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이름
우연히 길을 걷다가 너를 만났다. 갑자기 내 앞에 나타난 것인지 아니면 여태까지 그곳에 있었는데 알아보지 못한 건지는 알 수가 없다. 그러나 비가 오나 바람이 부나 그곳에 있었다고 한다. 그럼에도 나는 너를 보지 못했다. 너는 이런 일이 익숙한지 아무도 자기를 알아보지 못해도 상관없다고 한다. 앞으로도 알아보는 사람 하나 없어도 괜찮다고 한다.
‘참 자존감이 높은 아이구나’라고 생각했다. 어디에선가 본 인삼 밭의 고구마 같은 모습에 마음이 쓰이기 시작했다. 마음이 쓰여 보이기 시작한 너는 참 강한 아이였다. 서있는 곳이 황량한 자갈밭이든 삭막하게 단단한 시멘트의 틈이든 아랑곳하지 않고 뿌리를 내리고 서있다. 뿌리를 내리는 동안의 여정을 생각하니 괜스레 마음 끝이 쓰리다. 여정이 고되지 않았냐는 물음에 너는 또 아무렇지 않다고 카지노 게임 사이트. 이미 지나간 일에는 연연하지 않는다고 카지노 게임 사이트.
또 너는 연약해 보이는 모습으로 항상 낮은 곳에 있어 상처받는 일이 많다. 항상 오가는 사람들의 발에 치이고, 그들이 휘두르는 날붙이에 상처 입는 일상의 연속이다. 반복되는 상처에 굳은살이 먹먹하게 덮여 가는 모습에 괜찮냐고 다시 묻는다. 너는 걱정하지 말라고 한다. 자신에게 덮여진 굳은살은 다가오는 상처에 그리 약하지 않다고 한다.
너의 이야기를 조금이나마 듣고 나니 이제서야 네가 보인다. 나는 늦게나마 너의 이름을 묻는다. 너는 이름이 없다고 한다. 사람들은 너무 흔하고 번다해서 ‘잡(雜) 초’라고 부른다고 했다. 하지만 나는 아픔을 간직하고 강인함을 지닌 너를, 이름이 없기에 어떤 이름이든 가질 수 있는 ‘잡(㧜)초’라고 부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