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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미사 Mar 05. 2025

[서른 즈음에 (4)] 무료 카지노 게임과 함께한 시간

성당의 아이들, 하모니를 위한 작은 걸음

"얘들아, 모두 모였니?너희는 우리성당의복사단이 되기 위해서 여기에 모였어.설명 잘 듣고, 질문 있으면 언제든해도 돼".


때는 2021년 7월,프랑스의 한 성당 안.

내가 프랑스에서의 부제서품을 앞둔 시점이었다.

햇볕이 나른하게 쬐는 토요일 오후에 스무 명가량의 프랑스 아이들이 '복사단'이 되기 위해 성당에 모였다.나는 아이들 중간에 서서 아이들에게 열심히 설명하고 있었다.

'성당'은 어떤 곳인지. 성당에서 하는 '미사'란 무엇인지.'복사단'의 역할이 무엇인지.


나를 둘러싼 아이들은 8살 무렵부터 14살 정도의 나이였고, 말로만 설명하기엔 어린 나이였다.

그래서 아이들의 이해를 돕고자,

실제로 미사를 준비하는 제의실에 함께 들어가서 미사 때 쓰는용품들을 직접 보여주었다.미사 때 쓰는 용품들은 '미사 제구'라고 불리는데, 하나 같이 밝은 금색으로 도금되어 있어 아이들에겐 그저 예쁜 도구들이었을 것이다. 아이들이 외치듯 말했다.


"와! 너무 예뻐요. 한번 만져봐도 돼요?"


나는 조심히 다뤄야 한다고 당부하고 아이들에게 하나씩 건네주었다.

아이들은 신기해하며 제구들을 만져보고 들어보며, 미사 때 신부님이 하는 동작을 따라 하기도 했다.

아이들의 질문은 점차 늘어났다.


"왜 신부님은 미사 때 두 팔을 벌리는 거예요?"

"왜 사람들은 미사 때 무릎을 꿇는 거예요?"

"왜 미사 때 돈을 내는 거예요?"

"왜 미사 때 여러 번 앉았다 일어났다 하는 거예요?"


아이들의 질문은 끝이 없었고, 나는 하나하나 다 답을 해주었다.

내 성격상 답을 해주지 않고 넘어가길 원치 않았기 때문에 최대한 모든 질문에 답을 해주었다. 아이들의 순수한 호기심을 느끼며 나도 내가 어렸을 때가 떠올랐다.

초등학교 때 성당에서 무료 카지노 게임를 서던 나의 모습.

처음으로 신부님을 가까이에서 보고, 내 삶의 첫 꿈을 가졌던 나의 모습이 떠올랐다.

그런 내가 어느덧 수도원에 들어와 일련의 과정을 거치고 부제서품을 앞두고 있다는 사실에 보람과 기쁨이 느껴졌다. 복사단 교육을 받겠다고 성당에 온 이 순수한 아이들의 호기심을 가득 채워주고 싶은 마음에 나는 교육시간이 예정보다 더 길어지고 있는지도 모르고, 아이들과의 시간에 집중했다.나는 이런 복사단 교육을 한 달에 한 번씩 주기적으로 했다. 그 결과 성당의 복사단 아이들은 점점 더 늘었고, 이 아이들이 미사에 와서 복사를 설 때마다 대견하게 느껴졌다.


내 마음에 소중한무료 카지노 게임 아이들

'복사'란 미사 때 신부님 곁에서 신부님을 도와주는 사람을 말한다. 미사 준비부터 초를 켜고 끄는 일, 행렬 시에 십자가나 초를 드는 일, 향을 피우고 향을 치는 일,여러 미사 제구들을 옮기고, 중요한 순간에 종을 치는 일을 도맡아 한다. 미사가 물 흐르듯 문제없이 진행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이다. 물론, 어린아이들이라서 움직여야 하는 타이밍을 잊어버리거나, 잠깐 다른 생각을 하다가 역할을 놓치는 경우도 있지만, 나는 아이들이 '도움이 되고자 하는 마음'으로미사에 함께하고 있음에 매번 큰 기쁨을 느꼈다. 성당마다 다르겠지만 내가 지냈던 프랑스 성당의 대부분의 복사단 아이들은 미사 중 지루함을 느끼는 아이들이 복사가 되고 싶어 했다. 이런 아이들이 복사단 교육을 통해 왜 미사 중에 침묵을 지키고, 어떠한 이유로여러 가지 규칙들이 존재하는지를 알게 되면서, 행동이 달라지게 된다. 아이들의 변화를 직접 눈으로 보면서, 나는 가르쳤던 사람의 입장으로서 기쁘지 않을 수 없었다.후에 내가 부제서품, 사제서품을 받고 나서도 나는 계속 우리 성당의 복사단 아이들과 함께 했다. 주기적으로 교육 시간을 갖고, 친교의 시간, 성지순례도 함께 했다.


무료 카지노 게임 교육, 하모니를 위한 작은 걸음

봉사하는 사람의 마음은 소중하다. 나만을 생각하지 않고 나 외에 다른 사람들 생각할 줄 알고, 도와주고자 하는 행동을 직접 몸으로 실천하기 때문이다. 나는 복사단 아이들을 생각하면, 미사 중에 신부님을 도와주듯이, 아이들 각자 일상의 삶 속에서도 스스로만 생각하지 말고 함께 도우며 살아갔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복사단 교육은 단순히 '역할'을 알려주는 주입식 교육이 아니었다. 어떻게 각기 다른 사람들이 조화롭게 하모니를 이루어 낼 수 있을까를 함께 고민하는 작업이었다. 입장행렬을 할 때도 '하나.. 둘.. 하나.. 둘..' 하며, 천천히 발을 맞추어 연습한다. 무릎을 꿇을 때도 모든 복사단이 합을 맞춰 일렬로 동시에 무릎을 꿇는다. 마치 삶의 모습처럼 말이다. 우리 삶에도 조화로움이 필요하다. 가족의 구성원으로서 필요한 역할들, 직장에서의 역할들, 친구와 함께하며 부여되는 역할들 모두 개인과 공동체 간의 조화로움으로부터 비롯되는 것이다. 각자 개인의 역할이 모여 하나의 오케스트라, 하나의 하모니라는 열매를 맺는다. 누구나 삶에서 아름다운 오케스트라를 일구어내고자 한다.

나도 그렇다. 하느님 보시기에 좋은 하모니를 성당에서 복사단 아이들과 함께 이루고 싶었고, 그렇게 해 내었다고 생각한다. 사실, 프랑스에서 미사를 마치고 나면 가끔 신자분들이 나에게 와서 "오늘 복사 OOO이 미사 중에 헷갈려했어요", "OOO이 미사 중에 옆 복사와 떠들었어요"라고 말하며 우리 복사단의 실수를 알리기도 한다. 하지만 나는 우리 복사단 아이들의 이런 실수도 조화를 향한 시행착오이기에, 매번소중한 경험이라고 생각한다.


오늘날의 하모니

현재의 나는 새로운 가정 안에서 새 오케스트라를 구성하고 있다. 나 혼자서 이미지를 그려본다. 지휘자는 하느님이시고, 나와 내 아내 마틸다는 함께 다른 악기를 연주하고 있다. 나의 역할은 지휘자인 하느님의 뜻애 맞게 잘 따라 연주하는 것이고, 동시에 아내의 연주와도 하모니를 이루는 것이다.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조화'를 꿈꾸지만, 쉬운 일이 아니다. 진부해 보이는 일상도 쉬워 보이지만 궁극적으로는 하모니를 위해 서로를 맞춰가는 작업인 것이다. 몇 달 뒤, 소중한 아이가 태어난다. 우리 아이와도 새로운 하모니를 이루고자 한다. 하모니는 일이 아니라 운명이다. 운명처럼 다가온 사랑, 운명처럼 다가온 아이들, 운명처럼 다가온 모든 사건들과 함께 기쁘게 이 길을 걸어가고자 한다.


이 글을 빌어 나와 함께했던 모든 무료 카지노 게임 아이들과의 소중한 순간들을 기억한다. 그리고 더 오랫동안 함께 하지 못해 미안하다는 말과, 내 삶의 한 부분을 함께 해주 고맙다는 인사를 전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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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사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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