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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소 Apr 17. 2025

너는 카지노 가입 쿠폰 잇자국으로 남아

우연이 남겨준 그들의 흔적



카지노 가입 쿠폰우리 가족이 쓰려고 산 빈백 의자. 몇 번 쓰다가 밭냥이들 차지가 되었다. 멋진 포즈로 누워있는 네찌.




동물 키우는 집은 티가 난다.


요즘 유튜브를 보면동물을 키우면서도 세상 깔끔하게 잘 관리하고 사는집들이 많이 나온다. 그러나 카지노 가입 쿠폰 지금껏 동물을 키우면서그렇게 집을 깔끔하게 유지하지못했고 아마 앞으로도 못할 것 같다. 혼자 살아도 좀처럼살림을 깔끔하게 다루지 못하는 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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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지노 가입 쿠폰열심히 새끼들을 키우던 예쁜이의 창고방. 우리가 쓰던 전기장판과 엄마가 직접 만든 낡은 뜨개 깔개들이 총출동했다. 내 방도 대충 이런 느낌이다.




그러나 이에도나름의 장점이 있다.나를 떠난 동물들의 흔적을 오래 간직하게 된다는 점이. 말도 안 되는합리화 같지만 사실이다.


카지노 가입 쿠폰지금까지 규격화되지 않은 공간들로 잦은 이사를 해 왔다. 물건을 소중하게 간수할 수없던 시간이었다. 게다가 그순간들 대부분 동물과 함께 살았다 보니,그들이 흔적을 남긴 물건 등 중 버려지지 않고 살아남은것들이 더러 있다.버리려고 집어 들었다가도,물건보다 먼저 사라져 버린 작은 존재가 떠오르면어쩔 수 없이 다시 서랍에 집어넣게되는 것이다.





세나가 씹은 집게핀


퇴근 후 공놀이를 조르는 세나. 왼쪽 사진 밑에 지나가는, 장판이랑 같은 색의 무언가는 알파다.
플라스틱 씹기의 달인 세나의 젊은 시절(왼)과 지금(오). 둘 다 세나 오른편에 알파가 있다.
세나가 씹은 집게핀



세카지노 가입 쿠폰 아직 내 곁에서 잘 자고 잘 노는귀여운 강아지이지만, 고약한 버릇이 하나 있다. 플라스틱으로 된 물건만 보면 일단 씹고 보는 것이다. 세카지노 가입 쿠폰 머리맡에 놓여있던, 산 지 얼마 되지 않았던 내 집게핀들을 꼭꼭 씹었다.내 머리맡은 세나 자리인데, 그 자리를 집게핀이 차지하고 있으니치우라는 의미로 꼭꼭 씹은 건지도 모르겠다. 사실 안경다리도 씹은 적이 있는데, 그건 계속 쓰고 다닐 수 없어서 고쳤다. 그것까지 씹힌 뒤로집게핀과 안경은 꼭 책상에 올려두고 잔다.


아직 그 핀은 집에서 내 머리 위에 요긴하게 얹혀있다. 카지노 가입 쿠폰 지금까지 많은 흔적들을 잃어왔기에 이 집게핀은 절대 잃어버리고 싶지 않다. 산산이 부서지기 전까지 쓸 것이다.





눈이의 넥카라




자신의 등을 뜯으며 스스로를 학대했던 카지노 가입 쿠폰 눈이. 카지노 가입 쿠폰 그 애의 등을 치료할 때 썼던 넥카라를 아직 가지고 있다. 눈이가 더 이상 자기 등을 뜯지 않게 될 때까지는 매우 오랜 시간이 걸렸는데, 그동안 집에 넥카라가 떨어지지 않도록 수시로 구비해 두었다. 병원에서 쓰는 넥카라는 아무래도 많이 불편해 보여서, 플라스틱으로 만들었지만 부드러운 천으로 목에 닿는 부분을 감싼 물건으로, 풀어야 할 때는 시원하게 풀어줄 수 있도록 벨크로로 여닫는 넥카라였다. 지저분해지지 않도록달에 한 번은 새것으로 갈아주어야 했다.


요즘은 쿠션 형태로 나와서 잠도 편하게 자고 밥도 편하게 먹을 수 있는 넥카라들이 눈에 많이 들어온다. 눈이가 아프던 시절에도 그런 것들이 있었다면 좋았을 텐데. 눈이는 함께 시골로 이사 온 뒤로는 넥카라를 씌우지 않아도 등에 상처를 내지 않았다.


눈이의 새 넥카라 두 개가 아직 서랍 속에 잠들어있다. 두치가 아플 때 쓰려고 했는데, 잘 들어맞지 않았다. 이 넥카라는 오로지 눈이를 위한 물건이었다.







대대손손 물려 쓰는카지노 가입 쿠폰 강아지 이불들



우리 집에서 이불은 산산이 해지기 전까지 다음과 같은 과정을 거친다.


나와 가족들이 사용함 - 실내 강아지들의 깔개로 쓰임 - 농막 카지노 가입 쿠폰, 밭카지노 가입 쿠폰, 흰돌이, 가을이 집의 깔개로 쓰임 - 우리가 무서워 곁에 오지는 못하지만 몰래 와서 밥은 먹고 가는 길카지노 가입 쿠폰들용 숨숨집 깔개로 쓰임 - 장렬히 전사


사진으로 보자면,

2017년의 하늘색 꽃무늬 이불. 이 이불은 내가 대학 기숙사에 살던 시절 산 이불이다. 고향으로 돌아와서도 꽤 오래 덮었다. 그 위에 엎드린 세나와 두나.
2023년 2월. 농막에서 나와 놀고 있는 한치와 네찌. 네찌가 엎드린 타이어 침대 바닥의 이불이 2017년 내가 쓰던 꽃무늬 이불이다.
2023년 7월. 수술하고 돌아온 두치가 누운 타이어 침대 옆으로 보이는 그 이불.
작년 가을이나 겨울이었을 것으로 추정되는 사진. 세찌와 네찌가 상자집에서 2017년의 그 이불 위에 누워있다. 그리고 네찌의 발치에 있는 베이지색 뽀글이 깔개는,
2017년 개들과 함께 자취하던 시절 거실에 깔려있던 강아지용 깔개다. 맨 위에는 초코의 독사진, 다음은 두나, 알파, 세나 순.



밖으로 나간 이불들은농막의 두치, 콩알이 그리고 예쁜이 새끼들인 세치, 네찌, 뿌꾸의 집이 된다. 타이어에 휘감아 타이어 침대가 되기도 하고, 겨울에는 박스 안에 도톰하게 깔아 한파 대비용 집이 되기도 한다. 흰돌이와 가을이 집 깔개로도 쓰는데, 얘들은깔개 하라고 준 이불을 다 끌어내 뜯어버리곤 한다. 이불의 생명은 대체로 여기서 끝난다.


그러나 여기서도 버틴 이불들, 혹은 이들이 충분한 이불을 가지고 있어서 더 깔아줄 필요가 없을 때 남는 헌 이불은 모두 길카지노 가입 쿠폰 집으로 간다. 그렇게 우리 집 이불들은 얇은 천 쪼가리가 될 때까지 우리 땅의 숨 붙은 것들 모두를 따뜻하게 해 주고 수명을 다 한다.




2017년 즈음 강아지들과 내가 함께 쓰던 의자(왼)는 올해까지 두치가 너덜너덜하게 잘 쓰고 있다.(오)
2022년 아기 카지노 가입 쿠폰가 바글바글 들어가 있을 수 있었던 귀여운 집은,
2023년에 두치가 자기 겨울집으로 알차게 쓰다가,
2025년 가을이의 장난감이 되어 결국 해체당했다. 뒤에 나동그라진 카지노 가입 쿠폰집. 카지노 가입 쿠폰 집 옆의 담요는 원래 내가 쓰던 깔개로, 가을이집에 쓰고 남은 것은 밭냥이 집에도 깔았다.




그리고 꼴매의 흔적


나를 아주 많이 사랑했던 카지노 가입 쿠폰, 꼴매는두 가지 흔적을 남겼다. 하카지노 가입 쿠폰 아직도 있고, 하카지노 가입 쿠폰 그 쓰임새를 잃은 뒤에도오래 갖고 있었지만 결국 버릴 수밖에 없었다.


아직 남아있는 것은 책이다. 이사카 고타로가 쓴 '명랑한 갱이 지구를 돌린다'. 사실 이 책은 샀을당시에도 그다지 내 취향이 아니었는데, 그래도 소소한 재미는 있었던책으로기억한다.책이 재미없으면 바로 중고서점에 팔아버리는 내가이 책을 진작 처분하지 못한 이유는, 꼴매가 그 책 등을 씹었기 때문이다.그 책에는 꼴매의 카지노 가입 쿠폰이 기록되어 있다. 이상한 표현이라는 걸 알지만, 그렇게 표현하고 싶다.





생각해 보면 꼴매는 책을 좋아했다.내게 남은 꼴매의 얼굴이 남은 유일한 사진도 책과 잡동사니들이 널브러진 책상 위에 몸을 동그랗게 말고 누워있는 모습이다. 이 책처럼 가름끈을 씹어서 흐트러놓은 책도 몇 권 있었다. 그러나이 책 말고는 정확하게기억나지는 않아서, 카지노 가입 쿠폰 가름끈이 해진 책들 중 어떤 책을 보아도 꼴매를 떠올린다.




이미 사라졌지만 아직 기억하는흔적도 있다.고등학생 때부터 쓰던 pmp다.


인강도 듣고 전자사전으로도 쓰던 구시대의 유물. 스마트폰이 나온 지금은 전혀 쓸모가 없지만, 카지노 가입 쿠폰 PMP를 꽤 오래 가지고 있었다. 고등학교 때부터 쓰던 건데, 고1 때인가 2학년 때 꼴매가 거기에 오줌을 쌌다. 열심히 닦아서 쓸 수 있게 되었는데도학교에 가지고 가기는 조금 그래서 집에서만 사용했고, 영화며 인터넷 소설 텍스트파일을 넣어다가 몰래 보는 재미로 썼다.


꼴매가 멀리 여행을 떠난 뒤에도 카지노 가입 쿠폰 그걸 작은 가방에 넣어두고 이사를 갈 때마다 가지고 다녔다. 어느 순간부터 열어보지도, 켜보지도 않았지만 버릴 수는 없었다. 대학 졸업 후, 고향으로 돌아와 집을 정리하면서그걸 만졌을 때, 켤 수도 충전할 수도 없어 열어보는 것조차 의미가 없다는 걸 알았을 때, 그때서야 카지노 가입 쿠폰 그걸 버릴 수 있었다.





꼴매가 남긴 것들 중 유일하게내 곁에 남은 그 애의 잇자국에 대해 이야기하기 위해, 카지노 가입 쿠폰50편이넘는 글을 써야 했다. 그러고 나서야 이야기를 시작할 용기가 났다.


꼴매는, 지금까지의 글들에 몇 번 등장했지만 단 한 번도 제대로이야기하지 못했던 카지노 가입 쿠폰다. 꼴매가 머나먼 곳으로 여행을 떠난 지 벌써 15년이 지났지만 카지노 가입 쿠폰 아직도 꼴매를 생각하면 눈물을 참기 힘들다. 그래서 그 애의 이야기를 마지막까지 남겨두었다.


다음 이야기는 아주 오래전 내 곁을 떠났지만 단 한순간도 잊을 수 없었던, 나를 가장 많이 사랑해주었던작은 카지노 가입 쿠폰 꼴매와 그의 새끼들 산이, 구름이, 바다이야기다.





*2005년부터 2024년까지, 열여덟 마리의 카지노 가입 쿠폰와 일곱 마리의 강아지와 함께 살았고 그중 일부와이별했습니다. 그들과의 삶과 이별을 담은 저의 브런치북을 처음부터 읽어보고 싶으시다면 아래 링크를 눌러보세요.

/brunchbook/2005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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