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0월 27일(일)
오후 2시
갑작스레 척추(경추) MRI를 찍게 됐다.
MRI 속으로 익숙하게 빨려 들어간다.
지난 수요일부터 자고 일어나면 손이 저렸다.
평소 혈액순환이 좋은 편은 아니었고
손가락을 쥐었다 펴기를 반복하면 금세 나아졌기에 크게 신경 쓰진 않았다.
신경과 J 교수님이 회진 중 신신당부했던 게 갑자기 뇌리에 스쳤지만...
"척수염이 확산되면 하반신 전체는 물론 손과 시신경 까지도 마비될 수 있어요.
관련 증상이 있으면 즉각 얘기하세요.
스테로이드가 안 듣는 경우가 종종 있어요
이런 경우 빠르게 후속 조치로 넘어가야 해요."
믿기 싫었던 걸까.
별거 아닐 거라 의식적으로 무시했었다.
그러다 오늘 아침에 일어나니
저림이 평소보다 심했다.
시간이 지나도 손 끝이 아릿하며 온라인 카지노 게임와 같은 증상이 느껴졌다.
등줄기에 식은땀이 흘렀다.
병동 간호사님을 급히 호출해 자초지종을 설명했다.
곧바로 Y 교수님이 MRI 일정을 잡아줬다.
제발 별일 아니기를바라며...
MRI 기계의 거친 소음을 정신없이 견뎌낸다.
2024년 10월 28일(월)
오전 8시
재활의학과 Y 교수님이 회진을 왔다.
"신경과에 협진 요청해 뒀어요.
8시 40분에 갔다가바로 재활하러 오세요.
별일 아닐 테니너무 걱정 마세요."
상황이 너무 속전속결로 돌아가 오히려 불안하다.
스테로이드 온라인 카지노 게임 효과가 덜했던 걸까?
혹시 온라인 카지노 게임일까?
이런저런 걱정을 껴안고 온라인 카지노 게임로 내려간다.
오전 8시 40분
온라인 카지노 게임에 도착했다.
이른 아침임에도 제법 환자가 많다.
J 교수님의 진료실에 첫 번째 순서로들어간다.
"다이아님, 많이 놀라셨죠?
일단 MRI 보면서 얘기하시죠.
이게 처음 발견된 염증이에요.
보시면... 이 염증 말고 다른 건 없죠?
다행히 스테로이드가 안 듣거나 재발한 건 아닌 것 같아요."
아아...!
더 최악까지는 가지 않는구나!
안도의 한숨을 내쉰다.
그런데 내 손은 왜 저렸던 거지?
"제가 정형외과 전문의는 아니지만...
여기 보시면 약간 일자목이세요.
일자목으로 손 저림이 오기도 해요.
아니면 손목터널증후군일 수도 있겠어요.
스마트폰을 많이 하면생기기도 하고요.
최근에 재활치료 하시면서 손목에 무리가 가셨을 수도 있어요."
안도감이 흘러 내려가자
민망함이 고개를 든다.
생각해 보니 나 입원하고 스마트폰을 아주 쥐고 살았구나!
아니, 휠체어 트랜스퍼를 연습하며 손목과 팔에도 무리가 갔을 거야.
"그리고요추 쪽 염증이약간 옅어진 거 같기도 해요.
이 부분은 영상의학과 판독이 있어야겠지만 전반적으로 좋은 신호예요."
으아!
브라보!
만세!
희망에 가득 차 진료실 밖으로 나온다.
죽으라는 법은 없구나!
너무 다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