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편 추리소설
어? 진령군 얘기는 소장께서 들으신 것과 좀 다른 것 같다고요? 아니, 내지 사람인 소장께서 조선 왕실의 일을 대궐에 있던 나보다 더 잘 안다고 하시는 거요? 그냥 잠자코 들으세요, 소장. 아무튼 사설이 길었구려.
뭐, 따지고 보면 카지노 게임 추천 저하가 그리 되신 것도 다 당신 팔자 아니겠소. 저하의 친형님 되시던 아기씨는 항문도 없이 태어나 똥도 못 누다가 며칠 만에 세상을 떴다던데 말이오. 저 집안 팔자가 그런 게 내 탓이겠소, 아니면 소장 탓이겠소?
그걸 아니까 중전 마마께서도 카지노 게임 추천 따위를 불러다 금강산 1만 2천 개 봉우리 하나하나에 쌀과 쇠고기와 돈까지 바쳐 가며 치성을 드렸다잖소.
아니, 뭐요? 쇠고기가 아니라 무명이었다고요? 뭐, 아무튼 재물을 바친 건 사실이잖소. 헌데, 뭐한테 맞은 놈이 다른 뭐한테 성낸다는 소리, 소장께서도 들어보셨지요?
그런 식으로 외숙부께도 불똥이 떨어졌소.
그렇소. 제때 달려와 제대로 조치하지 못해 카지노 게임 추천 저하께서 그리 되신 거란 소리가 당시 그 자리에 계셨던 높으신 분들에게서 나온 거요. 째지도 않은 밤톨이 화로에서 팡―하며 튀어 나와 내 머리통에 맞은 기분이 들었다오.
그래요, 그래요. 책임 전가였단 말이오! 그런데 말이오, 소장! 전의도 아니고 전의‘보’에 불과한 외숙부께서 그런 날벼락을 맞으실 이유가 없잖소? 비유를 들자면 말이오, 소장의 높으신 분께서 잘못을 했는데 소장께서 대신 혼이 나는 격 아니겠소.
아, 미안하오. 촌부의 견문과 마음이 워낙 좁다보니 이런 때도 고작 이런 비유 밖에 떠올리지 못하오. 하지만 난 카지노 게임 추천, 세상이 원리원칙대로 돌아가는 걸 본 적이 없다오. 소장께선 어찌 생각하시오?
정말 그 말씀대로면, 댁 같은 분이 고작 이런 촌구석에서 이런 시답잖은 촌로의 말이나 들으며 허송할 이유가 없잖소.
역시 소장께서도 인정하시는구려.
그래요, 그런 거였소. 전의를 대신해 외숙부께서 질책을 당하기로 하신 거지. 물론 외숙부께서 그러기로 하신 건, 궐 밖에서도 밥줄이 안 끊기게 해주겠다고 약조를 받으셔서고요.
아, 전의가 아니면 누가 그런 약조를 외숙부께 하겠소? 황제 폐하가요? 지금은 많이 무뎌졌지만, 그때에는 눈치 하나로 밥을 먹고 살던 나였다오.
그렇소. 그 전의란 작자가 지키지도 않을 약속을 나불댄 걸 알았지. 뭐 이런 작자가 다 있나 싶어서 크게 화가 나더군. 아니, 그 이상을 느꼈다오.
뭐긴 뭐겠소! 나마저 외숙부와 쫓겨날 지경으로 몰아놓은 범인 놈 멱살이라도 잡고서 패죽이고 싶다는 생각이었지! 다음 달부터 뭘 먹고 사나 싶어 눈앞이 캄캄했으니….
당연하지요. 김홍륙이 범인이라는 발표는 났어요. 하지만 그건 아주 나중 일이었지. 게다가 아무도 상상도 못한 일이었고요. 감히 말이오! 어찌 이 조선 땅에서…. 하! 나라님이 자신을 귀양 보내신다는 이유로 거금을 들여 궁인들을 매수해 나라님을 시해할 생각을 한단 말이오?
사약 사발마저 ‘성은’이라며 받던 사람이 조선인이오, 소장! 당연히 그런 사건은 조선 왕조 500여 년간 있었던 적도 없고, 있을 수도 없는 일이었소! 그래서 공홍식이와 김종화가 법부에 잡혀갔단 얘기를 들었을 때, 거 뭐라던가?
아, 그렇소. 바로 그 ‘참고인 조사’라는 걸 법부에서 하려는 거라고 생각했소. 그래서 그 두 놈을 마음속에 오래 담아두지도 않았소. 나하곤 상관없다고 생각했으니까요. 그놈들이 그런 터무니없는 짓을 저질렀으리라는 생각은 상상도 하지 못했던 나는 카지노 게임 추천, 소장. 아, 거, 순사들이 “수사에 착수한다”고 하지요?
그래요, 그걸 하고 싶었다오. 아까 말하지 않았소? 나와 외숙부의 일자리를 하루아침에 날려버린 그놈의 면상에 주먹을 날리고 싶었다고 말이오! 얼마나 지났다고 그 말을 잊으셨소?
하지만 참 막막했소. 하루를 줄 테니 그 안에 모든 걸 정리하고 나가라는 지시를 외숙부와 함께 전의에게서 듣고 난 뒤였으니 카지노 게임 추천.
오늘날에는 덕수궁으로 불리는 경운궁이 그 당시에도 경복궁에 비하면 정말 누옥(陋屋)이었소만, 태의원의 일개 주사 따위는 물론이고 전의보조차 맘대로 돌아다닐 수 없었으니까 뭘 어찌 해보겠소. 고작 그 시간 안에 카지노 게임 추천.
뭐, 사토 영감 나리께서 막내 도련님의 권유로 심심파적삼아 읽으신다는 탐정소설 중에는 말이오. 탐정이 하루 만에 범인을 잡아내는 것도 있더군요. 하지만 소장께서 더 잘 아시겠지만 그게 어디 가능한 일이오?
그래요, 소장. 난 서양 사람이나 내지 사람이 쓴 거 뭐라더라?
그래요, 그래요, 그게 탐정소설이지! 아무튼 탐정소설에 나오는 사람이 아니란 카지노 게임 추천. 그 정도로 머리가 좋은 사람이었다면 아마 나도 총독부에서 여봐란듯이 일했겠지요. 조용히 살려 해도 사토 영감 나리의 아드님 같은 분이 함께 일하자며 삼고초려라도 하셨을 테니까요. 그래서 범인을 찾는 건 법부 사람들이 하게 냅두고, 내일부터 새 밥줄을 찾자는 생각만 하기로 했소.
그때 중년 내시 하나가 날 찾아왔소. 날 때부터 몸이 안 좋아 태의원을 자주 기웃거린 자인데, 야박하게 눈치를 주며 엉터리 처방도 하던 전의와 달리 성실하게 대해주시던 내 외숙부님께 많이 고마워하던 양반이었지.
그래요, 소장. 그런 거라오. 궁궐에서는 내시가 최고지. 고자가 된 대신에 부귀영화에 한결 수월하게 닿을 수 있으니 말이오. 또 양물이 없더라도 말이오, 결국 다 할 수 있는 거라오, 소장, 하하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