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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채주원 Feb 24. 2025

화火 (상): Bypassing이 카지노 게임 사이트인 나라라고요?

주재원 기록 9.


일을 하면서 잘 화를 내지 않는다. 일 뿐 아니라 인생 전체에서 화가 많이 사라졌다.

이십 대까지만 해도 부당해서 화나고, 일이 잘 풀리지 않아 화나고, 돈이 없어 화나고, 길 가다 뭐에 걸려 넘어져도 화나고.. 아무튼 화날 일이 참 많았는데 어느 순간부터인가 화를 잘 내지 않게 되었다. 아마 화가 아닌 감정들의 정의를 제대로 하는 연습을 하면서 화로 오인되어 되려 화로 디밸롭되던 감정들이 사라진 게 가장 큰 것 같고, 화를 내는 게 아마추어 같다는 생각, 그리고 화를 내어도 달라지지 않는다는 깨달음이 컸던 것 같다.

그래서 일 년에 화가 한번 나면 많이 나는 편이라 생각된 지 꽤 오래되었는데, 최근 오랜만에 화가 났다. 그것도 진심으로.

몇 개월 전, 법인 직원들 몇 명이 나를 bypassing 하고 CEO에게 직보를 한 경우가 몇 번 있었다. 영업디렉터로 부임한 지 얼마 되지 않았던 시점이라 새로운 체제에 적응을 못한 생각이 짧은 일부 인원의 실수라고 생각해 별 다른 말 없이 그냥 넘겼다. 그런데 지난주, 영업팀들 중 일부 영업팀장과 직원이 나를 건너뛰고 CEO에 영업 인센티브에 대해 강력한 컴플레인을 제기하였다.


영업 카지노 게임 사이트는 어떤 회사든 워낙 예민한 사안이라 주재원으로 파견 나온 뒤 sales forecast와 함께 가장 면밀하게 살펴 기획한 건이었고, 이에 대해 이미 기획 과정에서부터 각 영업 팀장들과 목표 세팅부터 인센티브 지급 기준에 대해 사전 논의하여 모두 동의함을 확인하고 12월경 본사 승인을 받아 1월부터 적용을 실시한 터였다. 작년보다 영업 실적 목표가 공격적으로 상승된 만큼 인센티브 금액이 전년 대비 적어지지 않게, 대부분 다 증가된 금액으로 책정되었다.


다만 전년까지 진행된 기존 인센티브 정책과 가장 다른 점이 있다면 하나는 인센티브 지급 목표와 기준에 대해 별 다른 설명 없이 CEO와 구 주주가 즉흥적으로 협의하여 사전 공지 없이 때때로 진행되던 지금까지의 패턴과 달리 연간 영업 목표를 기준으로 분기별 목표와 카지노 게임 사이트 지급 안에 대해 연초 '사전 공지'를 하고 운영한다는 것이었고, 또 하나는 out of control 요인으로 결정될 여지가 높은 실적 목표액은 아예 제외하고 그에 대한 카지노 게임 사이트 역시 지급하지 않는 것으로 결정것이었다. 후자는 이 법인이 인수합병 되기 전 회사의 창업주이자 구성원들을 오래 이끌어온 CEO의 의견을 따른결정이었다.


이번에 제기된 컴플레인은 두 번째 부분에 대한 것이었다. 목표액이 본인들 인센티브 지급 기준에서 제외된 것은 아무 말 없이, 그 목표가 달성되면 특별 인센티브를 제공해 달라는 것이었다. 사실 컴플레인 내용에 대해서도 할 말은 많지만 화가 날 사안은 아니었는데, 내가 화가 났던 건 그들이 컴플레인을 한 방식이었다.


나는 그간 신규 인센티브 정책을 도입하는 과정에서 각 영업팀장들에게 여러 번 정책 변화의 기조와 의미에 대해 설명했고, 변화된 인센티브 정책을 잘 살펴보고 의견이 있다면 언제든 허심탄회하게 말해달라는 얘기를 수없이 하였다. 정책이 실행되면 그때부턴 변경할 수 없다는 이야기도 했었다.

그런데 그때까지는 아무 얘기도 없다가 이제 와서야 특별 인센티브에 대한 기준이 없음을 알게 된 해당 팀장이 인센티브 정책에 대한 전권을 가진 나를 건너뛰고 CEO에게 다이렉트로 컴플레인을 한 것이다. 심지어 그때 내가 회사에 없던 것도 아니었다.본인들 방에서는 디렉터 방이더 가까웠을 텐데 어째서 CEO 방에 바로 들어갔을까?


그들이 컴플레인을 하고 난 뒤 CEO는 나를 따로 불러 카지노 게임 사이트를 추가 지급하라는 지시를 하였다. 다 정해져 이미 시행 중인 인센티브 지급액을 갑자기 변경하라는 것도 어이없는데, 컴플레인한 내용이나 방식, 그리고 그것을 전하는 CEO의 톤 앤 매너까지 다 최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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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로파견나온 이후 처음으로 CEO와 목소릴 높여 싸우듯 얘기했다. 그들이 컴플레인하는 부분이 얼마나 비논리적이고 타당성이 떨어지는지, 당신이 얘기한 기준을 이렇게 손바닥 뒤집듯 바꿔 카지노 게임 사이트 지급하라고 내게 탑-다운으로 얘기하는 게 말이 되는 일인지 쉼 없이 얘기하다가 마지막으로 이 얘기를 했다.

대체 저들은 나를 뭘로 보고, 당신은 나를 뭘로 보는 겁니까?


CEO는 이렇게 얘기했다. "브라질은 관계 중심이고, 사안마다 컨택해야 할 사람을 생각해 컨택하기보다 그냥 제일 높은 사람 혹은 제일 가깝다고 느끼는 사람에게 컨택한다. 아마 저 친구들은 영어를 못하는 데다가 너보다 나와 더 오래 일해서 관계가 깊으니 나한테 바로 온 것 같다. 이건 브라질의카지노 게임 사이트적 특징이고, 너는 한국인이라 잘 모르겠지만 브라질에 왔으니 브라질을 따라야 한다."


그 말에 더 눈이 돈 내가 말했다. "이게 지금 그냥 알만한 사람한테 컨택해서 inquiry 남기는 것과 같은 종류의 사안이냐? 내가 웬만한 건 여기 카지노 게임 사이트려니 이해하고 넘어가겠는데 이건 경우가 다르다. 내가 한국인이라 예의를 중시하고 브라질 문화를 받아들이지 못해서가 아니다. 이 회사에 몸 담기 전부터 외국계 글로벌 기업에서 일했고 지금껏 여러 다국가 다인종들과 일해봤지만, 회사 조직 하이라키와 시스템을 무시한 언행은동서고금 막론하고비즈니스 매너에 어긋나는 굉장히 무례하고 잘못된 행동이다. 그리고 당신들은 절대다수라서 내게 무조건적인 이해만 바라는데, 당신들은 나를 이해하려 노력한 적 있냐?"


머리끝까지 올라간 화와 올라간 목소리를 애써 낮추며 인센티브 지급 안 변경에 대해선 다시 검토해 보겠지만 내가 이 상황을 이해하거나 수용할 날은 오지 않을 것이라는 말을 남기며 방을 나왔다.


나는 화가 머리끝까지 났을 때 하는 행동이 있다. 하염없이 걷는 것이다.

한창 더운 한여름 낮이었는데 오피스 힐을 신은 채로 나와 한 30분은 그냥 걸었다.

생각을 안 하고 싶어도 머릿속은 끊임없이 생각을 연결하니 그냥 되는대로 두었다. 그리고 어떻게 할지 생각해 보았다.예전에는 화가 나면 화가 식을 때까지 감정의 노예처럼 굴었는데, 이제는 해결책을 찾아야 화가 식는다.



그리고 한참을 걷다가 마음을 굳혔고, 사무실에 다시 들어가 COO 방문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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