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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성경은 Mar 01. 2025

세계카지노 게임 하지 않았더라면

20대에 하지 않았다면 그 이후 아무튼 언젠가 한 번은 했을 것 같음

나는 왜 세계카지노 게임 했는가

시작이 언제, 어디에서, 누구에 의한 것이었는지는 정확히 기억이 나지 않는다. 설곽 3학년 때 친했던 친구 둘이 있었고, 대학은 다 다른 도시에 갔지만 (고려대, 포항공대, 카이스트) 대학교 때도 종종 만나서 놀았고, 사회생활을 하면서도 좋은 관계는 계속 유지가 되었었다.셋이서 놀고 있었던언젠가, 두 친구 중 한 명이세계카지노 게임 하자고 했고 나는 찬성한 1인이었다. 내가 네덜 석사 유학 준비를해놓고 9월 입학이 결정된 상태로 연초에 회사는 미리 그만두고 대학교 조교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영어 공부를 하고 수영 다니고 놀던 때, 우리는 세계 여행 계획을 짰다. 나는 석사 유학을 하다가 한 학기를 마치고휴학을 하기로 했고, 고대 의대 친구는인턴을 마치고 레지던트를 하기 전에 1년 쉬기로 했으며, 포항공대 친구는 박사 지원서를 내놓고서 기다리는 동안 여행을 하기로 했다. 셋이서 같이 세계카지노 게임 하면 재밌겠다,라는생각 이외에 별 다른 생각은 없었던 젊고 무모한20대였다.


세계카지노 게임 해서 좋았던 점

세계카지노 게임 해서 좋았던 점들은 다음과 같다.

여행을 계획하고 준비하는 동안 참 신나고 좋았었다. 어쩌면 여행 자체보다 준비하던 과정에서 더 설레고 좋았던 것도 같다.

여행하는 동안 신기하고 좋은 구경들을 많이 했다. 예를 들어 페루의 아마존, 에콰도르의 갈라파고스 군도, 인도의 다양한 도시들, 탄자니아 사파리 등등.

좋은 구경들만큼 어렵고 힘들고 무섭고 황당한 일들도 많았는데, 지나고 나니 다 좋은 추억들이다. 이를테면 아르헨티나에서 남아공으로 넘어갈 때였나 공항에서 비행기를 못 타게 해서 티켓을 날리기도 했고, 인도에서 카레 먹고 다 같이 설사병에 걸리기도 했으며, 남아공에서 걸어가는데 어느 남자가 목걸이를 손으로 확 채가기도 했다.

특히 탄자니아에서는 워크캠프를 신청했었는데 막 땡볕에 삽질을 하고, 파리가 100마리 있는 푸세식 화장실을 쓰고, 흙탕물 한 바가지에 세수하고 머리 감고 샤워하고 빨래까지 다 하고, 바닥에 매트리스만 깔아놓고 자는 등 극한의 경험을 하면서 문명의 고마움을 느꼈다.

사람 사는 게 어딜 가나 크게 다르지는 않구나, 피부색이 달라도, 언어가 달라도, 같은 인간으로서 공통점이 더 많구나,라는 걸 깨달았다.

지금은 전혀 갈 일이 없고, 앞으로도 갈 것 같지 않은 아시아와 남미, 아프리카의 나라들을 여행한 귀중한 경험이었다.

시간이 지나고서도, 특히 40대인 지금, 일은 많고, 체력은 점점 없어지고, 죽을병은 아니어도 잔잔하게 아픈 데는 늘어나고, 겁도 많아지니, 아주 젊고 건강하고 무서운 게 하나도 없었던 20대에 세계여행을 해놔서 다행이라 생각한다. 지금은 하고 싶어도 힘들어서 못할 것 같다. 나이 드니까 노는 게 너무 힘들다.


세계카지노 게임 해서 안 좋았던 점

세계카지노 게임 해서 안 좋았던 점들은 다음과 같다.

여행을 하면서 나 말고 두 명의 친구들이 좀 말다툼을 했고, 나는 중간에서 눈치 보고 불편한 시간들이 있었다.

긴 여행을 하면서 매일 같이 먹고 자고 일정을 정하는 등 의사 결정의 연속이다 보니 의견의 충돌이 있거나 그렇지 않으면 누군가는 별로 기분이 썩 좋지는 않은 상황이 이어지는 것이 그닥 유쾌하진 않았다.

여행의 막판에 가서는 (인도에서) 결국 셋이 따로 다니는 시간을 좀 가졌는데, 그때 포항공대 친구는 독일 남자친구를 만나서 같이 인도에 남는 결정을 하고, 계획한 여행은 다 끝났지만 한국에 같이 돌아가지 않았다. 그 이후로도 주욱 15년 이상 한국에 전혀 가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 그 부모님과 가족들 마음이 어떨까 싶다. 그 친구는 그리스에서 결혼식을 했고 나와 고대 친구는 결혼식도 갔었고, 여행 10주년 기념으로 그 친구네 방문도 했었지만, 지금은 연락이 끊겼다. 우리가 여행을 같이 하지 않았더라면, 우리가 인도에서 따로 다니지 않았더라면, 그랬다면 어쩌면 그 친구의 부모님은 하나뿐인 딸을 잃지 않았어도 되었고, 나도 지금까지도 그 친구랑 연락을 하고 지냈었을 수도 있다.

지금도 그 포항공대 친구를 생각하면 뭔가 짠하고 안타깝고 그런 게 있다. 물론 정작 본인은 굉장히 행복하게 잘 지내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제발 그러길 바란다. 각자 건강하게 잘 지내다 언젠가 웃으면서 다시 만나는 날이 있기를 바라고 있다.


세계카지노 게임 하지 않았더라면

세계카지노 게임 하지 않았더라면 대신 석사 유학 하는 동안 유럽 여행을 더 많이 했을 것 같다.세계여행을 하면서 한 학기 휴학을 해서 2년 반 만에 학위를 받았는데, 여행을 안 했다면 2년 만에 제때 졸업을 했겠지. 20대 때 세계여행을 하지 않았으면 내 성격과 취향과 호기심상 30대에 했을 것도 같다. 여건이 안되어서 30대에 못했다면 없는 체력을 끌어올려 40대에 했을지도 모르고, 40대에도 못했다면 죽기 전에 한 번은 해야 한다며 50대든 60대든 아무튼 언젠가는 했을 것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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