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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카지노 가입 쿠폰 Mar 19. 2025

[서른 즈음에 (6)] 카지노 가입 쿠폰의 영광

잊을 수 없는 가을

"Nous sommes le corps du Christ. Chacun de nous est un membre de ce corps~"
"우리는 그리스도의 몸입니다. 우리 각자가 모여 그리스도의 한 몸을 이루고 있습니다~"

-Dieu nous a tous appelés
-우리 모두를 부르시는 하느님
(카지노 가입 쿠폰식 입당성가)


프랑스에서 거행된 나의 카지노 가입 쿠폰 서품식은 가을에 치러졌다.

그날 울려 퍼진 입당성가는 5년 가까이 지난 지금도 잊을 수 없다.

여러 성당의 신자분들이 한데 모여 성가대를 이루어 성가를 불렀고, 나와 함께 희로애락을 나눈 복사단 아이들의 도움으로 미사를 매끄럽게 진행할 수 있었으며, 시간 내어 와 주신 주교님과 프랑스 교구 내 신부님들, 그리고 함께 사목 하는 수도원 수사님들이 내 곁에 있었다.

'우리 각자가 모여서 하나의 몸을 이룬다'는 입당성가의 가사처럼, 이 날 모인 성당 안의 모든 신자분들은 한 목소리로 기쁨을 노래하고 있었다. 이 순간은 '감사'하다는 말 한마디 말고는 표현이 불가능했다. 미사의 시작은 야외 행렬로 시작되었다. 복사단-신학생-부제단-사제단-주교님 순으로 성가를 다 함께 부르며 성당 안으로 입장했다. 입장하며 내 귓속에 울려 퍼지는 성가 소리는 너무나 우렁차서 입장하는 그 순간 나는 소름이 돋았다. 소름 돋은 내 등과 팔과 다리는 곧이어 보이는 화려한 성당의 노란빛 조명에 넋을 잃었다. 엄청 큰 성당이 아니었음에도, 그날 그 순간만큼은 화려하게 빛나고 웅장했다. 예식이 시작되자 긴장되었던 마음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졌고, '모든 것을 하느님께 맡긴다'는 일념만 마음에 간직하게 되었다. 아무런 두려움도 들지 않았다. 나는 단지 '하느님의 소중한 도구'로 쓰이길 간절하게 바랄 뿐이었다.


우리 가족을 생각하며

지난 일주일이라는 시간 동안 열심히 복사단 아이들과 연습했던 입당예식이 끝나고, 본격적으로 부제서품 미사가 시작되었다. 우리나라 서품식과는 다르게 프랑스에서는 부제서품식이나 사제서품식 때, 미사 초반부에 서품 당사자에 대한 짤막한 소개를 한다. 살아온 삶의 흔적, 특별한 사건, 부제가 되고자 하는 동기 등을 소개한다. 나의 삶의 과정을 내 귀로 직접 들으며, 나의 삶의 흔적에 깊이 스며들어있는 하느님의 사랑이 느껴졌다. 내가 배운 하느님의 사랑은 달콤하지만은 않았다. 때로는 씁쓸하기도 하다는 사실을 받아들이는 데 오랜 시간이 걸렸다. 사랑의 쓴 맛을 보고도 나는 사랑을 맛보기를 멈추지 않았다. 왜냐하면 달콤한 사랑보다 예수님의 고통을 닮은 씁쓸한 사랑이 나에게 주어진 과제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수도자가 되고 사제를 지망하게 된 동기에 있어서 가장 큰 도움을 주신 분은 단연 우리 가족 특히 부모님이시다. 부제서품 당시에는 코로나 기간이기도 해서 부모님을 먼 땅 프랑스까지 모시지 못한 것이 많이 아쉬웠다. 서품식 이후에 전화를 드리고 예식 영상을 보여드렸지만, 그 순간에 함께 자리하지 못한 점이 안타까웠다. 그래도 예식 당시에는 우리 가족도 기도로 함께하고 있다는 믿음으로 예식에 임했다.


주교님의 강론 말씀

'그리스도의 사랑'이라는 주제를 담은 말씀의 전례가 끝나고 주교님의 강론 말씀을 들었다. 주교님께서는 '우리 모두는 부제의 직무를 살고 있다'며 부제의 직무가 '봉사자'임을 강조했다. 예수님의 말씀을 행하는 열 두 제자들처럼... 가정에서 아이들을 돌보는 부모님들처럼... 각자 맡은 삶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는 많은 사람들처럼... 부제의 직무는 '부제직'이라는 특별한 직책을 가지고 있으면서 동시에 모든 사람들에게 주어진 소중한 직무이기도 하다고 말씀하셨다. 더불어 나는 주교님의 강론을 들으며, '봉사자'이기에 무언가를 결정하는 힘을 가진 권위자가 아님을 더욱 깊게 느꼈다. 오히려 일반 신자분들보다 더 아래로 내려가는 작은 봉사자가 되어야 했다. 강론 말씀의 핵심 요지는 '겸손한 마음(L'humilité)'과 '공동체 안의 형제애(La fraternité dans la communauté)'였다. 이 두 가지 덕목은 수도자로서 당연한 덕목이지만, 이 강론 말씀 덕분에 다시금 마음속에 새기게 되었다.


예, 여기 있습니다

강론 말씀 후 몇 분간의 침묵이 흐르다, 내 이름이 성당에 울려 퍼졌다.

나는 대답카지노 가입 쿠폰.


"Me voici!" ("예, 여기 있습니다!")


성당 안의 모든 신자분들이 나를 바라보고 있음을 느꼈지만, 떨리지 않았다. 나는 하느님과 나 단 둘이 하는 대화라고 생각하고 대답했다. 이어진 여러 가지 질문에도 힘 있게 대답했다. 이어서 바닥에 엎드렸다. 우리나라 서품식에서는 일반적으로 흰 천을 바닥에 깔고 그 위에 엎드리는데, 프랑스에서 행해지는 서품식은 제대 바닥 위에 그대로 엎드린다. 차가운 바닥이 내 배를 반겼다. 개두포도 쓰고 코로나 시기라서 마스크도 썼다. 온몸을 하얀 옷으로 두르고 엎드렸다. 이 순간에 모든 사람들은 '성인호칭기도'를 노래로 바쳤다. 하늘의 모든 성인 성녀 분들께 지금 서품을 받는 이 사람에게 축복을 내려 달라고 기도하는 것이다. 노래를 부르는 몇 분 동안 나는 나의 조상님이신 한국의 성인분들을 기억했다. 그리고 이 삶을 열심히 살아갈 수 있게 힘을 달라고 기도드렸다.


일어나 옷매무새를 정리하고 나서는, 주교님께 나아가 독신서약과 카지노 가입 쿠폰직에 대한 맹세를 했다. 이어서 주교님과 미사에 참석한 모든 사제단에게 안수를 받고, 카지노 가입 쿠폰복과 하느님의 말씀을 상징하는 복음서를 수여받았다. 예식의 마지막은 평화의 인사였다. 모든 사제단에게 가서 이마를 두 번 맞대며 친교의 인사를 나누었다. 모든 분들이 큰 박수로 축하해 주었다. 그 순간 나는 하느님께 마음으로 활짝 웃으며 감사의 인사를 드렸다. '하느님 감사합니다'라고.


카지노 가입 쿠폰, 나의 큰 영광

공식적으로 부제가 되고 난 직후, 예물 봉헌 준비를 했다. 예물 봉헌 준비란, 미사의 중심인 성체성사를 위해 필요한 제구들을 제대 위에 배치하는 과정을 말한다. 배운 대로 적당한 간격과 속도로 첫 번째 예물 봉헌 준비를 잘하고 나니 마음이 뿌듯했다. 매일 반복하던 미사 예식 안에 나의 큰 역할이 생겼다는 것은 아주 보람찬 변화였다. 실수 없이 카지노 가입 쿠폰 미사를 마쳤다. 마지막에 모든 신자분들께 감사의 인사를 드리고 미사가 끝이 났다. 두 시간에 걸친 나의 카지노 가입 쿠폰 미사는 이렇게 끝이 났지만, 나의 부제직은 이제부터가 시작이었다. 일이 늘어난다는 건 책임이 늘어난다는 것이다. 나는 책임이 는다는 것에 대해 힘들게 생각하지 않았다. 하느님의 뜻을 이룬다는 마음으로 기쁘게 일을 하리라고 다짐했다. 카지노 가입 쿠폰은 나에게 큰 영광이었다. 앞으로 펼쳐질 부제로서의 일상이 더할 나위 없이 기대되었다.


이렇게 나의 잊을 수 없는 가을이 지나갔다.


이 이야기는 가정을 이루어 살고 있는 지금, 나에게 늘 하느님께서 함께하신다는 힘과 희망을 심어준다. 이 가을의 기억은 내 마음 속에 늘 살아있다.

이 글을 빌어, 나의 카지노 가입 쿠폰식을 함께 준비했던 모든 분들과 예식에 참석해 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싶다. 더불어 늘 기도로 동행해 주는 우리 가족에게도 사랑의 인사를 전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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