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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책하마 Apr 07. 2025

발달장애아이, 카지노 쿠폰보다 중요한 것들 - 1

발달장애인의 누나이자 고등학교 특수학급 교사로서 강조하는 것들.

발달장애, 대학병원 검사 대기만 1-4년

절박함 먹고 커진 '사이비 카지노 쿠폰'


1년 전 JTBC뉴스 영상의 제목이다.

몇 년 전, 자폐나 뇌전증의 원인을 뇌과학적으로 밝혔다는 뉴스가 나왔다. 신경세포 이동 과정에서 뇌에 후천적 돌연변이가 발생한 것이 원인이라는 뉴스.

그 뉴스 때문인지 최근 몇 년간 '뇌'를 어떻게 하여 자폐를 카지노 쿠폰한다는 여러 가지 고가의 카지노 쿠폰법들이 생겨났나보다.


고가의 자폐 카지노 쿠폰도 유행을 타는 것 같았다.

내 동생이 자폐성장애로 판정을 받던 1990년대에는 한약과 침카지노 쿠폰가 유행했나보다. 우리 부모님은 한때 그 카지노 쿠폰를 위해 매일 새벽에 용한 스님이 계시다는 절을 오갔다. 발버둥치는 동생을 붙잡고침을 놓고,구역질하며 뱉어버리는 진흙처럼 생긴 한약을 쑤셔넣곤 했다.


2000년대 초반에는 황우석박사의 줄기세포 연구 붐으로 인해 줄기세포 카지노 쿠폰가 유행했고,

그 이후에도 유행을 타더니 요즘엔 뇌의 회로를 어떻게 한다는 카지노 쿠폰가 유행이다.


카지노 쿠폰 원리와 방법은 다양하지만 한 가지 뼈아픈 공통점이 있다.

바로 '엄청 비싸다'는 것!


내 아이가 발달이 느리거나, 또래 아이들과 발달의 양상이 조금 다르게 느껴질 때 불안함을 안 느낄 부모가 있을까. 그래서 대학병원 소아정신과를 찾지만 발달장애 판정을 위한 진료는 대기만 해도 몇 년이 걸린다. 그만큼 바쁜 대학병원이므로 한 아이를 위해 상세한 상담을 하기 어렵다. 그래서 '평생 안고 가야 할 장애이며, 언어카지노 쿠폰, 인지카지노 쿠폰, 놀이카지노 쿠폰, ABA카지노 쿠폰(자폐의 경우)를 조속히 시작하라'라는 일률적인 소견을 내놓는다.


믿기지 않는 결과에 부모는 현실을 부정하고 망연자실한다. 일단 일률적이고 모호한 의사들의 소견을 부정하고 싶다. 그래서 다른 곳을, 다른 방법을 찾다가 자신들의 절박한 심정을 잘 이해하고 경청하는 사람에게 매달리게 된다. 이 사람들은 슬며시 고가의 획기적인 카지노 쿠폰 방법을 내놓는다.무뚝뚝한 의사보다 이 사람의 말이 맞을 것 같고 지금 이 카지노 쿠폰의 시기를 놓치면 아이가 장애에서 완치될 기회를 놓칠 것만 같다. 그래서 몇 천만원이든 몇 억이든 쏟아붓는다. 집을 팔아서라도, 빚을 내서라도. 내 아이의 장애가 없어질 수 있는 기회인데 억만금이 들더라도 매달리고 싶지않을까. 출저가 불분명한 완치 후기, 우수사례에 집착하며 이게 바로 우리아이의 사례가 될 것만 같다. 지금 '열심히'쏟아붓는다면.


이 카지노 쿠폰 뿐만이 아니라 언어, 인지, 놀이, ABA카지노 쿠폰에도 돈이 들어간다. 이 카지노 쿠폰들은 완치 카지노 쿠폰라기보다는 1대1 교육 프로그램이다. 장애가 없는 아이들이라면 자연스럽게 발달할 여러 기술들을 집중적으로 '가르쳐서' 발달하게 하는 것이다. 1대1 프로그램이며 의료보험 혜택이 적용되지 않으므로 회기당 10만원에 가까운 비용을 지불한다. 카지노 쿠폰사의 경력과 유명세에 따라 몇 배로 비싸지기도 한다.


완치카지노 쿠폰든, 교육적 카지노 쿠폰든.. 이걸 모두 다, 지속할 수 있을까. 1년에 천문학적인 돈이 들어가는데.


.. 당연히 지속할 수 없다.


시간적으로도, 금전적으로도 지속이 어렵다. 부모 중 한 명이 장애아이를 전담하여 카지노 쿠폰 스케쥴대로 하루 종일 움직여야 한다. 그러면 맞벌이는 당연히 어려운 상황. 맞벌이도 못 하는데 카지노 쿠폰들은 너무나 비싸다. 너무나 뻔히.. 바닥이 보이는 루틴이다.


장애아이는 재벌집에서, 전담 유모가 있는 아이로 태어나야 장애를 완치하고 보통 아이처럼 지낼 수 있는 것인가. 나 같이 평범한 부모 만나서 우리 아이는 평생 장애를 고치지 못하고 살아가야 하는 것인가. 하는 생각에 초기에 아주 많은 부모들이 좌절한다.


아주 드물게 어린아이들이 자폐적인 증상을 보이다가 집중적인 교육프로그램과 카지노 쿠폰를 받고 완치되는 모습을 보인다. 하지만 이 아이들은 애초에 선천적인 발달장애아이가 아니었다. 발달장애가 없이 태어났지만 후천적으로 보살핌이나 발달 자극을 전혀 받지 못했을 경우(반응성 애착장애), 스마트폰과 같은 미디어에 너무 많은 시간 노출됐을 경우, 영재교육이라 생각하고 과도하게 독서만 시켰을 경우. 이런 경우에 발달장애아이들과 비슷한 특징들을 보이다가집중적 카지노 쿠폰 이후 드라마틱한 호전을 보인다. 이유는 단 하나. '애초에 지적장애나 자폐성장애, 즉 선천적인 발달장애가 아니었기 때문에.'


선천적 발달장애, 즉 자폐성장애나 지적장애는 완치되는 병이 아니다. 평생 안고 살아가야 하는 장애이다. 하지만 이 사실을 받아들이기가 너무 아프다. 그래서 장애판정을 받은 지 얼마 되지 않은 부모들은 '평생 안고 살아야 하는 장애'라는 것이 견딜 수 없다. 고가의 카지노 쿠폰 루틴에 매달리고, 어디서 또 누가 획기적인 카지노 쿠폰를 받고 있다고 하면 솔깃한다. 마음이 불안하고 뭘 어떻게 해야 할지 너무 힘들다.


처음에는 획기적인 완치 카지노 쿠폰에 매달리던 부모님들은 아이가 학령기에 접어들자 서서히 깨닫는다. 발달장애가 완치의 영역이 아님을. 그리고 언어, 인지, 감각통합 등 1대1 교육프로그램의 성격을 띈 카지노 쿠폰에 집중한다. 하지만 이 카지노 쿠폰들도 돈과 시간이 많이 들어 카지노 쿠폰 일정을 쫓는 것이 벅차다. 발달장애아이들의 인지적, 사회적 한계를 깨달은 부모님들은 학생들이 고학년이 될수록 카지노 쿠폰일정을 점차 줄여나간다. 그리고 점차 이 카지노 쿠폰는, 비장애학생들이 학교 마치고 피아노 학원이나 영어학원을 다니듯 부수적인 프로그램이 된다. 이제 아이의 인지나 사회성을 최대한 끌어올리기보다는 학령기 이후 현실적인 진로 고민이 시작된다.


하지만 여전히 중학생이 되도록 카지노 쿠폰 루틴에 매달리는 학부모님들도 있다. 처음 몇 년도 힘든데 이런 루틴을 중학생이 된 이후로도 지속했으니 학생도 학부모님들도 많이 지치고 우울한 모습이다. 카지노 쿠폰에 돈을 쏟아부었지만 발달장애학생에게는 분명히 한계가 있다. 게다가 더 안타까운건, 카지노 쿠폰 중심으로 아이의 삶이 돌아가느라 '일상생활 자립을 위한 기술(이하 자립기술)'을 배울 시간도, 여유도, 생각도 없었던 것이다. 이거 마치고 빨리 다음 카지노 쿠폰실 가야지, 이거 마치고는 어디 가야지 하느라. 아이가 혼자 옷을 입고 스스로 짐을 챙기도록 기다린 적이 없다. 자기가 먹고 난 그릇을 설거지는 커녕 제대로 정리해본 적도 없다. 집 청소는 커녕 자기 방 정리도 제대로 해본 적이 없다. 스스로 일상생활을 영위할 수 있는 자조 능력이 별로 없다. 카지노 쿠폰 스케쥴이 바빠 엄마가 '신속하게 해결'해줘버릇했기 때문이다. 당연히 등하교도 혼자 못한다. 엄마가 다음 일정으로 이동을 위해픽업을 와야 하니까. 집에서도 카지노 쿠폰일정만 믿다 보니 단호한 가정교육이 부재하다. 떼를 쓰고 이웃에게 피해 주는 행동을 해도 부모님이 '얘는 장애인이라서요'라고 말할 뿐 아이에게 "이런 행동은 안 돼"라고 말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지치고 여유 없는 부모님은 훈육할 에너지가 없었다. 그리고, 일대일 카지노 쿠폰실에서 자신에게 맞추는 수업을 위주로 편하게 하다가 학교에서 여러 학생들과 '참을 것은 좀 참아가며' 생활하다보면 미치도록 힘들어한다. 그래서 문제행동도 심하고, 친구들도 선생님들도 대하기 버거운 학생이 돼 버린다. 안타깝지만 집 밖에서 사랑받지 못한다. 카지노 쿠폰의 반복으로 어휘력은 좀 늘었어도, 계산은 좀 빨라졌어도, 그것 말고는 혼자 옷도 제대로 못 입고 교실도 잘 못 찾는다. 자기효능감이 없으니 학교가 재미없고 그럴수록 문제행동도 늘어난다. 선생님들은 이 학생으로 인해 많이 지쳐 사랑을 많이 주지 못한다. 의무감으로 가르칠 것만 가르치게 된다. 일상의 반 이상을 차지하는 학교에서 행복하지 못하다. 그러니 일상이 덜 행복하다.


한편, 최근에 담임했던 특수학급 학생 중에 정말 인상깊었던 학생 H가있다. 고등학생이었는데 말도 거의 못 하고 글씨는 전혀 못 쓸 만큼 인지기능이 낮은 학생이었다. H는 5이내의 숫자를 세지 못했고, 지폐의 액면가는 당연히 구분하지 못했다. 처음 H가 전학왔을 때 IEP(개별화교육계획)에 씌여진 학생의 대략적인 수준만 보고 '학교생활중 H에게 손이 많이 가겠구나'라는 생각을 했다.

그러나대반전이었다. H는 말도 못 했고 글도 못 쓰고 자기 표현이라고는 울거나 웃기만 할 줄 알았다. 물론 국어, 수학시간에는 H에게 기초학습기능을 가르치기가 매우 어려웠지만 놀랍게도 실습수업시간에는 최고 에이스였다. 볼펜조립도 한두 번 순서를 알려주니 너무나 꼼꼼하게 완성했다. 보통 인지수준이 좋은 학생도 조립을 시키면 미세한 부분에서 허점이 드러나는데(스프링을 끝까지 밀어넣어야하는데 1-2mm모자라게 넣어 헐겁다던가 하는 문제들..특수학급 실습 중 흔한 일이다.) 이 친구는 옆자리의 영어단어까지 아는 친구보다도 훨씬 꼼꼼하게 조립을 했다. 바리스타 실습때도 '아메라키노 나왔습니다'라는 말은 못 했지만 몇 번 모델링 끝에 아주 정확한 순서로 에스프레소를 내렸다. 요리 수업때도, 제과제빵 수업때도 칼질도 반죽도 너무나 깔끔하게 해냈다. 마무리로 설거지와 청소, 작업복 다림질하여 정리하는 것까지. 나무랄 데 없이 깔끔하게 해낸 것을 보니.. 이 학생에게 손이 많이 가기는 커녕 내가 수업때마다 엄청나게 의지를 했다. 이 학생에게 뒷정리를 맡겨 놓고 다른 학생의 실습 마무리를 도울 수 있었기 때문이다.

말도 글도 몰랐지만 통합학급에서까지 잘 지냈다. 모두가 앉아있으면 함께 앉아 있었고 눈치껏 교과서도 폈다. 다른 학생들을 방해하는 행동도 전혀 하지 않고 방긋방긋 잘 웃었다. 체육시간이면 반 친구들을 구경하며 혼자 펄쩍펄쩍 뛰며 귀여움을 한몸에 받았다. 객관적으로 외모가 귀여운 편은 아니었지만(ㅋㅋㅋ마동석 매우님을 닮았다ㅋㅋㅋㅋㅋㅋ) 나는 이 학생이 너무나 사랑스러웠다. 마치 업무를 맡기면 "예 알겠습니다"하고 매우 깔끔하게 해 오는 후배 직원처럼. 나에게도 사랑받았고 통합학급 담임선생님께도, 반 친구들에게도, 심지어 가끔 특수학급을 살피시는 교장교감 선생님들께도 매우 사랑을 받았다. 사랑을 듬뿍 받으며 행복한 학교생활을 했다. 말을 못 하니 면접을 볼 수가 없어 표준사업장으로 취업하지는 못했지만 복지관, 보호작업장을 다니며 여전히 사랑받으며 누구보다 행복하고 씩씩하게 일상생활을 하고 있다.


이런 사랑스러운 반전의 비결은 뭐였을까. 궁금해하던 때 H의 어머님과 상담 기회가 있어서 성장 과정을 듣게 됐다.


H의 어머님은 약간의 지적장애가 있는 분이셨다.그래서 H가어릴 때 발달이 많이 늦어도 병원이나 카지노 쿠폰실을 갈 생각을 못 하셨다. 게다가 H는 늦둥이었기에 어머님께서는 요즘 학부모님이라기보다는 옛날 시골의 어머님들같은 스타일이셨다. 카지노 쿠폰실에 보내지 않는 대신 집에서 엄마와 함께 화분에 물도 주고, 밥도 짓고, 나물도 다듬고, 빨래도 개며 놀았다고 한다.

"내가 놀아줄 줄을 몰라서 그냥 같이 집안일 하면서 살았어유. 학교다니기 전까지유. 말이랑 글자는 내가 아무리 옆에서 알려줘도 잘 안되던데? 대신 그거 말고 옷입고, 자기방 정리하고, 자기 몸 씻고, 똥오줌 가리는건 열심히 시켰지유. 그런것들은 자꾸 연습하니까 하더라구유~"

"H아빠가 회사 나가니까 저 혼자서는 마트도 이웃집도 못 가잖아유. 근데 H가 어릴 때 느리니까 맨날 울고 떼쓰고 난리도 아니었거든~그래도 혼자두고 어디 못가니까 어쩔 수 없이 데리고 나왔슈. 혼내가면서 같이 장도 보고, 동네 어른들한테도 같이 가고 그랬슈. 말썽부리고 난리 칠 때마다 이웃어르신들은 절대 봐주질 않고 자기 아이 아니어도 엄격하게 혼냈슈. 요즘 엄마들이야 안그러지만 옛날 어르신들은 다 엄격했잖아유? 여러번 뒤지게 혼나고 반복하다보니 점점 떼쓰는걸 안하더라구유."


와.. 바로 이거다.

이제까지 고학력 부모님들, 아주 똑똑한 부모님들도 많이 만나봤지만, 내가 가장 많이 존경하고 배울 점이 많다고 생각했던 분은..바로 이 분이었다. 이 부모님을 통해 발달장애아이의 양육 과정에서 꼭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깨달았다.


첫째, 기초적인 일상생활 자립기술을 끊임없이 반복하여 가르치기. 완전히 혼자 할 수 있을 때까지.

둘째, 일상의 다양한 장소를 다니며 사회적 규칙을 끊임없이 반복하여 가르치기.

셋째, 타인에게 피해를 주는 행동 단호하게 훈육하여 금지하기


길이 너무 길어져서 다음 편에, 세 가지 내용을 더 자세히 다루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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