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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그사이 Feb 05. 2025

구의 증명. 최진영

독서일기

<구의 카지노 쿠폰
최진영
소설

구의 카지노 쿠폰. 1일


1월이 훅하고 지나간 월말.

이미 시작된 설날의 연휴는 길고 길다.

그래도 설이니 간단히 전을 부치고 며칠 전 빚어둔 만두로 떡만둣국을 끓여 점심으로 먹었다.

저녁은 각자 알아서 라면을 먹기로 했으니 이제 쉬자!

카지노 쿠폰 고른다.

사둔 카지노 쿠폰 하나씩 빼어 읽는 것은 보물찾기 같은 즐거운 일이다. 설날엔 무엇을 읽어야 하나?

<미드나잇 라이브러리의 서가에서 처럼 갑자기 제목이 튀어 오른다.

무거운 내용으로 알고 있어 잘 손에 잡히지 않던 <구의 카지노 쿠폰을 읽기로 한다.

책의 첫 장부터 속절없이 빨려 들어간다.


그런데 모르겠다. 살아서 몰랐던 건 죽어서도 모른다. 차이가 있다면, 죽은 뒤에 모른다고 괴로워하지 않는다는 것뿐. 모르는 것은 모르는 대로 두게 된다. 그것 자체로 완성. 하지만 만약 담이 지금 내게 묻는다면, 우리 탓일까? 하고 묻는다면, 나는 그렇지 않다고 말해 줄 거다. 그래서 담이 마음이 조금이라도 덜 괴로워진다면.

구의 증명. 최진영.

나 대신 일을 하던 세탁기가 노래를 한다. 빨래를 건조기에 빠르게 넣고 다시 카지노 쿠폰 읽는다. 책에서 잠시 빠져나와 살림의 향기로 환기를 하고 다시 읽기를 시작하자 탄성이 나온다. 아..

그제야 페이지 위에 그려진 흰 동그라미와 검은 동그라미의 의미가 무엇인지 알게 된다. 가슴이 먹먹해진 채로 카지노 쿠폰 읽어나간다.

다시 건조기의 알림이 울리고, 이것저것 잔소리 할 일도 생겼다.


하루 만에 모두 읽을 수 있을 것 같았는데 빠져들어가던 독서를 그 자리에 멈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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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의 카지노 쿠폰. 2일


무엇 때문인지 열다섯 살 비누가 아침부터 징징거리며 덜덜 떨고 불안해했다.

안아주고, 향기 좋은 새 이불로 바꿔주어도 소용없다. 또 아프려나?

강아지가 늙어가는 모습이 인생을 짧고 빠르게 보는 것 같아 마음이 아프다.

그 모습을 보니 어김없이 나의 인생 숙제인 떠나고, 남는 일이 둥실하고 떠오른다.

답답해진다.

'어제 먹은 몇 점의 전 탓인가?'

갑자기 얼큰한 것이 땡겨 고추장찌개에 청양고추를 팍팍 넣고, 매콤하게 점심 식사를 하니 느글거리고 답답하던 것이 조금 개운해진 것 같다.

식탁정리를 마친 후 비누를 안고, 남은 카지노 쿠폰 읽는다.


반백년을 넘게 살아도 어찌할 바를 모를 떠나고 남는 일에 대한 숙제를 꽃같은 어린 나이에 몸속에 삼킨 담이가 측은하다.


1년을 책장에 삭혀 읽어도 이 책은 역시 쉽지 않았다.

식인이라는 아주 강렬한 소재가 담겨있다.

내게 기억된 식인 소재의 작품은 영화 <지옥의 카니발이 있다. 분명히 청소년 관람불가였는데 내가 이 영화를 어떻게 보았는지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 월남전이 모티브였고, 열악한 상황 속에서 일어난 식인과 전이라는 무섭고 충격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

어린 나는 단순한 시각적 공포와는 다른 도덕적 해이 같은 생각등으로 한참 동안 불면에 시달렸다.

그런데 이상한 것은 <구의 카지노 쿠폰이 쉽지 않았으나 앙금이 없다. 자극적인 소재에 대한 괴로움이나 불쾌감이 들지 않는다.

분명히 한 글자도 집중시키지 않은 것이 없었으나 딱히 강하게 뇌리에 꽂히는 구절 없이도 완전히 긴장이 해소되었다.


‘왜 아무것도 없이 깔끔한 건가? 내가 무엇을 느껴야 하지?’

무엇에 머리를 맞은 것 같은 멍한 기분이 들던 순간,

<소년이 온다의 초반부에 강렬하게 느껴졌던 말. 똑같은 그 한마디가 나온 것이 생각난다.

카지노 쿠폰 읽다가 그 뒤를 혼자서 읊조렸던 말.

두 책과 내 마음이 모두 하나로 일치하며 마치 <소년이 온다의 뒷부분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비가 올 것 같아.
비가 오면 어쩌지.
비가 오면 좋겠다.
아니야 비가 오면 안 되지.

구의 증명. 최진영

더 놀라운 것은 작가의 말이다.

나는 작가의 의도대로 독서를 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작가는 1월 한 달 동안 거의 나가지 않고, 구와 담을 썼다고 한다. 12월도 1월의 새해도 영영 오지 않은 것 같았고, 눈 떠보니 모든 게 꿈이잖아. 내 글이 아닌 것 같은 글을 썼다고도 했다.


1월을 구와 담 그리고 작가와 내가 한 방에 들어있는 꿈을 이틀동안 꾼 것 같은 생각이 든다.


이전까지는 작가의 말에 꼭 담고 싶은 문장이 있었는데 이번 소설에는 그런 문장이 없다. 속에 있던-마치 자르지 않은 호밀빵처럼 커다란-덩어리를 부스러기 하나 남기지 않고 해치운 기분이다. 소설에 관해서라면 아무 생각도, 감정도 들지 않는다. 텅 비어버렸다.

구의 카지노 쿠폰. 작가의 말 중
최진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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칭얼거리는 따뜻한 비누를 안고, 마지막 책장을 덮는다.



구의 카지노 쿠폰 독서 후 5일째.

독서 후 자꾸만 구와 담이 생각난다.

도덕적 금기의 소재에 대해 이해하고 완전히 공감해도 되는 것인지 마음에 묻기를 반복한다.

‘나는 사이코패스인가? ’

담처럼 내게 묻는다.


이 카지노 쿠폰 왜 이제야 읽은 걸까?

이보다 더 사랑의 감정을 잘 표현할 수가 없다. 이보다 더 사랑을 카지노 쿠폰하는 방법은 없다.

나를 괴롭히는 풀리지 않는 숙제가 있다.

“왜? 나만 두고 떠나는 건가?”

이 책은 내 상실의 괴로움을 위로해 주었다.

묻어둔 카지노 쿠폰 꺼내어 읽고 나서 왜 진작 읽지 않고, 그렇게 오래 두었을까 싶은 책들이 있다.

<구의 카지노 쿠폰은 그런 책이었다.


구의 카지노 쿠폰 독서 후 7일째.

독서직후 남은 것이 없었는데 독서일기 글을 써두고 계속 생각에 머물다가 어느새 일주일이나 지났다.

오늘은 발행을 하자. 그래야 생각을 멈출 수 있겠다.

힘들다와 힘들지 않다를 떼어내는 잎이 달린 나무가지 같은 <구의 카지노 쿠폰을 덮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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