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의 백업 장치
카지노 게임가 방문을 열고 나오며 출근을 서두른다.
방금 일어나 부스스한 얼굴에 후드티를 뒤집어쓴 채다. 아침밥은 건너뛰고 텀블러에 생수를 담더니 곧바로 카지노 게임을 향해 올라간다. 벌써 8시 10분이다.
그녀는 재택 근무자다. 카지노 게임이 집이고, 집이 카지노 게임이다. 너무 가깝다.
런치 브레이크 1시간을 포함해서 아침 8시부터 오후 5시까지가 그녀의 근무시간이다. 아침에 제 방을 나와서 내게 '굿 모닝' 인사하고 곧장 2층 오피스로 들어가면 점심 먹으러 잠깐 주방으로 내려오는 것을 빼고는 퇴근시간까지 내내 컴퓨터로 일을 한다.
회사 오너의 특별 배려로 결혼 후에도 계속 미국 카지노 게임에 몸 담고 있는 것인데, 캐나다에서 미국까지 매일 출퇴근이 불가능하므로 재택이 가능한 온라인 업무를 배정받았다. 그러니까 그녀는 캐나다에서 미국 달러를 벌고 있는 셈이다. 매달 받는 월 수입에 환율차익까지 계산하면 벌이가 괜찮은 편이므로 새롭게 캐나다 카지노 게임을 구할 이유가 없다.
아침 8시에 일어나 눈곱을 떼며 일하러 들어가는 카지노 게임가 처음에는 낯설었다.
아니, 저것이. 아침밥도 안 하고... (우리가 아침에 빵을 먹긴 하지만).
가족의 식사는커녕 본인 아침도 거르고 보라색 텀블러에 생수만 채워서 들고 들어간다. 아직 나도 손발이 성성하므로 내 밥은 내가 해 먹어도 되는데, 아침을 건너뛴 카지노 게임가 배고프지 않을까 신경이 쓰인다. 그렇다고 시어미인 내가 카지노 게임 아침을 해주자니 괜히 버릇을 잘못 들일까 봐 걱정이고, 모른 척하자니 찜찜하다.
그러다 순간, 만약 카지노 게임가 딸이었다면 어땠을까 싶었다. 딸이었다면, 이미 어른임에도 불구하고 측은한 마음에 당연히 내가 밥을 해줬을 것이다. 카지노 게임라고 딸과 다를 게 있나 싶어 내가 먹는 식 그대로 그녀의 아침을 만들기로 했다.
토스트에 햄과 치즈를 얹고 좋아하는 과일을 접시에 담아 식탁 한쪽에 차려놓고 톡을 한다.
'아침 이즈 뤠디 포 유'
카지노 게임가 커피를 가지러 내려오면서 접시에 담긴 토스트를 보며 'Oh! Looks Yammy~ Thank you!' 하고는 쌩긋 웃으며 접시를 들고 올라간다.
하루 종일 의자에 앉아서 일하는 모습을 보면 짠하기도 하고, 저녁에는 피곤한 얼굴로 퇴근을 하니 설거지를 시키기도 미안스럽다. 은퇴 후 긴 하루를 보내고 있는 내가 하는 것이 이래저래 편안하다.
(아.. 혹시.. 나 길들여지고 있는 건가..)
카지노 게임가 집안일에 아예 무심한 것은 아니다.
퇴근 후 운동을 마치면 주방으로 와서 식탁 세팅을 도와주거나 설거지를 할 때도 있고, 청소할 때도 같이 거든다. 단, 제 남편이 요리할 때와 제 남편이 청소할 때만 나타난다. 더 이상은 나도 바라는 바가 아니라서 우리 사이에 갈등은 없다(고 생각한다).
카지노 게임 직장이 너무 가까워 내가 불편한 건 하나도 없다. 오히려 너무 집 안에서만 생활하는 그녀가 답답해하지 않을까 싶고, 혹여 동료와 어울리며 조직생활하던 과거가 그리운 건 아닐까 싶고, 그리하여 제 남편인 내 아들을 데리고 미국으로 가겠다 선언하지는 않을까 싶고, 최악의 경우 결혼을 파기하고 홀로 이 나라를 떠나지 않을까 싶어 솔직히 살짝 불안하다.
그나마 다행이라고 여기는 것은 둘이는 성당의례로 결혼식을 치렀다는 것이다. 이것은 죽음이 그들을 갈라놓기 전까지 이혼 따위의 헤어짐이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비록 그 험난한 과정을 이겨내고 성공한 결혼이라지만 우리 기혼자들은 안다, 결혼은 현실이라는 것을.
자녀들이 결혼하고 나서 2-3년 동안은 부모는 불안한 마음을 갖고 산다. 혹시 안 맞아서 싸우지는 않는지, 설마 어떤 문제가 생겨 서로 상처를 안고 돌아서는 건 아닌지, 연애 때는 몰랐던 심각한 단점이 드러나 괴로워하는 건 아닌지 별별 걱정이 떠나질 않는다. 그들 사이에 아이가 생기고, 집을 사고, 하나의 가정으로서 기반을 잡기 시작하면 그제야 조금씩 마음을 놓는다. 나만 그런가?
멀고도 가까운 카지노 게임의 카지노 게임, 그녀가 언제까지 미국 카지노 게임을 이어갈지 알 수 없지만, 언제라도 그곳으로 돌아갈 수는 있다. 그녀에게 너무 호의적인 이런 조건이 나는 한편으로 감사하고, 한편으로 그녀의 백업장치처럼 여겨져 불안하다.
아무도 없는 낯선 타국에 달랑 혼자 시집온 카지노 게임가 맘에 걸린다. 대가족 문화에서 자란 그녀가 외롭지 않기를 바라고, '시'자들만 드글거리는 이곳 생활이 불편하지 않기를 바라고, 혹시라도 아들에게 서운하지 않기를 바라고, 그들의 결혼생활이 삐걱거리지 않고 오로지 순탄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아침밥 그까짓 거, 내가 얼마든지 해줄 수 있다.
나의 신혼시절, 내 도시락을 싸주던 나의 시어머니도 지금의 나와 같은 마음이었을까?
*** 이번 화부터 연재 요일을 매주 목요일로 변경합니다.
대문사진 : Pixabay로부터 입수된 gomiche님의 이미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