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램즈이어 Feb 27. 2025

프리미어 카지노 게임 사이트는 한참 멀어도

카지노 게임 사이트들의 리그, 『맥베스』를 읽고

자객 1:전하, 저희도 사냅니다.

맥베스: , 목록에선 너희도 사나이로 통하지. 사냥개, 회색빛 사냥개, 잡종개, 삽살개, 똥개, 털 개, 물개와 늑대 개를 한꺼번에 개라고 부르듯이. 하지만 감정서엔 빠른 놈, 느린 놈, 똑똑한 놈, 집개와 사냥개가 풍요로운 자연이 각자에게 넣어준 재능 따라 모두가 구별되어 적혀있어. 그래서 그 전체를 싸잡아 써 놓은 명단과는 별도의 호칭을 부여받지. 사나이도 그렇다. , 너희가 (문서에서 한자릴 차지하고) 사나이 말단이 아니라면 말을 해 봐, 그럼 내가 너희에게 일거리를 안겨 주고.

불의한 방법으로 왕위를 차지한 맥베스가 자객에게 또 다른 위험인물을 제거하려고 명을 내리는 장면이다. 떳떳지 못한 용기를 부추기려고 사냥개의 여러 세부 종(種)을 나열하며 너 자신이 사나이 중의 사나이임을 증명해 보라는 것이다.

사나이도 멍멍이도 아니면서 이 대목에서 멈칫했다. 나는 감정서의 어디에 속하는 강아지인가? 즉 카지노 게임 사이트라는 정체성이 떠오르며, 나라면 이 패밀리 안에서 어떤 종(種)으로 분류될까 하는 생각에 잠겼다.

흐음. 적은 구독자를 거느린 무명 브런치 카지노 게임 사이트라면…. 바둑이들 가운데서는 좀 영리하고(犬의 기본 역량이니) 동네에서 사랑받는 삽살개쯤 될까나? 일부러 겸손한 마음을 동원하고 현실 파악을 해보려 애쓰며 그렇게 말하지만 마음 한 구석에선 딴생각이다. 동그란 꿈의 비눗방울을 여러 가지 크기로 퐁퐁 띄우고 있다.

글쓰기 초기부터 그랬던 것 같다. 여러 해 전 어느 격월간 수필 문예지에 등단했을 때, 뿌듯함에 이어 곧 베스트셀러 카지노 게임 사이트가 되는 줄 알았다. 베테랑 카지노 게임 사이트님들의 주옥같은 수필을 읽어가며 놀라고, 차츰 자신의 현주소를 파악했다.

인간은 견공(犬公)에게 개(犬) 감정서를 만들어 별도의 호칭을 주려고 야단이지만. 사실 그들은 그런 것에 별 관심이 없어 보인다. 뛰어난 후각과 주인에 대한 충성심카지노 게임 사이트 이거면 충분해하는 것 같다. 똥개든 사냥개든 다른 개와 비교하지 않고 당당하게 세상을 제패한 듯 컹컹 짖으며.

카지노 게임 사이트로서도 이렇게 초연할 수 있다면!간혹바람직한 마음을 가질 때도 있긴 하다. 브런치 글벗님 매거진 제목처럼 ‘정체성은 글 쓰는 자’라고 돼 뇌이며, 좋은 글이 열매 맺힐 때까지 씨 뿌리는 농부가 되리라 다짐하면서. 잠시 딴생각할 때 족집게처럼 집어주는 가까운 글벗님의 멘트를 마음에 새기며.


이걸 해서 뭘 이루고 도달하려는 게 아니란 걸 수 백번 깨달았는데도 또 까먹는구나. 여기가 이미 네가 가고 싶어 하는 거긴데. 네가 지금 쓰는 행위 자체가 다인데.


종종 꽤 마음에 드는 문장이 써지고, 시 한 편이 완성되는 소확행을 누린다. 글벗들의 피드백 애드벌룬을 타면서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고 벙글거리기도 하고.

하지만 글을 쓰기 시작한 카지노 게임 사이트에겐 자기도 모르는 사이 어떤 월계관에 대한 꿈이 넝쿨째 따라오는 것 같다. 뭇 축구 선수들의 로망이 잉글랜드 프리미어 리그이듯이…. 거의 모든 유럽 팀이 들어가기 힘든 명문이라 할지라도 처음 마음속에 품는 나라는 영국으로.

브런치 월드에서 매년 영광스러운 상(賞)을 준비하여 카지노 게임 사이트들의 리그를 마련해 주는 것도 우리의 이런 마음을 달래려 함이 아닐지.

그런데 가만 보니 프리미어 카지노 게임 사이트를 생각한다면 오히려 어리고 유치한 단계에 있는 거다. 꿈만 크고 현실은 잘 모르는 시기에 있는 것. 축구선수가 꿈이었던 아들이 초등학교 때 영국 상위 모든 팀을 꿰차며 소속 선수들을 선망했다. 한참 지나서야 EFL 챔피언십등 그 아래 리그와 다른 나라에 까지 관심이 뻗쳤다. (그리고 결국 장래 소망이 바뀌었지만.)

작지만 실현가능한 목표가 생긴다면성숙한 증거가 아닌가 싶다. 밑천이 한없이 빈약함을 깨닫고 우선 독서 근육부터 키워가기로 했다. 얼마 전부터는 매체에 정기적으로 칼럼을 쓰는 카지노 게임 사이트님이 부러워져서…. 어디선가 의뢰를 받아 내 이름카지노 게임 사이트 칼럼을 쓰면 좋겠다는 소망도 갖게 되었다. (과거에 고스트라이터로서써본적은있다.)

오월의 왕관을 쓴 장미에게 주눅 들지 않는 야생화처럼, 자긍심 가득 세모로이 나름의꽃을 피우며 가야겠다.

---

셰익스피어 전집 5 『맥베스』 최종철 옮김, 민음사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