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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늘그래 Apr 17. 2025

[스퀴지] 닦아주는 온라인 카지노 게임

<보고, 10분, 사유

하루 한 가지 사물이나 현상을 10분간 관찰하고 사유하는 연습을 한다.

오늘은 세 번째 시간.


"감정"에 대한 글쓰기 훈련이기 때문에 사람, 감정과 연관 지어 되도록 생각해보려 한다.

안 그랬더니 상상의 날개가 안드로메다로 날아가서 엉뚱한 소리만 실컷 쓰다가 끝나기 일쑤.


원래 누군가가 제시한 사물을 보고 관찰하는 게 생각의 틀을 깨는데 더 도움을 주겠지만 혼자서도 그냥 해보기로 한다.


[온라인 카지노 게임- 물기제거기 밀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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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서관 화장실 세면대 위에 온라인 카지노 게임, 일명 물기제거기가 있다.

- 심플한 검은색과 은색의 조합, 플라스틱 손잡이와실리콘의 밀대 부분이 붙어있는 T자형 구조

-물기제거기가 자기의본분을 제대로 다하는지 세면대 위에는 물자국도 없고 타일에 곰팡이도 없다.

- 자기 본분을 다한다는 건 뭘까? 쓰임, 만들어질 때 어떤 의도를 가지고 만들어진 것. 그것에 부합한 쓸모가 있는 것.

- 쓸모는 원래 정해진 거니까 보통은 그 역할을 다하면 목적달성은 한 것이다.

- 온라인 카지노 게임는 청소할 때 사용하니까 보통 세면대 아래쪽에 넣어두거나 벽에 고리를 걸어 달아 두는데 이 아이는 무심한 듯 벽에 기대어 있다.

- 세면대 바닥에 청소함에 넣어둔다면 청소담 당자가 체크하러 왔을 때마다 사용하기 위해서는 허리를 굽혀야겠지.

- 그럼 고리를 벽에 부착하는 건 어떤가? 미관상 별로일 것 같고 구멍에 딱 맞춰 고리에 걸려면 뒷부분 구멍과 고리를 맞춰거는 게 불편할 수도 있다. 왜냐면 앞부분에는 구멍이 막혀있는 손잡이라 구멍의 위치가 잘 보이지 않는다

- 감으로 걸어야 하는데 그마저도 청소담당자는 귀찮은가 보다

- 세면대에는 물이 많이 튄다. 온라인 카지노 게임들이 손을 씻고 물이 떨어지는 채로 손을 털거나 밖으로 나가니 세면대 주변은 늘 물이 고여있다.

- 온라인 카지노 게임들이 많이 들어와서 사용할수록 스퀴지는 바빠진다

- 어쩌면 지금도 너무 바쁘게 일하다가 잠시 벽에 기대어 휴식을 취하는 건지도 모른다

- 온라인 카지노 게임는 항상 물기를 닦는데 정작 본인에게 남은 물기는 닦이는 대신 허공에서 털린다

- 누군가를 정성스럽고 부드럽게 밀어서 물기를 닦아 보송하게 만들어주고 본인은 무심한 듯 툭툭 남은 물기를 터는 것이다.


- 우리 삶에도 이런 온라인 카지노 게임이 있을 것이다. 자신의 실리콘이 닳는지도 모르고 바닥의 물기를 박박 닦아주는 스퀴지처럼 자신의 마음으로 슬픔을 안고 사는 온라인 카지노 게임의 눈물샘을 닦아주는 온라인 카지노 게임.


- 그게 그저 자기의 본분인 줄 알고 말없이 자신을 기울이고 눕혀 상대를 쓸어주는 온라인 카지노 게임

- 내 주변에도 그런 온라인 카지노 게임이 있을텐데 잘 의식하지 못하고 살았다. 이렇게 늘 세면대 옆에 버텨주고 있어서 의식하지 못하는 스퀴지처럼. 내가 고마움을잊고 사는 온라인 카지노 게임.


- 스퀴지도 누군가의 챙김을 받고 싶을지도 모른다. 스퀴지 같은 그 온라인 카지노 게임도 나의 챙김을 받고 싶어할 수도 있고....

- 하지만 온라인 카지노 게임는 누군가의 도움이 없이도 지금처럼 꿋꿋하게 스스로를 잘 말려두고 다음 일을 기다릴지도 모른다



- 온라인 카지노 게임처럼 말끔하게 제거할 수 있는 도구가 있다면 나는 무엇을 내 마음속에서, 기억 속에서 밀어내고 싶을까?


- 밀어낸다고 밀려가는 감정이 정말 사라지는 것일까?


- 오늘 하루 누군가의 스퀴지가 되어 상대의 마음을 뽀송하게 말려줄 수 있는 다정한 온라인 카지노 게임이 되어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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