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덴어학당 학생들과 소소한 만남을 이어가다
스톡홀름 시내 중심에 아름다운 하얀 건물로 지어진 어학당에서 스웨덴어 수업을 시작한 지도 벌써 수개월째이다. 14명의 학생들과 매일같이 수업에 참여하면서 자기소개도 하게 되고, 인생 얘기도 나누다 보니, 이곳에 오게 된 이들은 파트너가 스웨덴인이라서 가정을 이루고 자녀를 키우면서 사는 사람들이 대부분이었다. 이웃나라인 덴마크, 독일, 네덜란드부터 약간 떨어진 터키, 그보다 먼 아시아 국가에서도 파트너를 만나서 이곳에 정착한 친구들이 많았다.
정착하게 된 공통된 특징은 다들 자연을 사랑하고 주말에는 다른 지역에 가서 숲 속에서 등산을 하거나 기차여행카지노 쿠폰 북쪽까지 가서 오로라를 보고 오는 등 자연의 신비로움에 대한 호기심이 다분한 사람들이다. 숲 속 아무도 찾지 않는 곳에 조그만 오두막과 돛단배를 사서 그곳에서 휴가를 즐기거나 겨울엔 얼어붙은 호수에서 아이스 스케이팅을 타고 날씨가 풀리는 지금 쯤엔 보트 바닥에 눌어붙은 이끼를 떼는 대청소로 여름을 맞이할 준비를 시작한다.
어른들 뿐만 아니라 학생들도 학교에서 다양한 야외활동을 장려하기 때문에 자연을 시청각실 삼아서 여러 수업을 진행한다고 한다. 아무래도 한국의 학교들은 운동장이 협소한 편이고 근처 공원에서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모여서 잔디밭에서 소풍을 즐기는 건 생소하기에 어른이 된 지금도 우리에겐 등산을 가려면 시내에서 고속도로를 타고 수십 킬로를 가야 하는 큰 행사로 느껴진다. 날씨도 한몫하는 듯하다. 여름이 되면 습하고 푹푹 찌는 날씨 때문에 주말 나들이는 쇼핑 아웃렛에서 몇 시간 헤매다 식당가에서 맛있는 거 먹고 돌아오는 루트가 가장 안전하다고 여겨진다. 겨울에도 북카지노 쿠폰보다 습한 공기로 인해 몸을 스며드는 한기와 찬바람으로 얼른 실내를 찾게 된다. 외출 후 집에 돌아오면 딱히 마당도 없고 베란다에서 보이는 맞은편 아파트동 풍경 밖에 없기에 그저 방에서 침대의 온기를 맞이하거나 소파에서 넷플릭스를 보는 게 유일한 안식 활동인 것이다.
도시 생활이라는 게 다 비슷하지 않을까 싶지만, 스톡홀름에선 집 밖의 거리마다 보이는 건축 양식과 알록달록 색상의 조화가 눈을 즐겁게 하며 집에서 걸어서 10분 내에 대부분 공원이 위치해 있다.
국회의사당이 있는 시내 중심에도 우뚝 솟아있는 고층 빌딩 없이 아래 사진처럼 구시가지로 가는 다리와 물길을 따라 구성된 산책로가 발걸음 닿는 곳마다 감상할 풍경을 제공카지노 쿠폰.
시내 외곽으로 가면 각자의 집을 짓고 마당을 가진 가구들이 군을 이루어 살고 있다. 약혼자의 부모님네에 매주 주말 방문해서 겨울엔 눈이 얼마나 쌓였는지, 지금 이맘때쯤엔 잔디가 얼마나 자랐는지, 여름엔 체리나무에 몇 개의 체리가 열렸는지 등 자연의 변화를 매번 체감하고 시간의 흐름을 오감으로 느낄 수 있다.
앙리 베르그송은 시간을 수적으로 계산하는 개념이 아니라, 우리의 의식 속에서 유동적으로 흐르는 지속(durée)으로 이해한다. 사랑하는 사람들과 나누는 대화는 금방 지나가고, 추운 날씨에 기다리는 버스는 시간이 느리게 흐르는 것처럼 느껴진다. 이는 시간이 단순한 숫자가 아니라, 의식 속에서 다르게 체험되는 흐름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시간을 기계적으로 항상 똑같이 흐르는 것이 아니라, 우리 경험 속에서 달라지는 흐름으로 받아들일 때, 존재에 대한 근본적인 이해를 수행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