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간 내복의 저주
요즘20대들은 소개팅 앱으로 서로 사진도 보고,채팅도 나누고,그렇게 만나는 경우도 있다며?
혹시 너도 소개팅 앱으로 이성을 만나본적 있어?
엄마 때는 요즘과는달랐어.
그땐‘미팅’이라고 해서,친구들이 자기 친구들을 데리고 나와서 단체로 만나는 게 유행이었거든.
엄마의 첫 미팅은 대입 시험을 마치고 경험한'반팅'이었어.
반팅이 뭔지 궁금하지?
카지노 게임 여고3학년2반이었고,우리 반은 근처 남고3학년2반이랑 단체 미팅을 하게 됐어.
처음엔 그 남고에서 시집을 사서 우리 반 반장에게 전달했는데,
그걸 여학생들이 보고 마음에 드는 시집을 골라서 짝이 매칭되는 방식이었지.
그렇게 매칭이 끝나면,각 짝끼리 간단한 쪽지를 주고받고,
정해진 장소에서 일대일로 만나는 거야.
카지노 게임 그게 너무 설렜어.
우리 학교는 남녀공학도 아니었고,카지노 게임 교회나 절도 다니지 않아서 소위 교회 오빠나 절 오빠도 만난 적이 없었거든.정말 인생 처음 하는 일대일 소개팅이었지.
소개팅 당일,카지노 게임 옷을 여러 차례 입었다 벗었다 하며 고민했어.
마지막에 선택한 건 무릎길이의 초록색 주름치마.그런데 문제는...날씨였어.
대입 시험이 끝난 직후라서 한겨울이었거든.
유독 추위를 많이 타는 카지노 게임 바지를 입을까,치마를 입을까 한참을 고민했지.
결국 여성스러움을 보여주고 싶어서 치마를 입기로 했는데,스타킹만으로는 너무 추웠어.
그래서 묘안을 생각해 냈지.
빨간 내복 바지를 허벅지까지 걷어 올리고,그 위에 스타킹을 신는 거야.치마가 무릎까지 오니까,겉으로는 티도 안 나고,따뜻하기까지 하다니!
난 스스로 똑똑하다고 뿌듯해하면서 소개팅 장소인 학교 근처 빵집으로 향했지.
그런데…
그 남자아이를 보자마자,정말 전율이 느껴졌어.
키 크고 훤칠한 모습에,딱 카지노 게임의 이상형이었던 거야.
속으로‘오 신이시여,감사합니다!’를 외쳤지.
그런데 더 놀라운 건 그 남자아이도 엄마에게 호감을 보이는 것 같았다는 거야.
카지노 게임 너무 설레서 얼굴이 벌게졌는데,잠시 후 얼굴은 더 뜨거워졌고,이마에 진땀이 맺히기 시작했어.왜냐고?
그 빨간 내복 바지가…치마 안에서 점점 흘러내리기 시작한 거야.
스타킹 밴드에 기대서 고정되어 있을 줄 알았는데,함께 미끄러지면서 치마 아래로 자꾸 내려오는 것 같았지.
엄마는 완전히 멘붕이었어.혹시라도 내복 바지가 보여서 이상형에게 웃음거리가 되면 어쩌나,그 걱정뿐이었지.
결국 카지노 게임 떨리는 목소리로
“나,그만 집에 갈래…”
라고 말해버렸어.
그 남자아이는 깜짝 놀라며 자기가 뭔가 실수했는지 물었지만,카지노 게임 아무 말도 못 했어.너무 창피했거든.
지금이었으면 화장실 가서 정리하고 다시 나왔겠지만,그때는 그럴 여유도 없었고,오직‘이대로 들키면 안 된다!’는 생각뿐이었지.
카지노 게임 황급히 자리에서 일어나 빵집을 나왔고,버스 정류장으로 걸어갔어.그런데 그 남자아이가 따라나서더라.
“데려다줄게,”하면서.
하지만 카지노 게임 단호하게 말했지.
“아니야.괜찮아.나 혼자 갈 수 있어.”
저만치에서 버스가 오는 게 보였고,카지노 게임 이때다 싶어서 치마와 내복 바지를 부여잡고 버스를 향해 전력질주했어.
그리고…우리는 다시는 만나지 못했어.
하지만 카지노 게임 아직도 기억해.
버스에 올라타 너무 속상해서 눈시울이 붉어진 채 창밖을 바라봤는데,그 남자아이가 길가에 서서,
조용히,손을 흔들어 줬거든.
‘잘 가!’라는 것 같았어.
“이제는 그 남자아이의 얼굴도,이름도 기억나질 않지만,그날 느꼈던 설렘과 당황스러움,그리고 그 뒤에 밀려온 속상한 마음만큼은 아직도 또렷이 기억나.”
여하튼 그날, 내복은 흘러내렸지만,마음은 한 뼘 자랐단다.
왜냐면 그 일을 통해 중요한 걸 배웠거든.
인생에서 뭔가 중요한 일이 있을 땐 철저한 준비가 꼭 필요하다는 것,
그리고 실수가 생겼을 때는 그 자체에 매몰되지 말고,
솔직하고 유연하게 대처하는 태도가 얼마나 큰 힘이 되는지를 말이야.
추신.
여자친구가 갑자기 이상한 행동을 한다고 해서 바로'내가 또 뭐 잘못했나…'이렇게만 생각하지 말고,
그녀의 속사정이 있을 수도 있다는 걸 기억해줘.
그걸 알아채고 다정하게 풀어줄 수 있다면,
너…연애 고수 각이다.카사노바가 울고 갈지도 몰라.
#첫소개팅#빨간내복#태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