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앤틸리스 제도
카지노 쿠폰의 서쪽 끝, 신비한 섬. 말해줘도 모를 곳으로 떠난다. 술 취한 사슴처럼 이리저리 펄쩍 뛰다 보니 벌써 학기의 절반이 정신없이 흘러갔다. 하루, 한 주, 한 달이 권태에 적셔져 사라졌고, 어느덧 다시 떠날 시간이 찾아왔다.
이번에도 나의 봄방학을 먼저 알아차린 건 내가 아닌 나의 친구들이었다. 이제 그들의 머릿속에는 나 = 떠나는 사람이라는 공식이 굳건히 자리 잡은 듯하다. 카지노 쿠폰 학기 초부터, 정확히는 지난겨울 남미를 여행하는 도중에도, 가끔 한둘씩 연락이 와, 다음 목적지는 어디인지 물어왔다. 더불어 가끔 길에서 마주치기라도 하면, 적절한 대화소재를 찾을 필요도 없다는 듯 - 떠남을 전제하곤 - 대뜸 물어왔다. “카지노 쿠폰 이번에는 또어디야?
학기 초에 비해 부쩍 물어오는 빈도가 잦아진 걸로 보아, 정말 봄방학이 다가오긴 하나 보다. 더불어, 내가 그들의 안부를 되물으면 이번 주에는 시험이 한두 개씩은 있다는 답이 들려오기에, 정말 이제 다시 카지노 쿠폰할 날이 며칠 남지 않았구나 싶다.
말해줘도 모를 곳으로 떠난다.
그간의 여행과 달리, 이번에는 정작 나 역시 내가 어디로 가는지 잘 모른다는 게 문제겠다. 보통 카지노 쿠폰가로 떠날 때는 분명한 이유가 있기 마련인데, 이번 여행은 계획 단계부터 잘못됐다. 숙고 없이, 3월의 비행기표를 작년 8월 20일, 엘살바도르에서 돌아오자마자 끊었다. 근거 역시 빈약했다. 늘 그렇지만 가보지 않은 곳 중에서 비행기 표가 그나마 저렴했고, 그때 즘 되면 다시 “바다를 보고 싶겠다.”라는 자기 객관화의 산물.
그러나 나는 해변에 있어도 바다가 그리운 사람이다. 넘실대는 파도에 일렁이며 바다를 그리워하는 사람이다. 고로, 실상은 여행에서 돌아온 후 카지노 쿠폰가로 떠나고 싶다는, 이대로 여행을 떠나보낼 수 없다는 처절하고도 발작적인 발악의 발로가 바로 이번의 여행이겠다.
"카지노 쿠폰. (The Carribeans.)"라고 답했더니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는 듯,
"카지노 쿠폰 어디? (Where in the Carribeans)"라 물어왔다.
남미를 카지노 쿠폰하며 위 질문을 받았을 때는 기탄없이 이름을 바로 읊었다. 그러나 이제 같은 질문을 십수 번 받고 나니, 요령이라도 생긴 걸까. 그나마 알려진 두 섬의 이름을 먼저 꺼내기에 이르렀다.
“트리니다드 토바고. 바베이도스.” 내게도 생소한 이름이지만, 각자 석유, 송유관 사고와 휴양지로 알려진 나라들.
경험 상 뒤따르는 질문은 둘 중 하나.
1. 도시지? (Ugh, is that a city?)
2. 그게 어디야? (Where exactly is it?)
나라라는 걸 알면 양반이고, 몰라도 무지를 탓하지 무식을 비난할 수 없는 카지노 쿠폰 구석의 외딴섬들. 베네수엘라 위라 설명하니,
(So you know where venezuela is? Trinidad and Tobago is just above it and the islands are located northwards of Trinidad and Tobago).
“그게 어디에 있지?”라고 눈치 보며 재차 물어온다.
머리가 지끈거리고, 그런 표정을 읽기라도 한 건지, 아니면 내가 못 읽을 수 없도록 명백히 얼굴을 찡그렸는지,
“그럼 그거 말고. 거긴 뭐가 유명해?”
혹은
“그것밖에 안 간다고?”
아, 이들은 나를 너무 속속들이 안다. 가능하다면 찾은 국가의 개수를 늘리고자 하는 욕망을 투명하게 들켜 계면쩍다.
“바다지.”
혹은
“두 개를 더 가기는 해. 그레나다랑 세인트 벤센트 그레나딘이라고. 들어봤어?”
이 즈음되면, 반사적으로 고개를 끄덕이거나 여전히 궁금해 질문을 던진다.
악의라곤 티끌도 없이 뒤따르는 마지막 질문:
굳이. 거길. 왜?
“나도 모르겠다. 이 인간들아. 안 가봤으니 가보는 거고, 좋으면 다시 가고, 안 좋으면 다시 안 갈 생각으로 한 번 가보는 거지. 가보지도 않았는데 거길 왜라는 질문을 던지는 건 오히려 인과가 뒤집힌 거 아니냐. 그냥 카지노 쿠폰 바다는 본 적이 없어서, 보러 간다.” 쏘아붙이고 싶지만,
우선 바하마와 자메이카를 다녀왔으니, 엄밀히 따지자면 카지노 쿠폰는 두 번이나 여행했으며, 안 좋으면 다시 안 갈 생각으로 한 번 가기에는 예상보다 비용이 많이 들어, 내 배낭여행의 제1원칙인 ‘저렴하게, 더 저렴하게’가 이미 무너진 상황이라, “카지노 쿠폰 바다가 예쁘기로 유명하잖아.” 정도로 갈음하고 화제를 돌린다. 사실 뾰족한 답이랄 게 없었다. 으레 그렇듯, 비행기가 저렴했고, 나는 발작적으로 떠났다.
호스텔은 존재하지도 않고, 에어비앤비는 박에 60불을 훌쩍 넘기며, 대중교통 역시 바베이도스를 제외하면 인터넷에 정보가 없는 건지, 실제로 없는 건지 도무지 나오지를 않는다.
브런치에 검색을 한들, 후기 따위는 나오지 않고, 구글에 검색을 해봐도 블로그 한 두 개가 끝. 영어를 쓰고, 화폐가 달러에 페그 되어 있다는 점이 그나마 유용한 정보들이다.
부모님은 걱정이 많으신지 안전한지 물어오는데, 마찬가지로 정보가 없어서 트리니다드 토바고의 수도인 포트 오브 스페인이 꽤나 위험하다는 점*을 제외하곤 나의 대답은 “모른다.”가 되겠다.
찾아봤을 때는 AI 왈 살인율은 높지만 안전하다는데,
1. 코딱지만 한 섬들에 (그레나다 기준 인구 11만, 면적 344제곱킬로미터로 통영(인구 11만 면적 240제곱킬로미터)시와 대동소이하다) 살인율이 높을 이유가 무엇이며
2. 살인율이 높은데 안전하다는 건 무슨 귀신 씻나락 까먹는 소리인지 (카지노 쿠폰하며 알게 되었다.) 도통 알 수가 없고,
결국 영어 후기들을 찾아 나섰다. 물론, 리조트에서 희희낙락거리며 지냈을 대부분의 사람들은 당연히 후기에 ‘퍼펙틀리 세이프’ 따위를 적어 놓았다. 배낭 하나 메고 돌아다닐 내게는 모두 별 의미가 없는 정보다.
그럼에도 ‘중미 스쿠버 성지 로아탄 섬이 있는 온두라스, 휴양으로 유명한, 유명했던 자메이카와 아이티 같은 국가처럼 치안이 부재하거나 파탄났다는 이야기는 없으니, 과테말라 수준의 치안을 기대해 볼 수 있지 않을까’가 자체적인 결론. 외국인 대상 범죄는 뉴스에 실린 적이 없다 하니, 절대적으로 안전하다 봐도 무방하지 않을까.
인도를 찾아 떠난 콜럼버스의 심정이 이러했으려나. 실제로 내가 가는 곳 역시 서인도 제도(West Indies)니, 틀린 말은 아니겠다.
망망대해. 대서양. 멕시코만. 카지노 쿠폰. 미지의 섬. 앤틸리스 제도 아래의 소앤틸리스 제도. 소앤틸리스 제도의 윈드워드 제도(Windward)*. 북동쪽에서 불어오는 무역풍을 정면으로 맞는.
안틸리아(Antilia)는 중세 유럽에서 전설적으로 전해지던 '서쪽 바다의 신비한 섬'을 일컫었다. 15세기 후반, 바하마의 산살바도르 섬에 상륙한 콜럼버스는 이 지역을 뭉뚱그려 '앤틸리스(Antilles)'라 부르게 되었다.
여하튼 지금의 카지노 쿠폰은 사전답사에 가깝겠다. 다음에 다시 갈지 말지를 결정하는...
카지노 쿠폰. 이건 아일랜드 테이스팅이다. 내가 그리 좋아하는 비어 테이스팅 같은. 가끔은 사우어가 걸리고, 되지도 않는 IPA의 변주에 혀가 쓰라리지만, 그럼에도 목 넘김이 깔끔한 라거, 묵직한 흑맥주도 섞여 기다리는.
카지노 쿠폰 거기가 어디냐고.
바람이 불어오는 곳. 서쪽의 신비한 섬. 소앤틸리스 제도. 그곳으로 떠난다.
*트리니다드 토바고는 갱 폭력 사태 증가로 인해, 특히 경찰서에서 나오는 갱 일원이 총격으로 사망하는 일이 발생하며, 국가비상사태에 있다.
*윈드워드제도에는 주로 세인트루시아, 세인트빈센트그레나딘, 그레나다, 도미니카가 꼽히며, 이 중 도미니카는 리워드(Leeward) 제도로 분류되기도 한다. 위 두 제도 사이에 바베이도스가 위치하며, 트리니다드 토바고 역시 지리적으로 소앤틸리스 제도에 속하지만 독립적인 범주로 구분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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