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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소 Feb 21. 2025

동생은 천원짜리 카지노 게임 사이트, 나는 200원짜리 요구르트

“엄마, 우리 어렸을 때 왜 나는 200원짜리 요구르트 사주고 선우는 천 원짜리 카지노 게임 사이트 사줬어?”


그동안은 엄마가 속상할까 봐, 상처받을까 봐 묻지 못했던 말. 30여 년 만에 나름의 용기를 내어 물었다. 엄마의 대답은 나의 용기에 비하면 정말 간단하고 빨랐다.


“글쎄, 모르겠다. 돈이 없어서 그랬겠지 뭐.”

“그럼, 둘 다 카지노 게임 사이트 먹어야 하는 거 아니야?”

“그런 걸 어떻게 다 기억하니.”


눈을 피하고 어색하게 웃으며 대충 얼버무리는 엄마의 모습에 조금 기분이 이상했다. 나는 서운한 걸까? 속상한 걸까? 아니면 결국 엄마를 속상하게 한 게 미안한 걸까?


나는 더 묻고 싶었다. 정말 돈 때문이었는지, 아니면 그때 엄마의 마음이 어땠는지. 하지만 엄마는 더 이상 이 이야기를 하고 싶지 않은 듯했다. 나는 결국 고개를 끄덕이며 다른 이야기를 시작했다.


엄마와 이야기를 하다 보니 초록색 우유 배달 가방이 걸려있던 우리 집 까만 대문이 생각난다. 우유를 먹지 않는 나와 동생을 위해 엄마는 우유 대신 카지노 게임 사이트를 배달시켰었다. 빨대를 콕 찍어 먹으면 금세 사라져 버리는 200원짜리 카지노 게임 사이트.



노란 유니폼과 모자를 쓴 요구르트 아주머니가 우리 집에 왔다. 뽀얀 크림에 빨갛고 부드러운 딸기가 들어있는 카지노 게임 사이트를 가지고 오는 ‘좋은’ 사람이다. 하지만 동시에 나를 ‘나쁜’ 아이로 만드는 사람이다.

“카지노 게임 사이트 하나 주세요.”


또 하나다. 엄마는 카지노 게임 사이트를 항상 하나만 산다. 나도 카지노 게임 사이트 좋아하는데, 맨날 선우만 사준다. 그래서 오늘도 나는 아픈 동생을 위하는 엄마를 이해하지 못하는 나쁜 아이가 된다. 아픈 동생을 샘내는 나쁜 누나가 된다.


내 손에는 하얀 빨대가 꽂힌 요구르트가 들려있다. 선우는 ‘아’ 하고 입을 벌리고 앉아 있다. 엄마는 작고 하얀 플라스틱 스푼으로 카지노 게임 사이트를 떠서 선우의 입에 넣어주고 있다. 선우의 입가에 묻은 뽀얀 크림이 얄밉다.


왜 맨날 나만 요구르트 먹고 선우는 카지노 게임 사이트를 먹지? 왜 맨날 나는 혼자 먹고 선우는 엄마가 먹여주는 거지?


나도 엄마한테 카지노 게임 사이트를 먹고 싶다고, 사 달라고 말하고 싶다. 하지만 그러면 안 된다. 왠지 그렇게 말하면 안 될 것 같다. 내가 그렇게 떼를 쓰면 엄마가 속상할 것 같다.



7살 무렵의 나는 동생이 아프다는 것을 알았다. 하지만 자폐증이라는 것을 정확히 알고 엄마와 동생을 배려하기에는 너무 어렸다. 카지노 게임 사이트가 뭐라고. 그게 뭐라고. 곧 마흔을 바라보는 지금까지 그 시절의 시큼한 요구르트 맛을 잊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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