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소한 아픔은 없나 봐
처음 보는 길이 생겼다.
"저게 뭐지." 붉은 녀석이 밖을 기웃거리며 중얼거렸다. 호기심을 참지 못하고밖으로 발을 내디뎠다. 안으로찬바람이불어든다. 생겨나서는 안 될 길이었다. 서둘러 하얀 덮개를 얹어 길을 막았다. 다음날, 조심스레 덮개를 걷어냈다. 길이 열리는 순간, 입구에서 기다리던 노란 녀석들이 순식간에 탈출했다.
일주일 전부터 팔을 구부릴 때마다 뻐근함이 느껴졌다. 신경 쓸 정도의 통증은 아니었다. 관절통은 익숙한 일이었으니까. 어느 날 아침. 이불에 정체 모를 피가 스며있었다. 팔꿈치가 이불을 스치자 찌릿한 통증이 밀려왔다. 황급히 팔을 부여잡았다. 팔꿈치에 낯선 카지노 게임 사이트이 하나 나 있었다.
2mm 크기의 아주 카지노 게임 사이트 구멍이.
약상자를 열어 살폈다. 오래전에 사둔 메디폼이 고이 잠들어 있었다. 원래 모습보다 반쯤 작아진 녀석을 꺼냈다. 카지노 게임 사이트를 덮을 만큼만 작게 잘라 카지노 게임 사이트 위를 덮었다.
"카지노 게임 사이트가 작으니, 시간이 지나면 아물겠지."
자세를 바꾸기 위해 팔꿈치를 매트에 짚었다. 날카로운 통증이 순식간에 팔을 휘감았다. 갑작스레 다가온 찌릿함에 그대로 얼어붙고 말았다. 큰 결심을 끝낸 후, 힘을 주어 자리에서 일어났다. 요가 수업을 마치고, 건물 1층에 있는 약국 문을 열었다.
"팔꿈치에 카지노 게임 사이트 카지노 게임 사이트가 생겼어요. 진물도 나는 데, 어떤 약을 발라야 할까요?"
집에 도착하자마자 흐트러진 메디폼을 걷어냈다. 그 순간, 후드득 진물이 바닥으로 떨어졌다. 카지노 게임 사이트 구멍 하나에서 이토록 많은 진물이 나올 수 있다는 사실을 처음 알았다. 휘둥그레 커진 눈으로 팔꿈치를 살폈다. 붉게 물들고 퉁퉁 부어오른 팔꿈치.
시간이 해결해 줄 거라 믿었던 카지노 게임 사이트 구멍.
시간이 흐를수록 카지노 게임 사이트은 점점 깊어져가고 있었다.
외래를 앞당겨야 할까.
응급실을 가야 할까.
동네 피부과라도 들러야 할까.
대학병원을 갈 만큼의 카지노 게임 사이트는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응급실까지 가는 건, 아무래도 너무 과한 것 같았다. 그렇다고 동네 병원을 가기엔, 기저질환과 복용 중인 약이 떠올랐다. 제대로 된 진료를 기대하긴 어려울 것 같았다. 머릿속이 복잡해져 갔다. 점점 심해져 가는 카지노 게임 사이트를 보니 감염되진 않을까 이런저런 걱정이 밀려왔다. 한참을 침대에 걸터앉아 고민했다. 동네에 새로 생긴 정형외과에 가보기로 마음을 정했다.
1시부터 점심시간. 현재 시간 12시 15분.
'모르겠다, 일단 가보자.'
카운터에서 초진 환자 정보를 적는종이를 건네받았다.
이루고.. 940125..
간질환 체크..
콩팥질환 체크..
기타 루푸스..
동공이 떨리는 건지, 손에 든 종이가 떨리는 건지.
흔들리는 마음을 건네고선 푹신한 소파에 앉았다.
하얀 약이 스며들어 헐렁해진 밴드를 걷어냈다. 의사가 카지노 게임 사이트를 살피며 말했다.
"루푸스가 있으셔서 카지노 게임 사이트가 나기 쉬워요. 엑스레이부터 찍고 다시 보실게요."
동네 병원이라 소독 정도만 해줄 거라 생각했다. 예상과는 달리 전문적인 치료가 이어졌다. 눈을 감고 오른팔을 그의 손에 맡겼다. 루푸스로 인해 감염이 이미 깊게 진행된 상태였다.
"겉으로는 작게 보이지만 안으로 구멍이 팔 안쪽까지 이어져 있어요."
붉은 시간이 조용히 지나갔다. 팔에 하얀 이불을 두른 채병원을 나섰다.
큰 병을 오래 품고 있다 보니 카지노 게임 사이트 병 앞에서는 어쩐지 점점 무던해져 간다.
카지노 게임 사이트 아픔을 큰 아픔으로 덮어서일까.
참 다행이다.
카지노 게임 사이트 아픔 앞에서 아프다고 말하는 법을 잊은 나에게.
다시 말하는 법을 알려주는 사람이 곁에 있어서.
참 기쁘다.
나을 수 있는 작은 카지노 게임 사이트라서.
나을 수 있는 걱정을 끼칠 수 있어서.
잊어버렸던 투정을 다시 부릴 수 있어서.
참 행복하다.
낫기 어려운 루푸스 난치병과 낫지 못하는 비대상성 간경화 불치병을.
나을 수 있을 거라고.
말해주는 사람이 곁에 있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