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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헌주 Apr 16. 2025

등대

시와 단상



바다와 가장 가까이 닿은 육지의 끝

그 육지에서 어두운 밤바다에 보내는

여리고 연약한 연민의 촛대 하나


어느 해안 절벽 외진 구석에

외로이 홀로 선 망부석처럼


하얀 치마 곱게 차려입고

저 먼 바다만을 향하여 발돋움하다

흰 갈매기 화관 머리에 얹고

영원히 돌이 되어버린 고독한 여인의 석상


칠흑같은 밤바다에 홀로 빛나며

외로이 떠 있는 나그네에게 보내는

최초의 손길


기약 없이 보낸 누군가를

기약 없이 기다리고만 있는





항상 같은 자리에서 기다리고만 있는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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