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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아과아빠 Dec 28. 2024

두 번째 혼수

이것들이 다 필요해?

이유식 시기가 오며 준비물을 하나씩 알아보다 그런 말을 들었다. '두 번째 혼수'.정말 그렇게 많은 '국민템' 목록이 있는 줄은 몰랐다. 칼부터 도마, 이유식 용기, 식판, 턱받이, 의자, 숟가락, 찜기, 쵸퍼, 거름망, 이유식머신, 큐브용 냉동틀 식재료 보관용기..


그야말로 현타의 연속이었다. '진짜 이것들이 다 필요한 거야?' 스스로 수많은 질문을 했다. 래도 내 손으로만들어아들을 먹이기로 마음먹었으니 하나씩 알아보자는 생각으로 하나하나 준비를 했다.


그렇다면 이유식을 준비하는데 가장 중요한 준비물은 뭘까?


카지노 쿠폰를 위한 음식이니까 위생을 위조리도구가 제일 중요할까?숟가락이랑 용기가 제일 중요할까? 큐브를 만들기 위한 얼음틀? 청소의 수고를 덜어줄 턱받이? 가운? 카지노 쿠폰가 안전하게 앉을 의자?


모두 중요하겠지만 내 기준에 이유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카지노 쿠폰'였다. 아기가 있으니 이유식을 하지 이게 무슨 말인가 싶겠지만 이유식을 시작하는 시기는 '먹으려고 할 때' 이기 때문에 우리가 준비할 것 중 가장 중요한 건 바로 '먹을 준비가 된 카지노 쿠폰'다.


아기가 먹을 준비가 되었다면, 이유식방법은 크게 중요하지 않다. 그것이 큐브든 죽이든 자기 주도든 엄마 주도든 올바른 식습관의 확립과 먹는 즐거움을 배운다는 이유식의 목적을 이룰 수 있다면 모두 좋은 방법이다. 엄마가 6개월간 지치지 않고 즐겁게 지속할 수 있는 방법이라면 뭐든 좋다.


그럼, 먹을 준비는 어떻게 시켜야 할까? 아기들은 6개월에 가까운 긴 시간을 빨아먹는 방식으로 수유만 해왔다. 당연히 숟가락으로 뭔가를 먹거나 손으로 먹고 씹고 삼키는 것 어느 것 하나도 할 줄 모른다. 당연히 아무 준비가 되지 않은 아기의 입에 뭔가를 넣어주면 뱉거나 싫어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고민 끝에 내가 택한 방법은 '엄마 아빠의 먹방 관람'이었다.


엄마와 아빠가 밥을 먹는 동안 식탁옆 의자에 앉아 우리의 먹방을 관람시켰다. 처음엔 음식에 관심이 없었다. 엄마나 아빠를 쳐다볼 뿐, 이들이 뭘 하고 있는 건지 전혀 모르겠다는 눈빛. 그래도 즐겁게 식사를 했다. 하루가 지나고 이틀이 지나며 아기는 점점 음식을 바라보기 시작했고 입맛을 다시고 있었다. 침을 흘리거나 삼키고 입술을 달싹거린다. 음식을 향해 손을 뻗거나 발을 동동 구른다. 이제 슬슬 준비가 되어간다.


하지만 저런 모습을 보여줘도 바로 이유식을 시작하지는 않았다. 조금 더 먹고 싶다는 마음이 절해지도록 관람을 계속 시켰다. 거의 2주에 걸친 먹방 관람은 카지노 쿠폰에게 먹는 행위를 인지하게 했고, 호기심을 유발했고, 함께하고 싶은 욕구를 자극했다.


그렇게 먹고 싶어 애가 닳은 카지노 쿠폰의 입으로 부드럽게 만든 쌀죽이 들어가는 순간 카지노 쿠폰는 처음 느끼는 감각에 얼마나 즐겁고 행복했을까.


그렇게 첫날 쌀죽 40g을 싹싹 긁어먹고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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