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신 일반고나 예고에 갔다면 자신감 뿜뿜하며 인서울 대학에 갔을 듯
중학교 때 수학 카지노 게임 사이트을 잘하는 편이었고역사나 사회 등 암기과목을 그다지 즐기지 않아서 나는 이과구나 생각했다. 뺑뺑이로동네 일반고 가기는 죽어도 싫고, 특목고를 간다면 외고보다는 과고가 더 적성에 잘 맞을 것 같았다. 지금은 영재고도 있고 카지노 게임 사이트도 있는데 약 30년 전 서울에서 이과계열로 특목고를 가려고 하면 서울카지노 게임 사이트와 한성카지노 게임 사이트가 옵션이었다.서울카지노 게임 사이트(혹은 설곽)가 더 좋은 학교라 그래서 원서를 넣었던 기억이 난다.
서울카지노 게임 사이트를 다니면서 좋았던 점들은 아래와 같다.
양질의 교육을 받은 느낌이었다.
대부분 훌륭한 선생님들이 있었고 대부분 훌륭한 학생들이 있었다.
시설과 환경도 훌륭했다.
특별한 노력을 하지 않아도 공부를 열심히 할 수밖에 없는 환경이었다.
고3 때인가는 주말에 좀 학원을 다니긴 했는데 그 이외에는 학원이나 독서실을 다닐 필요가 없었다.
똑똑하고 재미난 친구들을 만났다.
불량한 학생이 전혀 없었다 (아마 내가 제일 불량한 학생이었다).
기숙사 생활을 하니 매일 아침 학교 가는 것이 그리 힘들지 않았다.
기숙사에서 친구들이랑 놀 때 좀 재밌었다.
급식이 맛있었고 간식도 맛있었다.
급식 시간에 부모님들이 번갈아 가면서 봉사활동을 해주셔서 가끔 엄마나 언니가 학교에 오면 반갑고 좋았다.
탁구대가 있어서 방과 후에 탁구를 재미나게 열심히 쳤다.
테니스 코트가 있어서 체육 시간에 테니스를 배웠다.
학교가 대학로에 있어서 가끔 대학로에서 친구들과 놀면 아주 신나고 좋았다.
시간이 지나고 더 좋다고 느끼는 점은 고등학교 때 친구들이 다들 잘 되어서 기분이 좋고, 가끔 만나면 (혹은 멀리서라도 소식을 들으면) 좋은 자극이 된다. 고등학교 동문들을 보면 정말 훌륭하신 선후배님들이 많아서 자랑스럽고 항상 겸손하게 된다. 지금은 영국에서 사니까 동문 모임 같은 것을 갈 수가 없지만 잠시 회사 다니고 서울 살 때는 동문 모임도 가끔 갔었는데 그러면 또 참 반갑고 신나고 좋았었다. 지금까지도 설곽 동문들만 사용가능한온라인 커뮤니티(천년바위)를 나름 유용하게 잘 사용하고 있는 중이다.
서울카지노 게임 사이트를 다녀서 좋았던 점도 많았지만 안 좋았던 점도 많았다.
학교 들어가자마자 레벨 테스트 같은 걸 하고서 일정 점수가 안 되는 애들은 나머지 공부 같은 것도 시키고 재시험도 보게 했는데 나는 계속 재시험 대상자였어서 스트레스가 컸다.
중학교 내내 전교 1-3등 이외의 등수를 받은 적이 없었는데 갑자기 반에서 중간도 못하는 위치가 되어서 스트레스가 컸다.
국제 수학/과학 올림피아드 나가는 친구들을 보면서 나는 그렇게까지 수학 과학을 잘하는 사람은 아니구나, 나 같은 사람이 카지노 게임 사이트자가 되는 것이 맞는 걸까, 하고 너무 어릴 때 일찍 과학도의 길을 버렸다.
공부를 다들 그렇게까지 열심히 하는 것 같지는 않았는데 시험을 보면 시험은 나보다 잘 보는 수많은 친구들을 보면서 내가 그렇게 똑똑한 사람이 아니라는 생각을 너무 일찍 해버렸다.
동아리를 신청한다고 그냥 다 들어가는 게 아니라 오디션 같은 걸 봤었는데 다들 오디션 느낌이 그냥 얼굴 보는 것 같아서 여학생들 다수가 기분 나빠했던 기억이 있다.
남학생들이 자기네들끼리 모여서 여학생들 외모 평가를 하고 줄을 세운다는 얘기를 듣고 여학생들 모두가 광분하고 기분 나빠했던 기억이 있다.
선배와의 뭐시기 라면서 축제 비슷하게 뭔가 행사를 했었는데 선배들 한 무리가 다른 선배한테 가서 무례한 행동을 하고 오라는 벌칙 같은 걸 시켰는데, 그걸 하고서 머리를 세게 얻어맞은 기억이 있다. 나는 아프고 억울했는데 그들은 재밌다고 깔깔거리고 웃는 걸 보면서 인간의 잔인함을 느꼈다.
기숙사 생활을 처음 해보는데 위학년 언니들이 가끔 다 같이 불러내서 세워놓고 혼내는 것이 이상하고 짜증스러웠다.
아침에 새벽같이 일찍 기상음악에 다 같이 일어나서 밖에 나가서 국민체조 같은 것을 다 같이 했는데 그게 너무 싫었다.
교련 선생(님은 생략한다)이었나, 내가 수업 시간에 떠들었다는 이유였는지 뭔지 잘 기억이 나지 않는데 아무튼 엎드려뻗쳐 같은 걸 시키더니 손으로 엉덩이를 때리는 변태 새끼 같은 짓을 해서 아직까지 트라우마 같은 기분 더러운 기억이 남아있다.
기숙사 사감 선생(님은 또 생략한다) 중에 또 변태 같은 새끼 하나가 있었는데 여학생들 방에 들어와서는 옷장을 열어본다거나 가방을 열어보는 등 소름 끼치게 하는 짓들을 해서 스트레스받았다.
고3 때 야간자율학습할 때 독서실에서 가까이 앉았었던 옆반 친구가 자살을 했었다. 내가 가끔 별생각 없이 낙서 쪽지 같은 것을 줬던 것을 좋아했던지 자살할 때 가지고 있었던 성경책에 그 쪽지들이 있었다고 그반 담임 선생님이 나를 불러서는 나한테 친한 친구였냐고 물어봤다. 나는 전혀 친한 친구라고 생각한 적이 없었어서 당황스러웠고 미안했다. 친구의 죽음을 애도할 새 없이 공부나 열심히 하라는 선생님들의 반응과 그에 응하는 대부분의 학생들을 보면서 입시 앞에 상실되는 인간성을 느꼈다.
카지노 게임 사이트 가지 않았더라면 어땠을까? 일반고에 갔더라면 고등학교 때도 계속 전교 1-3등을 하면서 자신감이 뿜뿜하며 기초카지노 게임 사이트을 하려고 하거나 공대에 갔을지 모르겠다. 그러면 디자인과 교수가 아니라 자연대나 공대 교수가 되었을 수도 있고, 어쩌면엄청 대단한 여성 카지노 게임 사이트자같은 것이 되었을지도 모른다.일반고에 갔다면 다른 건 몰라도 대학은 아무튼 서울에 있는 대학에 갔을 것 같다. 그러면 서울에서 아주 화려하고 즐거운 대학 생활을 즐겼을 것 같다. 혹시 설곽이 아니라 예고에 갔다면 엄청난 예술가가 되었을 수도 있고, 어쩌면 결국엔 또 산업디자인과에 가서 지금과 비슷한 인생을 살았을 수도 있겠다. 일반고가 되었든 예고가 되었든 어디든 간에 설곽에서만큼 쭈글이처럼 느낄 일은 아무튼 없었을 것 같다. 언젠가 더 큰 세상을 만나 좌절할 수 있었을지언정, 적어도 대학을 갈 때까지는 나는 여전히 똑똑하고 훌륭한 학생이라는 마음으로 더 큰 꿈을 꿀 수 있지 않았을까 싶다. 아근데 또 생각해보니 일반고나 예고도 그 나름의 다른 스트레스들이 많았을 것 같다. 오히려 일반고나 예고에서 더 적응을 잘 못했을 수도 있었을 것 같고, 그러면 설곽에서도 하지 않은 자퇴를 하고 (우리때 내신 점수 불리함 이유로 1/3이 자퇴했었음) 검정고시를 보고 대학을 가는 일도 있었을지도 모르겠다. 그렇더라도 대학은 아무튼 인서울 어딘가에 갔을 것 같고 적당히 어디 취업을 했을 것도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