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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원지윤 Feb 07. 2025

이사는 우리가 하는데, 카지노 게임 사이트가 왜

도움인 듯 도움 아닌 도움 같은 이상한 간섭

한 달 뒤, 이사를 한다. 내가 일을 시작하면서 등하교시간마다 아이를 픽업하기가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아이가 학교를 도보로 다닐 수 있는 거리에 있는 집으로 결정했다. 집을 보러 가는 날, 카지노 게임 사이트와 새아버지는 비행기를 타고 내려오셨다. 어떤 집인지 본인들이 봐야 한다는 주장에서였다. 외할아버지께서 벽돌공장을 시작으로 건축업을 해오셨고 세 분의 외삼촌들까지 모두 건설, 건축업에 종사하고 계신지라 건축에 일가견이 있는 카지노 게임 사이트와 직접 건설업을 하고 계신 새아버지에게 뾰족한 수가 있는 줄 알았다. 그리고 어른이 봐야 안다는 주장에 그러려니 했다. 집을 보고 나오자마자 카지노 게임 사이트와 새아버지는 이 집이 안 되는 이유들에 대해 늘어놓기 시작했다. 그때부터 나는 불편해지기 시작했다.


그러나 우리에게는 선택권이 없었고 손을 안 보고 들어가는 집이면 너무 좋지만 그 정도는 감수할 만큼 입지가 좋기 때문에 이 집으로 마음이 기울었다. 아이 픽업에 얽매이지 않고 일하는 것이야 말로 내 삶의 질을 높이는 일이었기에 분명 우리에게는 기회였다. 이런 이유들을 들어가며 카지노 게임 사이트를 설득하고 있는 나를 발견했고 그 순간 열이 확 올라왔다. 우리 돈 주고 우리가 사는데 내가 왜 카지노 게임 사이트를 설득하고 있는지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그리고 다짐했다. 이제는 정말 카지노 게임 사이트에게 선을 확실하게 그어야겠다고. 티 안 나게. 서서히.


더 큰 문제는 그다음이었다. 우리는 우여곡절 끝에 카지노 게임 사이트의 도움이라는 미명아래 아주 복잡하게 집계약을 했고 아이가 중학교까지도 스스로 다닐 수 있는 교통편이 되어, 오래 살 집으로 생각하고 입주를 하지만 올수리보다는 살릴 수 있는 것은 살리고 정말 필요한 부분만 인테리어를 하기로 했다. 내가 생각한 필수 인테리어는 도배와 화장실 리모델링이었다. 카지노 게임 사이트는 주방을 손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나는 딱 잘라 이야기했다. 그만큼의 돈이 없다고. 그랬더니 더 이상 말이 없었다. 그 말인즉슨, 금전적으로 도와줄 생각이 없다는 뜻이다. 필수 인테리어도 새아버지가 직접 육지에서 재료와 인부를 데리고 와서 해주신다(?)고 했지만 (물론 비용은 모두 우리가 지불하는 것이고), 왜 굳이 그렇게 해야 하는지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아직 입주까지는 시간이 남아서 그냥 그러려니 하고 잠자코 있었다. 카지노 게임 사이트와 각을 세워봤자 나만 손해라는 것을 그동안의 수많은 경험으로 터득했기에 더욱 그러했다.


며칠 뒤 카지노 게임 사이트 본인도 이 방법이 복잡하다고 생각했는지 전화가 왔다. 제주도 현지 업체를 알아보고 자기에게 리스트를 넘기라는 것이었다. 또 의문이 들었다. 왜 그래야 할까? 그래. 좋게 생각해서 상의를 하자는 뜻으로 받아들이자고 생각했다. 그런데 아무리 생각해도 남편과 내가 사는 집을 왜 카지노 게임 사이트와 의논하고 상의해야 하는지 잘 이해가 되지 않았다. 그렇지만 굳이 이 말을 꺼내 카지노 게임 사이트에게 밉보일 필요는 없었다. 며칠이 지난 뒤, 카지노 게임 사이트에게 말했다.


카지노 게임 사이트, 카지노 게임 사이트 일도 바쁜데 여기는 내가 여기서 잘 알아보고 할게. 알아보고 특이사항 있으면 조언 구할게. 신경 써줘서 너무 고마워.


어, 그래. 네가 잘 알아보고 할 수 있어?

아유, 카지노 게임 사이트 나도 내일모레 마흔인데 그럼~


견적업체는 정했니? 언제 보러 가니?


묻는 말에 대답을 하고 전화를 끊었다.


그렇게 끝난 줄 알았다. 그런데 어제 카지노 게임 사이트에게 전화가 왔다. 토요일에 업체 사장님과 견적을 받을 때 카지노 게임 사이트와 새아버지도 같이 동행을 하기 위해 비행기표를 끊었다는 것이다. 통보였다. 늘 카지노 게임 사이트의 방식은 이런 식으로 일방적이었다. 단전에서부터 올라오는 그렇게 원했을 때는 바쁘다는 핑계로, 알아서 하라며 밀어붙이더니 이제 와서 왜 이러는 거냐, 적당히 해라, 지금 우리한테 이게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냐 등등 떠오르는 여러 말들을 간신히 꾹꾹 눌렀다.


카지노 게임 사이트는 늘 우리 남매를 두고 저울질을 한다. 어떤 애가 더 자기한테 유리한지, 본인 노후를 누구에게 의지할지를 말이다. 문제는 예전부터 카지노 게임 사이트 마음의 추는 매초 단위로 왔다 갔다 한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마음 깊은 곳에 넘버 원은 늘 저쪽(오빠)이었다. 아들선호사상이 강한 카지노 게임 사이트에게 오빠는 나보다 늘 우선이었다. 이제 나는 초단위로 바뀌는 카지노 게임 사이트의 마음을 내쪽으로 끌어오는 것에 열심을 내기에 순진하지 않을 만큼의 나이가 되었다.


결국 제주에는 계속 눈이 오고 태풍주의보가 있다고 하며 위험하다는 핑계로 극구 사양했다. 그 과정에서 카지노 게임 사이트는 살짝 기분을 상해했지만 나는 모르는 척했다.


제주도는 날씨 안 좋으면 다시 회항해. 굳이 그럴 위험성을 떠안을 필요는 없잖아. 요즘 비행기 사고도 많은데 마음이 불편해. 카지노 게임 사이트 마음 써줘서 너무 고마워. 견적 받아보고 연락할게.


그렇게 차분하게 의사를 전달하며 전화를 끊고 생각했다. 휴. 진짜 쓸데없는 데에 에너지 쏟는 일. 너무 지겨워. 언제까지 이래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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