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아픈 걸까
가끔 그런 생각이 든다.
나는 참는 걸 잘하는 사람일까,
아니면 모든 걸 삼켜버리는 데 익숙해진 걸까?
힘들어도 웃고,
서운해도 괜찮다고 말하고,
외로워도 스스로를 다독이며 살아왔다.
그러다 문득,
작은 결핍조차 드러내는 걸
두려워하게 된 나를 발견한다.
‘나만 참으면 되지.’
‘이 정도쯤은 괜찮아.’
습관처럼 스스로를 설득해 왔지만,
때때로 불쑥
내 마음 한 구석이 저려온다.
나는 아마,
아주 오래전부터
조금씩 아팠던 걸지도 모른다.
겉으로는 아무렇지 않은 척하면서도,
내 안에서는 조용히,
작은 틈이 자라나고 있었다.
그래도 괜찮다.
금세 나아지지 않아도.
당장 고치지 않아도.
나는 알고 있다.
어디가 아픈지조차 모른 채 버텨온 나를
조심스레 껴안는 방법을
조금씩 배우고 있다는 걸.
오늘도 조용히,
나의 작은 틈을 어루만진다.
서툴러도 괜찮다며,
나를 다독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