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영에서(feat, 친구의 딸 결혼식)
딸아!
한송이
꽃 같구나!
그래,
엄마도
한때는 초록 위에 꽃이었단다.
어느새
인생의 카지노 게임,
노랗게 물들어
너를 또 꽃 피웠으니
충분하다.
이제
충분하다.
지난 주말,
통영에 다녀왔습니다.
고향 친구 딸의 결혼식에 참석하러 가는 길
건널목 앞에서
카지노 게임과 마주쳤습니다.
한송이가 먼저 눈에 들어오더니
뒤따라
후두둑 노란 받침의 카지노 게임들이
눈길을
사로잡았습니다.
노랗게 단풍이 든 이파리들 위로
붉게 피어난 카지노 게임들을
보노라니
마치
지나온
우리의 시간들만 같습니다.
여고시절
45번 46번 47번으로
만난 우리 셋.
벌써
이만큼 세월이 흘렀네요.
카지노 게임로 물든 이파리 위로
피어난 카지노 게임을 보고 있자니
웨딩드레스를 입은 딸을 바라보는
친구의 마음과 겹쳐졌습니다.
우리들의 푸르렀던
초록 위에 꽃은 벌써 지고
인생에 단풍이 물들어가는
노랑의 시간 위에 꽃이 폈습니다.
지나온 시간이
버텨온 걸음이
보듬던 손길이
이제
충분하다.
충분하다.
충분하다.
그리고
친구야, 수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