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유교걸인데… 사프터 후기
사프터.
사활을 걸었습니다.
어차피 2주가 연락 없이 붕 떴으므로, 이번이 마지막이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일회용 고급렌즈를 사고.
옷-원피스, 재킷, 꽃 브로치, 귀걸이, 구두, 스타킹에 최대한 평소의 저 아닌 샤랄라 스타일로 갔어요.
머리도 좀 말고 화장도 했고요.
원피스를 입으나 안 입으나 저는 저인데 최대한 꾸꾸, 청초한 물망울(?) 꽃 스타일로 나갔어요.
근 5년 만에 꾸밀려니 이게 맞는 건가 싶었는데… 크게 심호흡을 하고 집 앞에 있는 카지노 게임을 보러 갑니다.
그런데 깜짝 놀랐습니다.
카지노 게임이 평소에는 저를 앞질러 가거든요.
근데 제 옆에서 멀쩡히 걷더라고요?
3주 전만 해도 같이 공원산책할 때 혼자 멀찍이 떨어져 가던 카지노 게임이었거든요.
오늘은 제 옆에서 딱 붙어서 걷더라고요.
더 놀란 건 평소 카지노 게임은 집에 들어가고 나서 한 삼일 지나고 연락이 와서 시간 되냐고 물었거든요.
오늘은 커피 마시면서 주말에 어디 가고 싶으냐고 자기랑 회 먹으러 가자고. 햄버거도 먹으러 가고. 서울도 놀러 가자고. 갑자기 적극적으로 변했습니다… 아니 너 외모에 약한 남자였니…??;; 바보야 어떻게 보이던지 난 나라고!
그리고 2차로는 간단히 술 마셨는데… 뭐 저만 마셨죠. 근 6개월 넘게 안 마시다 면접을 앞두고 기분이 좋아 마셨는데.. 맥주 세 모금에 취한 전 그만 제 속내를 드러내고 맙니다..
“음… 좀 더 타이트한 옷이 더 어울릴 거 같아요.”
“하의는 말고.. 상의만요.”
“집에 쫄티는 없어요?” 모두 제 입에서 술 한잔 걸치고 나온 말입니다.
카지노 게임은 살짝 웃더니, “쫄티 좋아하세요? “라고 하더라고요.
저는 바로, “네! 네!!”라고 성급이 대답했고.. 카지노 게임은 또 웃으며 “제 몸 괜찮은가 보네요. 지금은 살짝 배가 나와서, 운동 더 열심히 해야겠어요. “라고 하더군요. 맥주 한 잔에 전 또 “네! 네!!” 라며 필터링 없이 강한 긍정의 대답을 했습니다..
지금 생각해 보니… 창피… 하… 수치사.. 변태인걸 들켜버렸네요.
그래요!
나 몸 좋은 남자 좋아해요!! 이상형이라고요!! 쫄티에 가죽재킷 좋아해요!
하… 제발 쫄티 입어줘… 여름이 얼른 왔으면 좋겠네요.
이 술집에서 저희는 꽤 많은 이야기를 했는데…
카지노 게임이 제 칭찬을 했습니다. 안경 벗은 게 훨씬 훨씬 낫다고. 프로필 사진에도 올린 거 보고 다른 사람인 줄 알았다네요. “제가 좀 표현이 없죠? “라고 물으시더라고요.
그리고 자기 어떤 카지노 게임이냐고? 어떻게 생각하냐고 물어서… 좀 보기 드문 카지노 게임 같다. 전설의 포켓몬 같다고 대답했어요.
그리고 운동은 왜 시작한 거냐고, 자기는 그 말에
엄청 놀랐다고 묻더라고요.
솔직히 대답했어요.
본인이 운동 하나쯤 하는 카지노 게임이 이상형이라 해서 등록했어요라고.
물론 필요성은 느끼고 있었는데, 그 일이 도화선이 돼서 빠르게 등록한 거라고 했어요.
처음에 저랑 잘 안 맞는다 느꼈는데, 지금 생각해 보니 자신에게 엄청 맞춰줬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대요… 아니, 안 맞으면 만나지 말아야지…
근데 정말 싫은 건 아니고 호감이 있긴 있었으니까 이사도 도와주고 한 거였다고.
더 웃긴 건 집에 들어가는데 술도 안 마시고 무알콜 하이볼만 목을 축인 카지노 게임이 저한테 물어봤습니다.
“손 잡아도 돼요?”
저는 당황했습니다… 매우.
웬만한 남자의 플러팅에는 끄떡없다 생각했는데…
진짜 잘못 들었나 싶었어요.
“저번에 저희 거리가 있다고 느껴지신다 하셔서요.”
아니 이 카지노 게임아 육체적 거리 말고….
심리적 거리…
psychic distance…
“네???? 저번에 저 마음에 안 든다고 한 거 아니었어요?”
대답 안 했는데 벌써 손을 잡더라고요;
아니… 연애 13년 동안 안 하셨다면서요? 전 안 사귀면 손 절대 안 잡거든요… 저 나름 보수적인 사람인데…
“어머! 진짜 나쁜 남자네요. 마음에 안 든다고 할 때는 언제고.”
카지노 게임은 그저 웃으며 저를 집 앞으로 데려다주었어요. 그리곤 “잘 자요! 이번 주에 봐요.”라고 말하며 손을 흔들더니 가더라고요.
제가 생각보다 잘 꾸미는 건지 - 전혀 못 꾸밈
카지노 게임이 원피스를 좋아하는 건지, 태도가 너무 달라져서 놀랬습니다. 하.. 쫄티강요는 이불킥이네요…
역시 울 엄마 말은 시원함 최고! 면접은 경력자 사이에서 기죽지 않고 최선을 다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