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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잇 윤쌤 Apr 30. 2025

에필로그 04 카지노 쿠폰 바빴던 거 기억나?

<살고 싶어서 퇴사했습니다시리즈를 연재하며 목차 흐름상 제외했던 글 4편을 에필로그로 올립니다.



2019년 언젠가 주말 출근을 했다가 일찍 퇴근을 하게 되었다고 집에 연락을 했더니, 옆에 있던 딸아이가 이렇게 말했다고 해요



"이렇게 밝은 데 카지노 쿠폰 온다고?"

- 섯 살 딸아이



카지노 쿠폰는 아침 일찍 데려다주고 밤이나 되어야 오는 사람이었던 모양이에요.


딸아이는 코로나19로 미뤄졌던 유치원 개학을 하면서도 카지노 쿠폰가 제일 늦게 오는 것 아닌지 걱정했어요.


카지노 쿠폰가 이제 일찍 데리러 갈 수 있다고, 친구들이 제일 많이 하원하는 시간에 갈거라고, 그러니 걱정하지 말라고 다독여주었죠.


그 뒤로도 한참을 저는 딸아이의 등 하원 시간을 제일 우선으로 일을 했어요.


가끔 더 좋은 조건의 자리를 제안받기도 했지만, 딸아이의 등 하원 시간과 겹치거나 출퇴근 거리가 먼 곳은 아쉽지만 정중히 사양했어요.


사양하고 밤새 아쉬워 눈물 흘렸던 건 안 비밀이에요. 카지노 쿠폰의 삶과 나 자신의 욕심 사이의 간극을 인정하기 힘들었거든요.


누군가 팀장까지 해놓고 왜 그러고 있느냐고 물어보기도 했지만,


저는 딸아이가 카지노 쿠폰가 너무도 바빴던 저 시간을 잊을 수 있을 때까지 노력해 줘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그렇게 5~6년의 시간이 지나고, 며칠 전 학원 끝나고 집으로 오는 길에 딸아이에게 물어봤어요.



"카지노 쿠폰 바빴던 거 기억나?"



딸아이는 응? 하며 카지노 쿠폰가 바빴던 적이 있었냐며 의아한 표정이더라고요.



그걸 다 까먹었나 싶기도 했지만, 얼마나 다행이었는지 몰라요.


결제할 것들이 쌓여 있어, 마트에서 방금 산 장난감을 던져주고, 정신없이 도장을 찍던 주말...


할 일은 많고 시간은 없어, 딸아이에게 컵밥을 먹이고 카지노 쿠폰는 굶으며 일을 하던 평일 저녁...


거의 매일 당직교사와 하원해서 어린이집, 유치원에 모르는 선생님이 없었던 딸아이가... 카지노 쿠폰가 바빴던 시절도 이제 잊었나 봐요.



이만하면 나중에 딸아이에게 카지노 쿠폰가 이렇게 많이 노력했다고, 한 번쯤 생색내도 될 것 같아요.



자식은 언제든 부모를 매일이라도 용서한다는 말이 떠올랐어요. 늦었지만, 애써준 걸 알아준 것 같아서 정말 고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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