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고향
나는 서울에서 태어나 서울에서 계속 자랐고, 이사를 하긴 했지만 원래 살던 곳과 그리 멀지 않은 곳으로 이사를 해서 한 구역에서 계속 생활했다. 고등학교를 멀리 다니긴 했지만, 학원은 동네였기에 하루의 시작과 마무리는 늘 익숙한 '우리 동네'였다.
어릴 때부터 지금까지 줄곧 할머니와 함께 살았기 때문에 시골풍경과 명절에 볼 수 있는 대가족의 만남 같은 건 나에게 없었지만, 나에겐 제2의 고향이 있다. 카지노 게임 사이트이다.
카지노 게임 사이트는 어렸을 때부터 참 많이도 갔었다. 아버지의 친형의 부인, 그러니까 나에게 큰어머니께서는 카지노 게임 사이트에서 나고 자라셨다. 후에 서울로 올라오셨고, 이곳저곳 이사를 다니시다가 목회일을 하시는 큰아버지와 함께 카지노 게임 사이트로 다시 내려가셔서 개척교회를 하고 계신다. 아주 어렸을 때 약 일주일간 카지노 게임 사이트에 머물며 생활한 적이 있었다. 당시 큰어머니의 아버지가 대표목사님으로 계시는 교회 큰 방에서 사촌들과 함께 잠을 자며 놀았었는데, 당시 피워져 있던 모기향이 아직도 기억이 난다.
평소에는 꿈꾸지 못할 밤늦게 라면 먹기도 그곳에서는 가능했었고, 시끄럽게 뛰어놀며 웃음을 나누고 별 것 아닌 일에도 재미를 느끼고 행복한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아버지께서는 일이 있어서 언니와 나만 카지노 게임 사이트로 갔었는데 큰아버지와 큰어머니께서 사촌들과 함께 사랑을 듬뿍 주시며 카지노 게임 사이트의 이곳저곳을 보여주셨다.
그 후에도 수없이 많이 카지노 게임 사이트를 방문했지만, 내 기억에 항상 좋은 일들만 가득했었다. 끝없이 펼쳐진 바다의 불규칙적인 소리와 거세게 부는 바람, 식당에 항상 놓여있던 귤들은 나에게 좋은 향기로 다가왔고, 마음이 허할 때나 우울감에 잠길 때면 그때 당시의 사진들을 보고는 한다.
21살 때인가, 할머니와 둘이 카지노 게임 사이트를 방문한 적이 있었다. 할머니께서는 나와 숙소만 같이 쓰시고 주로 큰아버지댁과 함께 시간을 보내고 계셨고, 나는 혼자 보내는 시간이 많아졌다. 그리고 처음으로 카지노 게임 사이트를 혼자 여행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되었다.
혼자 밥을 먹고, 정처 없이 바다 옆에 있는 산책로를 걷고 시장에 가서 가족들과 친구들에게 줄 귤 선물을 보내기도 하며 혼자만의 시간을 만끽했다. 워낙 혼자 있는 시간을 좋아하고 사색하는 걸 좋아하는 나로서는 최적의 여행조건이었다. 다만, 혼자 밥을 먹는 건 익숙하지 않아서 '카지노 게임 사이트 혼밥'을 검색해서 나온 작은 일본식 덮밥 집에서 밥을 먹고 시장에서 회를 사서 숙소로 돌아와 할머니와 나눠먹었다.
그 여행이 끝나고 언니와도 카지노 게임 사이트를 갔었다. 언니와 나는 성향이 정반대이지만, 함께 나이를 먹어가고 있는 나이 듦의 동료로서 서로가 하고 싶은 것들을 하나씩 해주며 재미있는 여행을 했다. 정적인 것을 좋아하는 나와 동적인 것을 좋아하는 언니 사이에 가장 큰 공통점은 맛있는 것을 좋아한다는 것이라서 음식에 대한 것은 참 잘 맞았고, 그 이외의 것들은 서로 맞추어 갔다.
20대 후반이 된 지금, 큰 공허함이 찾아왔다. 정적인 것과 동적인 것 그 사이 어디쯤에서 헤매고 있는 느낌이 들었다. 본업과 부업을 병행하며 바쁘게 살아왔지만, 내 안에 남아있는 마음들에게 여유는 없었다.변화가 필요했고, 벗어남이 절실했다.쉽게 말해서 도망가고 싶었다. 그리고 카지노 게임 사이트에 가고 싶어졌다.
카지노 게임 사이트는 나에게 아늑한 방과 같다. 바랄 사람이 없고, 나에게 무언가를 바라는 사람도 없는 그곳에서 나는 오롯이 나로 있을 수 있다. 나의 감정에 솔직해질 수 있고, 원하는 표정을 지을 수도 있다. 먹고 싶은 것과 가고 싶은 곳을 나의 체력과 금전 안에서 자유롭게 이룰 수 있다. 사람들의 온화한 마음과 여백 있는 바닷가는 오래 보면 눈물이 날 것 같지만, 나의 안에 깊이 박혀서 오랫동안 평온함을 선물해 준다.
쉬는 날 오전, 방에서 휴대폰으로 카지노 게임 사이트 항공권을 검색했다. 3월에 있는 나의 생일에 맞춰서 가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항공 편들을 보니, 비수기라서 그런지 꽤나 저렴했고, 2박 3일 일정으로 항공편을 예매했다. 숙소는 카지노 게임 사이트에서 내가 가장 좋아하고 익숙하고 바다가 바로 앞에 있는 호텔로 정했다.
여행을 가려면 아직 1달이 조금 넘게 남았지만, 이 여행을 기다리면서 그 한 달을 즐겁고 아끼면서 보낼 수 있을 것 같다는 용기가 생겼다. 가고 싶은 곳들을 메모해 놓고 최대한 바다와 가까이 시간을 보내리라 다짐했다. 그리고 할 수 있다면 여행일기를 적으며 돌아와서 브런치에 올리려 한다.
도망을 갈 수 있는 곳이 있다는 것, 어쩌면 더 잘 살아낼 수 있다는 기회가 있다는 게 아닐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