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와 단상
바다와 가장 가까이 닿은 육지의 끝
그 육지에서 어두운 밤바다에 보내는
여리고 연약한 연민의 촛대 하나
어느 해안 절벽 외진 구석에
외로이 홀로 선 망부석처럼
하얀 치마 곱게 차려입고
저 먼 바다만을 향하여 발돋움하다
흰 갈매기 화관 머리에 얹고
영원히 돌이 되어버린 고독한 여인의 석상
칠흑같은 밤바다에 홀로 빛나며
외로이 떠 있는 나그네에게 보내는
최초의 손길
기약 없이 보낸 누군가를
기약 없이 기다리고만 있는
항상 같은 자리에서 기다리고만 있는 사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