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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램즈이어 Feb 20. 2025

카지노 게임의 승자(勝者)

『안토니와 클레오파트라』를 읽고

악티움 해전에서 카지노 게임를 패배시민 옥타비아누스는 2차 삼두정치의 막을 내리고 제 일 권력자로서의 기반을 다지기 시작한다. 로마 초대 황제로 이어지며.

역사는 카지노 게임(勝者)의 기록이기 때문에 기원전 31년의 안토니오의 모습은 처량하기 그지없다. 어떤 역사가는 이 바다 전투에서 그의 사내대장부로서의 삶은 끝났다고 적었다. 전쟁에서 패한 것도 억울한데 이런 평판은 이만 저만 치욕이 아닐 수 없다.

과연 그럴까?

그 후로도 로마제국과 그 후예들의 이야기 속에서 안토니오의 위상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1600년 경 셰익스피어가 새로운 역사를 쓰기까지.

이 위대한 극작가는 그동안 우리가 보지 못한 또 다른 세계-카지노 게임-로 인도하며 안토니오의 명예를 회복시킨다. 그 나라에서 안토니오는 멋진 역전승으로 승자의 트로피를 거머쥔다. 그동안의 영웅전을 읽으며 마음이 부글부글 끓었을 그 카지노 게임 지배자 비너스는 속이 후련했을 것이다.

## 동서고금그렇게 화려한 프러포즈는 없었다.

미모의 이집트 여왕은 안토니오를 처음 만날 때 온갖 공을 들인 연출을 했다. 그림에서나 볼 수 있는 미의 여신이 출현하는 것처럼. (군중 속에 오리엔트의 밝은 장래를 위해 아포로디테가 디오니소스신을 찾아왔나 보다 하는 소문까지 퍼뜨리며) 카지노 게임하는 사람을 얻기 위해 그렇게 멋진 배가 지중해에 나타난 적은 없었다.

그녀가 탄 배는 물 위에서 불타는 빛의 옥좌 같았는데 선미는 금박이고 돛은 자주색으로 향수 냄새 진동하여 바람이 상사병에 걸렸죠. 피리소리 따라서 은으로 된 노 저을 때 부딪치는 물결은 얻어맞는 애무를 받고 싶어 하는 듯 더 빨리 따라가게 되었죠. 그녀의 자태는 형용이 불가능했답니다. 천막 안에 금실로 수놓은 옷을 입고 누웠는데(2막 2장 201-209)

반면 옥타비아누스는? 두 자녀까지 낳은 다른 사람의 아내 리디아를 카지노 게임하게 되어 그 남편과 담판을 지어야 했다. 내 생각에 권력으로 양해를 얻은 것처럼 보인다. 카지노 게임에 있어서는 얼마나 구차했는지?


## 악티움 해전에서 카지노 게임에 충실한 연인으로 남다.

카지노 게임에 빠진 두 사람이 전쟁을 해야 한다면? 당연히 제대로 된 싸움을 할 수 없다. 그들의 지성과 감성이 카지노 게임 나라의 주파수에 맞추어 있기 때문이다. 냉정한 전투에는 전혀 맞지 않은 이성과 감각이다.

진두지휘하는 사령관이 될 필요가 없었는데도 안토니오가 악티움 해전에 참가한다는 이유만으로 클레오파트라는 바다로 좇아 나선다. 여왕이니 지휘권까지 가지면서…. 눈앞에서 벌어지는 지옥 같은 광경에 “더욱 힘차게 돌격!‘을 외치지 못하고, 보통 여자가 되어 ”빨리 돛을 올려 퇴각! “ 명령을 내린다.* 우익에서 지휘하던 안토니오가 60척의 달아나는 이집트 선단을 보았을 때 순간 그는 장군의 신분을 잊어버렸다.

스카루스: 유월의 암소처럼 쇠파리가 깨무니까 돛 올리고 도망쳤소.

그녀가 멀어지니 그녀의 마술로 고귀한 폐허가 된 안토니는 미혹된 물오리 수컷처럼 돛 날개 퍼덕이며 최고조의 전투를 관둔 채 뒤따라 날아갔죠. 그토록 창피한 행동은 본 적이 없답니다. 경험과 남자다움, 명예가 그렇게 스스로를 저버린 적 없었어요.(3막 10장 14-15, 19-24)

한마디로 전쟁터에서 카지노 게임놀이를 한 셈이다. 두 사람은 어쩌면 이길 수 있었을지도 모르는 결전을 도중에 포기함으로써 패배한다. 사나이로서 끝이었다고 말하며 모두들 끌끌 혀를 차지만. 어느 남자고 카지노 게임에 빠지면 이렇게 되지 않을 수 있을까?

카지노 게임에 충성한 안토니, 딩동댕! 카지노 게임에서는 백점 획득.


## 그렇게 심금을 울리는 여인의 고백은 없었다.

자결한 안토니오를 안고 클레오파트라가 칭송하는 그의 모습은 훌륭하기 그지없다. 그 시대의 영웅들 중에서 누가 카지노 게임하던 여인에게 이런 찬미를 받았던가? 줄리어스 시저, 폼페이우스, 옥타비아누스, 아무도 그러지 못했다. 안토니오가 마치 유피테르 신의 모습처럼 그려져 있다.


그 얼굴은 하늘이고 그 안에서 해와 달이 궤도를 유지하며 이 작은 지구 동그라미를 비춰 주고 있어. 두 다리는 대양에 걸쳤었고 쳐든 팔은 이 세상을 지배했지. 목소리는 천구 층의 노래하는 속성을 가졌었어, 천체를 겁주어 떨게 할 생각일 땐 우르릉거리는 천둥과 같았지. 그분의 기쁨은 돌고래와 같았는데, 살고 있는 물 위로 자기 등을 내보였어. 뭇 왕과 군주들이 수행원들이었고 뭇 왕국과 섬들이 은화처럼 그분의 주머니에서 나왔어.(5막 2장 81-91)


안토니오는 죽어가며 자신 커플이 저승에서 최고의 관심을 받을 거라고 주장한다. 유치하게 인기를 생각하는 마음이다. 디도와 아이네아스를 능가할 거라고.** 그렇게 되었다면 아마도 셰익스피어 덕분에 그리 되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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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오노 나나미 『로마인 이야기 5권』 김석희 옮김 1996 한길사

** 베르길리우스 『아이네이스』의 저승 묘사에서는 디도가 전남편과 거닐며 아이네아스에게는 눈길도 안 준다.

셰익스피어 전집 5 『안토니와 클레오파트라』 최종철 옮김, 민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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