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인원 카지노 쿠폰이 아니더라도 올인원으로 쓰면 된다
계획에 없던 깜짝 여행을 좋아한다.
인터넷 서핑 중 찾아 읽어본 성격유형검사에서는 분명히 내가 <계획형 인간이라고 하였는데, 사실 나는 깜짝스럽게 즐거운 일을 맞이하는 것을 좋아하는 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계획형이라 진단받은 이유는 불확실한 상황에서 감정이 마이너스되는 상황을 극도로 싫어하기 때문 아닐까 싶다.
같은 상황이라도 내가 어떤 마음을 먹느냐에 따라 감정은 '플러스'가 되기도 하고 '마이너스'가 되기도 한다.
갑작스러운 여행이 대표적이다. (실제로 남편이 종종 '내일모레 여행 갈래?' 하고 묻는 일이 잦다) 물론 여행 떠나는 것 결정하는 주체는 나 자신지만, 갑작스럽게 여행의 기회가 왔을 때 짐 싸는 걱정 때문에 여행 출발 결정 자체를 취소한다든지 짐을 다 챙겼는지 걱정되는 마이너스인 상태로 시작하고 싶지가 않았다.
그래서 가장 먼저 줄인 것이 <화장품이었다.
내가 화장품을 여러 종류를 쓰기 시작한 것은 대학교에 진학하면서부터였다. 마침 한국 로드샵 화장품 브랜드가 막 탄생하고 있던 때라, 질 좋고 저렴한 화장품을 쉽게 구할 수 있었다.
내가 대학교 입학통지서를 들고 온 날, 엄마는 나를 데리고 집 근처 마트에 있는 화장품 로드샵에 데려갔다. 당시 나는 사춘기 여드름과의 전쟁에서 막 해방되고 있던 때였고, 화장품을 사려면 방판 또는 백화점밖에 없었던 엄마는 세상 너무 좋아졌다며 파운데이션을 포함한 이것저것을 장바구니에 담았다.
문제는 너무 게으른 나 자신이었달까. 취미로 그림 그리기를 즐겨했던 터라 얼굴에 색칠하는 일쯤은 아무것도 아닐 줄 알았는데. 화장은 영 다른 영역이었다.
돌이켜보니 나는 스케치하는 것을 좋아했지, 색칠에는 영 소질이 없긴 했었다. 그렇다고 아이라인이나 눈썹을 잘 그렸냐면 그것도 아니다. 나는 마흔이 다 되어가는 지금까지 나 스스로 아이라인을 그려본 적이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화장품을 구입했던 것은 멈추지 않았다. 메이크업을 잘 못할 뿐이지 기초제품 바르는 것만큼은 특별한 손기술이 필요 없어도 되니까 말이다. 스킨이니 카지노 쿠폰이니 크림이니 하는 것들을 전부 갖추어다 발랐고, 피부 상태에 따라 화장품을 바꾸어가며 쓰는 게 좋다는 마케터들의 말을 철석같이 믿으며 종류도 다양하게 구비해 두었다. 와중에 나 같이 귀찮은 사람들을 위한 '올인원 카지노 쿠폰'같은 제품들이 나올 때는 집에 사용하던 것이 남아있더라도 꼭 구입을 하곤 했다.
회사에 취직하고 나니 이제는 백화점에서 파는 비싼 제품들에 눈길이 갔다. 마침 결혼을 앞두고 남자친구(현 남편)가 출장을 간다길래 옳다구나 하고 면세점 화장품 쇼핑을 부탁했다. 피부과시술과 비싼 화장품을 동시에 진행하니 피부 상태가 점점 좋아지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역시 돈이 좋긴 좋아!' 하지만 문제는 그다음이었다.
10번의 피부과 시술이 끝나고 화장품만 단독으로 사용하니 예전 같은 그 느낌이 나질 않았다. 하지만 피부과 시술은 내가 큰맘 먹고 몇 달치 월급 중 일부를 떼고 모아 결제한 것이었기 때문에 또다시 결제할 수는 없었다. 와중에 화장품도 똑 떨어져 갔다. 십만 원이 넘는 제품을 계속해서 사는 것은 상당한 부담이었다. 그래서 결혼식 이후로는 비싼 화장품 사는 것을 멈추었다. 요즘은 저렴하고 질 좋은 제품도 많으니까.
마침 그때 즈음엔가, 인터넷에서 '화장품 다이어트'라는 말이 퍼지기 시작했다. 수많은 제품들을 얼굴에 발라보았자 피부가 받아들이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는 것이며, 수많은 화학물질을 얼굴에 바르는 것보다 꼭 필요한 몇 가지를 바르는 것이 피부에 더 좋다는 주장이었다.
어쩐지 내가 겪어보기에도 피부과 시술과 비싼 화장품을 발랐을 때의 피부상태가 98점이라면, 화장품을 여러 개 발랐을 때 피부 상태가 93점, 한두 개만 발랐을 때는 90점 정도 된다는 느낌이었다. 그러니까 90점에서 98점을 만들기 위해서 100만 원 정도가 필요하다는 소린데, 그러기에는 100만 원을 쓰고 싶은 다른 분야가 너무 많다.
화장품을 카지노 쿠폰하나와 선크림으로 줄이고 났더니 이제는 화장대가 아예 없어도 될 정도가 되었다. 다용도로 쓰는 카지노 쿠폰은 순한 성분으로 하나 사서 아이도 발라주고, 나도 바르고, 겨울에 너무 건조하다 싶으면 몸에도 바르고 머리카락 끝부분에도 바른다. 얼굴스킨, 에센스, 카지노 쿠폰, 크림, 바디카지노 쿠폰, 아이얼굴카지노 쿠폰, 아이바디카지노 쿠폰을 그냥 '적당한 카지노 쿠폰' 하나로 끝내는 것이다. 내가 썼던 브랜드로는 피지오겔, 에스트라, 닥터지 제품 등이 있다.
그리고 잠을 사수했다. 마침 아이는 내가 잠들지 않으면 혼자 자러 가지 않는 성격이었기에 아이를 재워놓고 집안일을 하는 일 없이, 그냥 아이 잠드는 시간을 내 취침시간으로 만들었다. 미니멀라이프로 집안일을 쑥 줄여놓은 턱에 걱정 없이 아이와 함께 잠들 수 있었다.
수면시간이 늘어나서 그런지, 전문가의 말 대로 피부에 너무 많은 화학제품을 투여하지 않은 덕인지 피부상태는 이것저것 발랐을 때 보다 오히려 점점 좋아지기 시작했다.
만약 카지노 쿠폰 하나만으로 보습이 부족한 느낌이 든다면 한 겹 더 살살 두드리면서 바르면 된다. 이러다 보니 일 년에 화장품 구입비용이라고 해도 얼마 들지 않았다.
여행을 떠난다고 해도 커다란 파우치를 챙기지 않아도 되니 짐 싸기가 너무 편해졌다. 지금도 일주일 여행이라 해도 5ml짜리 튜브에 각각 카지노 쿠폰과 선크림을 채우기만 하면 화장품 준비는 끝난다.
심지어 카지노 쿠폰 하나만 최소화로 바르는 생활을 오래 했더니, 하루쯤은 화장품을 바르지 않아도 불편하지 않을 지경에 이르렀다. 이제 화장품을 챙기지 못했다고 갑자기 시작된 여행에 안절부절 못 하는일 따위는 내 인생에서 없어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