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여름, 집에서 작업을 하던 나는 무더운 날씨에 지쳐서 작업실을 구하기로 다짐하며 후보를 추린 다음 돌아보고 있었다. 그중에 비교적 가격이 저렴하고 이벤트를 하고 있었어서 첫 달은 월세가 무료인 곳을 발견했다. 집과 조금 떨어져 있고 교통편도 살짝 불편했지만 개인레슨과 작업들이 몰리고 있을 때였기도 했고, 방이 1개밖에 남아있지 않았기 때문에 계약을 바로 결정하고 최소한의 짐만 가지고 이사를 했다.
작업실 이사를 마치고 어느 정도 정리가 된 후 친한 언니 A를 초대했다. A는 손에 무언가 바리바리 들고 왔는데 그중에 눈에 띄는 것이 있었다. ‘식물’이었다.
나는 선인장도 시들게 만드는 꽤나 대단하고 신기한 재주를 가지고 있다. 그래서 식물을 잘 키우는 아빠가 항상 신기하고 부러웠었다. 그런데 이런 나에게 식물이 선물로 왔다. 그것도 돈이 들어온다는 ‘금전수’였다. 다행히도 A가 나의 신기한 재주를 알고 있었어서 키우기 쉬운 식물을 데려왔다고 했다.
이름은 무엇으로 할까 고민을 정말 많이 했는데, 옛말에 이름을 촌스럽게 지으면 건강하고 오래 산다는 말이 있다는 것을 들었어서 내가 느끼기에 가장 촌스러운 이름을 생각해 보다가 <카지노 게임 추천라는 이름이 생각이 났다. (혹시나 이 글을 보고 계신 분 중에 카지노 게임 추천라는 분이 계시거나 지인 중에 계신다면 정말 멋진 이름이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그렇게 A가 선물해 준 금전수는 2024년 8월 16일 <김카지노 게임 추천 되었다.
식물을 잘 키울 줄 모르는 내 주위에 다행히도 식물을 잘 아는 친구가 있어서 그 친구에게 물어보았더니, 잎을 닦아주는 게 좋다고 해서 매일매일 작업실에 가면 잎을 한 잎씩 닦아주며 좋은 말을 해주었다. 그리고 작업실 뒷문에 내놓고 자연광을 받게 해주기도 했다.
카지노 게임 추천는 정말 놀라울 정도의 성장속도를 보여주었다. 처음 왔을 때 거의 박혀있다시피 있던 새순이 쭉쭉 올라오더니 잎이 기지개를 피기 시작했다. 카지노 게임 추천는 여름에 알맞게 푸릇한 색으로 반짝 거리며 스스로의 키를 키우고 있었고 매일 밤 사이 좋은 잠을 자기라도 하듯 매일매일 눈에 띄게 자랐다.
레슨이 있던 날이었다. 늘 그렇듯이 작업실에 미리 가서 덕팔이에게 인사를 한 후 잠시 감상시간을 갖고 뒷문으로 나가서 햇빛이 잘 드는 곳에 덕팔이를 두고 들어와서 2시간 정도 레슨을 했다. 레슨을 마치고 덕팔이 잎을 닦아주기 위해서 뒷문으로 나갔는데 덕팔이가 어디에도 보이지 않았다. 과장해서 말한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어떤 소중한 마음을 가지고 매일매일 봐주며 애정을 쏟았던 생명체는 덕팔이가 처음이었기에, 덕팔이를 잃었다는 생각에 온몸에 식은땀이 나고 너무나 불안했다.
작업실 뒷문 쪽은 골목길이고, 바로 앞에 빌라가 있었다. 조금만 나가면 노후된 건물에 위치한 가게들이 많았기 때문에 낯을 가리는 것과 창피함은 뒤로한 채로 덕팔이 사진을 들고 모든 가게를 돌며 혹시 본 적이 있는지 여쭤보았지만, 아무도 덕팔이의 행방을 알지 못했다. 화분에 푯말을 꽂아놓지 않아서 생긴 일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너무나 속상했다. 여러 번 햇빛을 주려고 내놓았었지만 한 번도 누가 가져가거나 하지 않았기 때문에 익숙함에 속아 덕팔이를 잃은 것이다.
화가 났다. 가져간 사람은 내가 잘 키운 금전수를 버린 줄 알고 가져갔을 것이 분명했다. 내가 애정을 가지고 열심히 키우고 닦아주고 햇빛을 주었던 카지노 게임 추천를 그저 버린 화분이라고 생각하고 가져갔을 것이다. 너무 화가 나서 뒷문에 우뚝 선채로 큰 소리로 “화분 가져가신 분!” 하며 소리를 질렀다. 역시나 답은 오지 않았고, 시끄럽게 소리를 지르지 말라는 말조차 들리지 않았다.
모든 걸 포기한 채로 작업실 방으로 들어왔다. 화가 나고 속상한 마음에 눈물이 일렁였다. 덕팔이가 있던 자리가 유난히 텅 비어 보여서 사람과의 이별보다 더 아프게 느껴졌다. 선물을 해준 A에게 연락해서 너무나 미안하다고, 덕팔이를 누가 가져갔다고 말했다. A는 나의 속상한 마음을 공감해 주며 괜찮다고, 자기가 예쁜 친구로 하나 더 선물해 주겠다며 나를 위로했다.
이 글을 보고 있는 사람 중에 나의 감정을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지만, 당시 나는 너무나 아프고 슬펐다. 덕팔이 덕분에 매일 갔던 작업실도 주에 3번 정도밖에 가지 않게 되었고, 덕팔이 하나 없다고 방이 칙칙해 보였다. 몇 달이 지난 아직까지도 덕팔이의 사진을 지우지 못하고 있다. 아버지는 나를 위로하시며 작업실에 새로운 친구를 데려가라며 자신이 키우던 체리나무를 작은 화분에 옮겨주셨다. 이상하게도 체리나무에는 애정이 가지 않는다. 무언가 잃고 난 후 그 사이를 대신하는 무언가가 들어온다고 해도 빈 곳은 원래의 자리가 있기에 채워지지 않는다.
겨우 식물 하나로 울고 웃으며 여러 나날을 보냈지만, 잃고 난 후 공허함은 신기하게도 참 오래간다. 그래도 25년 평생 어떤 생명을 키우고 아끼고 돌보았던 존재가 있었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기에, 그 마음은 절대 잊지 않으려고 한다. 덕팔이 덕분에 나도 무언가를 키울 수 있다는 것도 알게 되었으니, 내가 가지고 있던 어떠한 낮은 자신감이 조금은 올라간 듯하다.
이번 여름에는 용기를 내서 새로운 친구들 데려오려고 한다. 이번엔 무슨 일이 있어도 뺏기지 않으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