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지노 쿠폰이란 그냥 사람이라면 이름이 있고 머리털이 나듯 모두가 갖고 있는 특이할 것도 없는 날이지만, 사람은 무릇 모든 것에 의미를 부여하는 존재가 아니던가. 이 별것 아닌 날에 모두가 하루씩 공평하게 일 년에 한 번, 제일 신날 수 있는 당위를 나눠 갖고 이를 기념하고 싶었던건 아니였을지.
쏟아지는 선물과 많은 축하라는 베네핏을 넘어, 내가 생각하는 카지노 쿠폰의 가장 큰 장점은 잊혀진 인연들을 떠올리게 해주는 매개가 된다는 점이다(미운정 고운정이 얼룩진 대기업 카카오의 알림기능에 심심한 감사를 전하며). 서른을 넘은 후로는 시간이 너무나 빨리 지나가는 탓인지 보통은 나이를 셈하지 않고 하루하루를 보내지 않던가. 그런데 고작 카지노 쿠폰이란 이유로 별것 아닌 일에 다소 서먹해졌던 동생에게, 연락처를 지워버려 죽었는지 살았는지조차 몰랐던 구남친(...)에게, 오래도록 우정을 주고 받았으나 물리적 거리때문에 만나지 못한지 한참 된 친구에게 연락을 받았다. 오는 사람 안막고 가는 사람 막는 질척이는 감정의 나로써는 이 모든 이들의 메시지가 눈물나도록 반가웠음은 말할것도 없을 터. 몇 줄 안되는 안부인사가 대단할 것 없는 날을 대단하게 만들어주었다.
카지노 쿠폰축하를 유난스럽게 주고받는 것을 낯간지러워 하는 이들도 더러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그냥 이날을 단순히 ‘탄생을 기념하는’ 날로 여기기보다는 모두에게 한번씩 주어지는 ‘자주 연락하는 사이도 아니고 불쑥 말걸기 좀 멋쩍었는데 이 기회에 한번 말이라도 걸어보는’ 날로 여겨보면 어떨까. 거창한 선물보다도 잘지냈냐는 인삿말이 더 사무칠때가 있다. 그러니 부디 감정 표현에 서툰 이들이라면 부디 이 1/365의 절호의 기회를 놓치지 마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