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에서 놀자]는 지담 작가님과의 '공저'로 발행되는 브런치북입니다.
< 근아이야기 3는 다음 주에 이어집니다.
< 지담작가 이야기 3
구독자가 늘지 않는다.
정체됐다.
왤까?
물론 내게도 그런 날들이 있었다.
구독자를 신경 쓰지 않고 글을 써왔기 때문에, 게다가 내 글쓰기 바빠서 다른 작가들의 글을 읽지 못했고 어쩌면 읽을 필요도 몰랐던. 브런치는 그저 내게 '글 연마장'이었으니까 정말 아무런 개념 없이 오로지 읽고 쓰고 라이킷 올라오면 기쁘고 댓글 주시면 정성껏 댓글을 달고. 이 외에는... 아마도... '무엇에 관심 가져야 하는지조차 몰라서 아무 관심도 없었던' 그런 시기들이 처음 글 쓴 후부터 5개월 즈음 구독자 1,000이 되어갈 때까지는 그랬었다.
그랬기에 그 사이에 '구독자 정체'는 구독자 '증가'에 관심이 없었기에 '정체'도 모르고 지나갔던 것 같은데 그 이후 구.독.자.의 개념이 들어오고 나서부터 증가와 정체가 보이기 시작했다. 지난 30개월 내가 어떻게 해왔나를 보니 '아~ 정체일 때 이렇게 다시 점프했구나.'를 알게 되었다고 고백한다. 본 브런치북을 발행하면서 누누이 언급한 사실이지만 '미리 알고 30개월을 보낸 것이 아니라 30개월을 보내고 뒤돌아보니 그렇게 했었구나'하며 알게 된 내용들이다.
따라서 지금부터 적어 내려갈 '구독자 정체, 감소, 점프'와 관련된 내용은 나의 지난 경험의 일부도 있겠지만, 현재 [엄마의 유산] 공저를 진행 중인 30여분의 브런치작가들의 지난 3여 개월 브런치 기획부터 구독자증가에 대해 대화를 나누며 가이드한 실질적인 경험이 주가 되어 정리한 내용이다.
구독과 구독자 증가, 정체, 감소
구독자가 늘지 않는다. 단지 숫자가 늘지 않아서라기보다 '내 글이 공감받지 못하나?', '나는 글을 쓸 실력이 안된다?'싶은 마음이 글에 대한 두려움으로 이어질 수도 있어서인지 구독자 정체는 글을 그만 쓰는 방향으로 작가를 이끄는 작은 원인이 되기도 하다. 구독자정체는 분명 '글과 작가가 난감한 곤란에 빠진 분명한 사실'이다.
난 이렇게 정리해 본다.
'구독'이란 '당신 글을 한 번 더 읽고 싶어요.' 내지 '당신 글을 한 번은 더 읽어볼래요.'를 실질적으로 표현하는 클릭이기에 내가 글을 잘 썼구나! 또는 내 글이 좋구나! 와는 전혀 상관없는 아주 야박한 기준이지만 나는 독자가 내 글을 한 번 더 읽어보겠으니 더 잘 써보라고 기회를 준 듯했다. 그래서, '구독자 증가'는'내 글을 한 번 더 읽고 싶어 하는 내지 한 번 더 읽어보겠다는'독자가 내게로 온, 감사의 선물이다.
이런 의미를 기준으로 할 때,
'구독자 정체'는 조회 수가 분명 0이 아닌 상수인데도 구독자 숫자가 오르지 않는 현상이기에 '당신 글은 오늘 한번 읽은 것만으로 충분해요'로, '구독자감소'는 '기회를 여러 번 줬는데 이제 그만 읽고 싶어요.', '이제 당신 글을 읽을 이유가 없어요.'로 받아들이고 있다.
나의 브런치 역사 총 30개월 가운데 구독자 증가나 정체, 감소에 둔감한 시기가 1/5 가량이었고 4/5 가량은 신경 쓰지는 않았지만, 감정은 오고 갔다. 증가하면 기분 좋고 감소하면 '왜지?' 궁금했고 '정체'하면 더 잘 쓰려 노력했으니까. 그런데 200, 500, 700선에서 한참 동안 구독자가 정체된 작가들의 브런치북을 면밀히 보게 되면서 '아! 진짜 이렇게 하니까 늘어나네!'를 검증? 검증이란 단어가 제법 어울린다. 여하튼 검증했다고 하면 자만으로 들릴지 모르지만 자만이 아니라 실제 그랬다.
이렇게 해석했던 것이다.
내가 어떤 주제와 관련된 글을 지속적으로 써왔는데 구독자가 몇백 선에서 정체되었다고 가정하면 카지노 게임를 방문하는 모든 작가 또는 독자들 가운데 내 글의 필력으로 내 글을 선호하는 이들은 다 들어왔다고 보기로 했다.
그중 우선, 필력 상승시키기는 뻔한 얘기이고 여러 번 거론한 말이지만 자주, 그러니까 매일 쓰면 된다. 또는 더 비밀스럽게 호기심을 자극하는 글을 쓰거나 더 깊은 감동을 자아내는 글을 쓰면 된다. 그러면 분명 필력도 구독자도 증가하고 그에 따른 출간이나 기고 제안도 분명 온다. 하지만 시간이 아주 많이 걸린다. 그래도 이 길이 글 쓰는 이의 정도(正道)라 여긴다.
두 번째 방법은 '주제'를 바꾸든지 추가하든지 해야 한다. 가령, 자녀이야기를 주로 써온 작가가 구독자 200에서 정체되었다면 전혀 다른 주제를 매일 써보는 것이다. 내가 AI와 관련된, 시류에 적합한 내용을 주로 써서 구독자 500까지 단번에 증가시켰지만 정체되었다면'내 글 실력에 준하는 AI에 관심 있는 구독자'는 다 들어왔다고 봐야 한다. 그러면 AI에 대해 남다른 정보를 제공하 든 AI와 전혀 무관한 자신의 일상을 담거나 인문학 전반에서 관심 있는 분야에 대한 새로운 브런치북을 발행해야 한다.
세 번째 방법은 OPEN DOOR를 활용해야 한다. 이 내용은 지난주에 언급했으니 지난주의 글을 참고하길 바란다.
정확하지는 않지만 경험을 토대로 볼 때,
단, 매일 쓰지 않고 주 2-3회 정도주기적으로 발행을 지켜왔을 때
이는 2가지의 의미를 암시한다.
첫째, 내 필력이조금부 족하다는 사실
둘째, 내주 제가 너무 대중화되어 있거나 너무 특화되어 상대적으로 카지노 게임의 욕구를 자극하지 못한다는 사실이다.
너무 좋은 주제이고 의미 있는 메시지가 담긴 글이지만 필력이 너무 부족하면 카지노 게임는 읽지 않는다. 또한 다들 하는 말들을 내 글에 담아봤자 글이 넘치는 세상에서 굳이 내 글을 읽을 필요가 없다. 그리고 너무나 특수한 기술과 같이 특정 소수에게만 관심 있는 주제는 소수의 카지노 게임만이 확보될 뿐인 것이다.
이는 어느 정도불특정다수에게 호기심을 자극할 수 있는 주제를 지니고 있고 필력도 있지만 아직 낮은 단계에 머물러있다. 그러나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그래서 이즈음에 머무른 작가에게는 더 자주 발행하여 필력을 키우면서 노출을 증가시키고 나아가 앞서 언급한 대로 새로운 브런치북을 기획하라는 견해를 말해주었다. 물론, 두어 달 만에 구독자는 100~200여 명가량 증가했다.
이 숫자는 참으로 착각을 일으킨다. 글을 잘 쓰는 것 같은데 깊은 감동을 끌어내지는 못하고라이킷은 많은데 구독자는 늘지 않는, 그래서 계속 가기도 멈출 수도 없는, 작가로서의 희망고문 같은 구간이다. 하지만이 모든 의미는 정확한 신호다! 분명히 브런치북을 더 새롭게 두어 개발 간하고 글의'깊이'와'가독성'에초점을 맞추면 분명 구독자는 금세 1천을 넘긴다.
1천이란 숫자는 이제 브런치라는 공간에서 어느 정도 인정을 받았다고 볼 수 있다. 꾸준함, 필력, 주제, 글의 깊이 등 모든 면에서 골고루 합격점을 받은. 하지만 그저 합격이 지난 이 도를 높이지 않으면 여기서'더 지성을 갖춘 독자'들의 호응을 얻지는 못한다. 그러니 운전면허증을 취득했다고 다운 전을 잘하는 것이 아니듯 국도만 다니지 말고 고속도로든 낯선 길이든 가보면 분명 가속도로 이어낼 수 있다.
고속도로는 '일상'의 가벼움에 깊이 있는 성찰의 글을,
낯선 길에는'자신만의 독특과 전문성'을 녹여낸 지성에 갈증을 느끼는 특정소수의 카지노 게임를 진정한 글 벗으로 만나게 해 줄 길이다.
나의 경우, '독서와 글, 사유', '성공과 부'에 관한 브런치북이 대부분이었는데 구독자 정체가 온 1,500선에서 유럽여행 10일간의 리얼스토리를, 그리고 3,000선에서 정체가 왔을 때는 '시골로 갑니다.'와 같이 일상을 다루는 브런치북을 발행했고 상당수의 새로운 독자들이 유입되었다. 물론 약간의 오해도 싫기에 거론하는 것인데 지나고 나서 보니 그랬던 것이지 구독자를 늘이기 위해 유럽과 시골의 브런치북을 발행했던 것은 아니었다.
자, 어쨌든 '책과 글과 사유'에 관심 있는 독자들 외에 유럽여행이나 시골, 전원생활에 관심 있는 새로운 독자층이 대거 들어오면서 가뿐하게 4천 명을 넘어선 것이다. 그러다가 4500에 가까워지자 또 정체가 왔고 그때는 '좀 더 깊은 글'을 써보자 생각해서 공부도 할 겸 '대가에게 배우는 글쓰기'를 발행하며 나와 공저작가들의 필력을 높이고자 했고 이 글이 발행될 때마다 구독자가 1일 20여 명 정도 증가했다. '더 깊이 있는 글에 관심 있는 작가'들이 또 새롭게 유입되었다고 해석할 수 있다.
자, 그러니 구독자 정체나 감소는 조금의 노력만으로도 가뿐히 넘길 수 있다.
공저작가들의 경우, 기존 자신의 브런치북에 [엄마의 유산]과 관련된 브런치북 하나를 추가했고 발행일수를 늘인 것만으로도 3달간 최소 100명은 모두 증가했다. 이렇게 발행일수가 느니 당연히 필력도 좋아지고 필력에 따른 논리와 감동이 더 힘을 지니게 되어서인지 100을 1달에 증가시킨 작가는 당분간 이 성장을 지속하게 된다.
모든 일은 선순환으로 돌아서게 하기가 어렵지 한번 방향이 바뀌면 그 방향으로의 가속도가 붙기 마련이다. 구독자 증가는 라이킷과 댓글의 증가, 이는 글 쓰는 이유를 떠 뚜렷하게 작가에게 각인시키고 더 뚜렷해지고 명철해진 '글을 쓰는 이유'는 쓰는 글마다에 에너지와 혼으로 담겨 글의 맥락을 분명하게 잡으면서도 작가의 서사를 강인한 힘으로 글에 녹아들게 하고 여기서 새로운 브런치북을 만들거나 OPEN DOOR를 활용하게 되면'구독자 점프'현상의 시동을 거는 셈이다.
여기까지만 해내면 이제 '구독자 증가'는 다른 차원으로 간다.
구독자 점프!
이게 무슨 일이야? 순간 흥분하고 캡처받고 아주 기쁘다. 공저작가들 거의 대부분이 이를 경험하면서 정말 많이들 좋아라 하셨다. 이런 일은 브런치작가라면 누구에게나 해당되고 즐길 수 있는 일이다. 순식간에 벌어지는 것이 아니라 내가 순식간에 만들어낼 수 있다는 말이다.
갑자기 메인에 글이 뜨게 되고'오늘의 작가'를 비롯 '요즘 뜨는 브런치북'과 '구독자 급등작가'에 자신이 등장하게 되면서 글자 그대로 '구독자 점프'가 지속되어 그간의 모든 글 쓰는 진통들이 달콤하게 느껴지는 때가 온다. 기고 제안이나 출간제의는 물론이고 여기저기서 '작가에게 제안하기'가 잦아져 메일함을 수시로 열어보게 될 것이다.
단, 당부하건대
돈을 좇지 말고 돈이 나를 쫓게 하듯
구독자를 쫓거나 유혹하지 말고 구독자가 나에게 오도록 해야 한다.
숫자보다 글에 혼을 담아야 하고
글의 양도 중요하지만 지성의 질을 위한 글을 써야 한다.
정보나 소식 등 남들도 다 아는, 또는 내가 아니어도 알아지는 내용을 글에 담지 말고
자신의 서사를 담아야 한다.
그래야, 글인 것이다.
활자가 모두 글은 아니다.
행간까지 흡수하여 나의 정신과 정서를 정성껏 착즙 하여 뽑아낸 글.
이를 기본으로 매일 글을 쓴다면
필력이 좋건 안 좋건 상관없이 사람을 끄는 힘을 반드시 지니게 된다.
구독자 숫자를 쫓지 말고
자신으로부터 창조된 글이 세상에 이롭게 쓰이도록 해보자.
어떤 사람이든 이로운 곳으로는 모이게 되니까....
이롭다는 것, 선(善).
선한 것은 강하고 오래 지속되는 것이 이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