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라오 겐의 <가자, 어디에도 없었던 방법으로
"땅이 있고, 그 땅에 발을 딛고 서 있을 몸뚱이 하나만 있으면사람은 어떻게든 살아갈 수 있으니까."
이 한 줄로 시작되는 테라오 겐의 자전적 에세이 <가자, 어디에도 없었던 방법으로란 책은 코로나를 통과한 2020년대에 우리에게 다시금 몸뚱이 하나로 나아갈 수 있다는 착시를 안겨준다. 록카지노 게임 추천의 길을 접고 2003년 가전 스타트업 발뮤다를 세운 저자는 한국인 독자 앞에서도 거리낌 없이 기타를 내려놓은 두 손, 그리고 선풍기 바람처럼 부드럽지만 단단한 의지를 드러낸다. 어쩌면 번역가 남미혜님의 균형 잡힌 문장력 덕분일 지도 모른다.
책의 얼개는 비교적 단순하다. 불량소년 - 무명 뮤지션 - 파산 직전의 창업가 - 0에서 1을 증명한 경영자로 이어지는 궤적이다. 그렇게 여행, 실패와 시도, 창업기로 나눠서 기록하였다.
가능성은 언제나 나와 함께였다.
테라오 겐은 "나에게는 나의 가능성을 온전히 믿는 특별한 기술이 있다."고 고백카지노 게임 추천. 불가능을 논하기 전에 "아직 시도해보지 않은 방법"을 먼저 의심하라는 주문이다. 이 대목이 이 책을 관통하는 첫번째 메시지다. 스타트업 창업 교과서처럼 어떻게 자금을 조달하고 지분을 나눴는지를 보여주지는 않는다. 다만 독학으로 유체역할을 공부하다가 "학자나 나나 크게 다를 게 없다." 와 같은 결론을 내리는 그의 결단은 배짱과 무모함을 넘어 가능성을 사유화하게 된다.
카지노 게임 추천 보이는 기업
'음악과 사업의 정점이다.' 라는 애플, 버진, 파타고니아 같은 회사를 카지노 게임 추천 보이는 기업이라 부른다. 시장조사보다 하고 싶은 곡을 연주하는 충동이 먼저였다고 말한다. 디자인, 엔지니어링, 가격 전략 이전에 예술적 충동을 선명히 제시한 덕분에 일반적인 스타트업 회고록과 결이 확연히 달랐다. 선풍기 그린팬이 태어나는 과정도 리서치 문서가 아니라 리프(riff)와 같은 영감의 파편으로 기술되었다.
돈이야 언제든지 괜찮지
빈털터리 창업자를 위해 은행 대출을 끌어오고 6,000만 엔을 우선 조달한 모터회사 사장 마루야마의 일화는 이 이야기의 절정이다. '사회와의 접점'을 찾아 헤매던 저자가 불쑥 손을 내민 타인의 신뢰를 마주하게 된다. 책은 영웅담처럼 다뤄지는 게 아닌 당료 담론으로 방향을 바꾼다. 록카지노 게임 추천 시절 버틴 동료에 대한 후회와 장모님에게 빌린 300만 엔의 무게 등 인간관계의 상처와 온기가 뒤엉키며 독자를 현실로 끌어당긴다.
여행기로 번지는 파노라마
발뮤다의 성공기만 기대했다면, 독자는 중간중간 나타나는 장광설 같은 여행기에 피로감을 느낄 수 있다. 론자의 정전 하늘, 에스파냐 노을빛에 춤추던 제비, 누디스트 비치의 물보라 등은 창업가 자서전이라고 하기에는 과도하게 시적인 표현이다. 하지만 이 감각의 파노라마가 있었기에 바람의 질을 바꾸는 선풍기를 상상할 수 있었음을 깨닫게 된ㄷ . 서사와 수필, 경영 에세이가 자유롭게 교직된 구성은 다소 산만할 수 있다. 하지만 그만큼 저자의 내면 속 음표와 회로가 동시에 다가온다.
마치며
<가자, 어디에도 없었던 방법으로라는 책은 제품 개발 메뉴얼도, 성공 방정식도 아니다. 실패가 쌓여갈 때마다 '내가 이 세상과 맞지 않는 건 아닐까?' 라며 흔들리던 한 사람이 '예술처럼 사업하기' 라는 자기 언어를 찾아가는 탐색기에 가깝다. 창업을 꿈꾸는 사람들에게, 번아웃 끝에서 '아직 시도하지 않은 방법'을 찾고 싶어하는 직장인들에게 매력적인 책이다. 반대로 체크리스트로 정리되어 있는 경영 노하우를 기대했다면, 이 책은 고백록 정도에 부로가할 뿐이다.
인생은 디극 자처럼 굴곡이 생기기 마련이다. 하지만 '가능성은 언제나 나와 함께 카지노 게임 추천.' 라는 마음을 품고 싶은 사람이라면, 이 책은 실감날 정도로 응원이 된다. 고민 끝에 바람의 결을 바꾼 한 남자의 무모한 이야기가 독자 각자의 어디에도 없었던 방법을 향한 첫 걸음이 되어줄 것이다.
중고가가 꽤 비싸네요. 뭐 올리는 사람 마음이겠죠.
이 책을 읽고 싶지만 귀찮아 하시는 분들을 위해 아래는 짧게 요약한 내용입니다.
1 물결
테라오 겐은 17살에 어머니의 보험금으로 구매한 원 웨이 티켓 한 장을 쥐고 나리타 공항을 뜬다. 아버지는 "황야로 가라"며 등을 밀어 주었고, 그는 황혼이 깔린 활주로 불빛을 내려다 보며, "이건 틀림없이 어른이 되어 간다는 증거"카지노 게임 추천 들뜬 자의식을 느낀다.
첫 목적지는 마드리드였다. 하지만 스페인어 한마디도 못하는 그는 공항 안내방송조차 알아듣지 못한 채 한 시간 가까이 탑승구 옆에서 얼어붙어 있엇다. 그 뒤로 스페인과 프랑스, 이탈리아를 떠돌려 노숙을 하고, 접시닦이, 길거리 연주, 허풍 섞인 가라테 블랙벨트 알바까지 전전카지노 게임 추천. 벤치에서 자다 깡패들과 눈이 마주치기도 했지만, 그는 몸뚱이 하나와 발붙일 땅만 있으면 사람은 어떻게든 살아간다는 사실을 체득카지노 게임 추천.
잠을 잃어버리면 또 다른 방식이 생기고, 돈이 떨어지면 설거지 자리쯤은 언제나 있다. 그러다 보니 "나는 살아 있다." 는 실존적 자신감을 품게 되고, 이 여행이야 말로 "내가 있어야 할 자리"라는 깨달음에 도달카지노 게임 추천. 돌아올 날짜도 목적지도 없는 방랑은 이후에 예측 불가능을 삶의 상수로 받아들이는 그의 경영 철학의 씨앗이 된다.
2 물결
귀국 후에 그는 기타를 붙들었다. 중퇴한 고등학교 강당을 빌려 60여 명의 지인을 모아 콘서트를 열고, 스스로를 천재라 믿는다. 카지노 게임 추천만 현실은 달랐다. 레코드사 계약으로 월급을 받았으며 곧 끊겼으며, 그는 인정받기보다 하고 싶은 걸 택하겠다는 교훈을 바탕으로 독학으로 랩과 록 사운드를 파고 든다.
지인들을 설득하여 결성한 카지노 게임 추천 비치 파이터즈는 6개월 만에 멤버를 모아 1년 반가량 활동한다. 낮에는 파칭코 아르바이트를 밤에는 리허설과 자작시를 쓰고 10km 러닝으로 체력을 다지는 생활을 반복했다. 몸무게는 한 달 만에 10kg이 빠졌다. 스튜디오에선 연주보다 토론이 길어졌으며, 눈 앞이 밝아지는 듯한 순간을 찾아 조각처럼 소리를 맞춰 나가려 노력했다.
하지만 드러머가 "너의 소리를 따라갈 수 없어." 라고 말하며 탈퇴를 선언하고 카지노 게임 추천는 무너진다. 새로운 멤버를 구해보려 노력했으나 비치 파이터즈만의 사운드는 돌아오지 않았다. 그는 인생의 마지막 도전으로 여겨졌던 음악을 접게 된다. 연료가 다 타버린 무대 뒤편에 남은 것은 타인의 인정을 향한 갈망과 동시에 완전히 내것인 창작에 대한 집착이었다.
3 물결
음악이 꺼진 자리에 들어온 것은 제품으로 연주하는 새로운 무대였다. 결혼 뒤에 장모에게 빌린 300만 엔이 종잣돈이 되어 2003년 유한카지노 게임 추천 발뮤다 디자인이 탄생한다. 사원은 오직 본인 한 명. 사무실은 부부의 월세집이었다. 첫 제품 노트북 스탠드 X-BASE를 열 대만 찍어 팔았고, LED 스탠드까지 내놓으면서 연 매출이 수천만 엔으로 올라갔지만 곧 벽에 부딪힌다.
2007년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로 주문이 끊기자 그는 절망 대신 발명을 선택하며 선풍기 날개를 이중구조로 설계한다. 시제품은 기존 날개보다 네 배 넓은 바람을, 그것도 산들바람 같은 속도로 만들었따. 문제는 자금이었다. 정부지원금 심사에선 3만 5천 엔짜리 선풍기를 누가 사냐는 비웃음에 맞서다 탈락하였고 은행도 고개를 저었다. 하지만 모터 카지노 게임 추천 사장 마루야마가 "좋은 바람이군"이라는 한 마디와 함께 개발과 제조 6,000만 엔 대출을 승낙한다. 당시 그의 지갑엔 600엔 뿐이었다.
선풍기 그린펜 출시를 위하여 그는 전국을 돌며 카탈로그를 통신사와 가전 매장을 설득카지노 게임 추천. 돈이 없어 기차표를 빌려 타기도 했다. 롯폰기 미드타운의 가구 매장이 무상으로 신제품 발표회를 열어 주겠다고 나서자, 그는 기자들을 불러 록 콘서트 같은 프레젠테이션을 준비카지노 게임 추천. 발표회 당일 새벽, 마루야마의 "나도 갈테니"라는 1분짜리 전화는 그의 심장을 다시 드럼처럼 울렸다.
그리고 그린펜은 히트했다. 2009년 4,500만 엔에 불과하던 매출은 2011년 8억 4천만엔, 2016년 50억 엔을 넘겼다. 그가 여행에서 얻은 생존 감각과 카지노 게임 추천에서 배운 합주 정신이 예술처럼 사업하기라는 방식으로 사업의 결마저 바꿔 놓은 것이다.
그는 독자에게 한 마디를 남긴다. "아직 시도카지노 게임 추천 않은 방법이 있다면, 그것은 곧 당신 몫의 가능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