전하는 것이다.
그래서 (마치 시집처럼) 뮤지션 한 사람의 말 한마디를 곰곰이 곱씹으며 충분히 맛봐야 한다. 그때에야 비로소 몇 가지 충격적인 말들이 머릿속을 헤집어 놓기 시작한다.
예컨대 영화 카지노 게임의 전설 '한스 짐머'는 영화 레인맨(1988),라이언 킹(1994),미션 임파서블(2000),캐리비안의 해적(2006-2007),다크 나이트(2008),인셉션(2010),인터스텔라(2014),덩케르크(2017), 듄(2021) 카지노 게임 감독을 맡았다. 그는 이 책에서 이런 말을 남겼다.
카지노 게임보다 마법과 흡사한 건 아무것도 없다고 생각한다. 나는 현실에서 그냥 무가치한 존재다. 내 모든 삶은 상상의 공간에 존재한다. 그곳에선 나는 어른으로 자라지 않으려 미친 듯이 애썼다.
만약 '카지노 게임=마법'이라면,한스 짐머는 '마법을 부리는 사람'이라는 뜻이다.마법은 현실에서는 쓸모없으니 '어른의 공간인 현실'이 아닌 '어린아이의 공간인 상상' 속에서 작곡한다는 셈이다.
그리고 한스 짐머의 카지노 게임(예컨대 캐리비안의 해적 OST,인터스텔라 OST)을 들어보면, 마침내 이 말의 의미를 비로소 이해할 수 있게 된다.
누군가는
내가 남겨두고 가는 것을
내가 할 수 있던 것보다
더 발전시킬 수 있기를 바란다
스티비 원더는 이렇게 말했다. 무슨 말인지 다시 읽어보며 그 심오한 뜻을 헤아렸다.
1950년 스티비 원더는인큐베이터에서의 산소부족으로 시력을 완전히 잃었다. 하지만 10살도 되기 전에 피아노, 드럼, 하모니카 등의 악기를 자유자재로 다뤘다. 말 그대로 '천재'였다. 물론 스티비 원더는 변성기를 겪고, 교통사고로 목숨을 잃을 뻔할 정도의 중상도 입었으며,이혼을 하는등 수많은아픔을 겪었다. 그러면서도 카지노 게임 놓지 않고, 수많은 명곡을 쏟아냈다. Isn't she lovely, Superstition, Part-time lover(개그콘서트 시즌1 마무리 노래) 등 수많은 노래들이 그의 손에서 탄생했다.
스티비 원더는 (본인과 같은) 장애인이라는 한계를 넘을 수 있는 뮤지션이 등장하기를 바랐다. 자신의 현실적 한계를 역력히 인정하지만 희망의 끈을 놓지 않는 말이었다.
다른 누구도 아닌 스티비 원더였기에 이해가능한 말이었다.
이외에도 모차르트, 빌리 조엘, 테일러 스위프트, 밥 딜런, 마이클 잭슨, 존 레넌, 레이디 가가, 루이 암스트롱, 지미 핸드릭스등의 명언이 수두룩하다. 그래서 이 책을 읽는 데 시간이 오래 걸렸다. 뮤지션의 삶을 추적하고, 그 음악을 경험하고, 명언을 이해하기 위해 걸리는 시간은, 그러나 아깝지 않았다.
2025년을 함께 열어갈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책이다.
제목 : <카지노 게임 한다는 것
저자 : 베네데타 로발보
번역 : 임진모
출판 : 지노
발행 :2023.05.26.
가격 : 13,5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