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식사 후 산책 시간에 맨발 걷기를 하고 있다. 이른 봄부터 산책로에 맨발로 걸어 다니는 사람들이 부쩍 많아지길래 '유튜브에서 맨발 걷기가 몸에 좋다고 난리 났나 보네.' 했다.
아닌 게 아니라 산에서 만난 아는 분에게서 맨발로 걸어보라는 권유까지 들었다. 이왕 걷는 거 맨발로 걸어볼까 생각은 했지만 양발 벗어서 신발과 함께 보관하는 것도 성가신 데다, 갔다 와서 발 씻고 닦고 말리고 하는 과정이 귀찮아서 선뜻 실행하지 못했다.
그런데 남편이 최근에 맨발로 걷기 어씽(earthing)이 거의 만병통치라고 하면서 자기도 드디어 입문했다고 자랑을 했다.
-맨발 걷기가 얼마나 좋은데, 왜 안 하노?
-하고 싶은 마음이 있기 한데.
-한 번 해봐라. 우리 맨발이 땅에 닿으면 우리 몸에 +전하와 지표면의 -전하가 만나서 중화가 되니까 과부하 된 활성 산소가 빠져 나간다. 면역력이 좋아지고 혈액 순환도 잘 된다. 활성산소 때문에 생긴 염증이 줄어든다, 잠도 잘 온다. 나중에는 냉장고 접지의 원리까지 한 맥락에 넣어서 열변을 토무료 카지노 게임. (어싱에 꽂힘)
-알았어 여보, 어쨌든 어씽이 몸에 억수로 좋다 그 말이잖아. 한 번 해볼게. 당신도 마이 해라.
어씽에 대해서 한바탕 강의를 들은 그 날부터 맨발 걷기를 시작했다. 내가 걷고 있는 산책로는 이미 많은 사람들이 맨발 걷기를 하고 있었던 터라 이것 저것 따져 볼 것 없이 양말을 벗기만 하면 되었다. 30분 정도 걸리는 등산로 전체가 황토로 덮여 있고 이따금 깨끗하게 비질도 되어 있었다. 산책로가 근린 공원으로 구분되어 있는지 공공 근로 하시는 분들이 와서 청소를 하는 것을 보곤 했다.
남편에게 내가 걷는 산책로가 이미 어씽을 위해 준비된 것처럼 잘 되어 있다고 했더니 그런 길이 사무실 근처에 있는데 안 하면 나만 손해라고 했다.
맨발로 걷기 위해 운동화와 양말을 벗으니운동화 무게 하나 덜어졌는데도홀가분해진 느낌이 들었다. 뭔지 모르게 기분이 무척 좋았다. 발이 가벼우니 걸음을 옮기는 것 자체가 날렵해지고 경쾌해졌다. 운동화 안에 갇혀 있던 발가락이 얼씨구나 하고 무척 좋아하는 것 같았다. 맨발이 춤이라고 출 것 같이 사뿐사뿐 내 디딜 때 기분이라니. 맨발의 디바 가수 이은미 씨 생각도 막 났다.
두 번째는 맨발을 걸을 때 발가락 근육을 써서 그런지 조금만 많이 걸어도 아프던 발가락 통증이 없어졌다. 몇 년 전에 꽉 끼는 부츠를 미련 곰탱이 처럼 겨울 내내 신었다가 생긴 발가락 통증이 조금만 멀리 걸어도지릿지릿 했었다.
새끼 발가락이 점점 튼튼해지는 것 같은데도 혹시 그냥 기분적인 기분인가 하다가 지난 주일에 발에 좀 끼는 듯 해서 잘 신지 않던 신발을 신어 보았다.여느 주일과 다름없이 여기저기 마구 걸어 다녔는데도 집에 올 때까지 한 번도 발가락이 아프지 않았다. 신기무료 카지노 게임.
세 번째는 신발을 신고 걷을 때에 비해 비교적 땀이 덜 나는 듯 했다. 신록으로 뒤덮인 등산로가 땡볕에 달구어지지 않고 항상 그 온도를 유지하고 있어서 맨발로 디디면 찹찹하다. 요즘 같이 무더운 날씨에도 등산로에 올라 황토 길에 들어서면 발에서 시원한 기운이 올라와 몸 전체가 시원해지는 느낌이다.
맨발 걷기가 유행하기 전에 외국인이 쓴 정신 의학 칼럼을 번역한 글에서 우울증이 있는 사람은 어씽과 그라운딩을 하면 효과가 있다는 내용을 읽은 적이 있다. 칼럼처럼 어씽은몸 건강보다 오히려 정신 건강에 더 좋은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을 여러 번 무료 카지노 게임.
이틀 쉬고 출근한 월요일, 머리가 지끈 거리며 컨디션이 엉망인 날, 다 귀찮아서 산책조차도 하기 싫은 날에, 젖 먹던 힘까지 불러내어 겨우 올라 간 날, 안 왔으면 어쩔 뻔 했나 하는 반전 체험을 한 적이 한 두 번이 아니다. 절반을 채 걷지 않았는데 두통이 거짓말처럼 가시고 머리가 맑아졌다. 맨발로 걷지 않았을 때도 같은 경험을 했지만 맨발로 걸을 때 효과가 더 빨리 나타나는 것 같았다.
출근해서 4시간 근무 후 식사를 마치고, 산책 나간 등산로에서 신록으로 그린 샤워를 하고, 어씽으로 머리에 쌓인 스트레스 찌꺼기를 날려 버리고 나면 퇴근(저녁10시)까지 남은 시간이 하나도 두렵지 않게 된다.
장마철이다. 맨발 걷기가 어느 새 중독이 되었는지 비가 오는 데도 나가고 싶어몸이 근질거렸다. 참을 수가 없었다. 더우기 땅이 비에 젖어 있으면 접지가 더 잘된다고 하지 않았던가. 몸이 들석거려서 에라 모르겠다, 하고 우산을 받쳐 들고 산책로에 올라갔다.(누가 보면 청승이라 했을 듯)
비가 와서 그런지 아무도 없었다. 해가 없어서 그런지 주위가 컴컴무료 카지노 게임.무서운 대상이 딱히 떠오르지 않았지만 무서웠다. 무서워서 끝까지 가지 않고 중간에 발길을 돌려서 내려왔다.
2/3 쯤 가다가 내려왔지만 한편으로는 운동을 거르지 않았다는 생각에 기분이 나쁘지 않았다.
어이쿠, 장마철에 겁도 없이 우산을 쓰고 맨발 걷기를 하다니. 하마터면 벼락 맞을 뻔무료 카지노 게임.
오늘 남편한테 비 오는 데도 우산 쓰고 맨발 걷기 했다고 자랑하려고 했는데 암 것도 모르고 떠벌렸으면 어쩔 뻔했나.
당신,무료 카지노 게임 맞을라꼬 환장했나?소리를 들을게 뻔하다. 휴! 검색 덕분에 남편 벼락을 피무료 카지노 게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