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력서를 보낸 지 며칠 지나지 않아 형식적인 이메일을 받았다. 이력서 검증은 끝났으니 온라인 면접을 제출하라는 이메일이었다. 수없이 많이 했던 과정이지만 한계에 다다른 나에게는 며칠의 고민의 시간이 필요했다.
그렇게 시간은 흘렀고, 제출 마감을 몇 시간 남기고 겨우 마음을 다잡은 뒤 영상을 제출했다. 긴장감과 허탈함이 섞인 채 한동안 앉아있던 나는 애써 기대를 누르며 침대로 향했다. 그렇게 또 일주일이 흐른 뒤 최종 면접을 보라는 이메일이 날아왔다.
”이번엔 붙을까..? “, “또 실수하면 어쩌지..?” 여러 생각이 복잡한 상태에서 날짜를 확인하니 바로 3일 뒤. 급하게 회사 정보를 수집하고 쌓아뒀던 면접 질문들을 다시 확인했다. 호주판 블라인드를 검색하니 의외로 면접이 어렵지 않다는 평이 꽤 있어서 자신감도 조금 생겨났다.
그렇게 면접 당일, 처음 면접은 HR과의 인성면접, 그다음 면접은 같이 일할 매니저와의 일대일 면접, 그리고 마지막은 다른 지원자들과 같이 하는 그룹면접이었다. 며칠사이 닳도록 읽고 외운 질문지에 긴장보다는 빨리 해치워버리고 싶은 마음이 컸다.
첫 번째 면접은 생각보다 순조롭게 흘러갔다. 다들 친절했고, 말이 끊길 때에도 눈치를 주기보단 기다려두려고 하는 것이 느껴졌다. 계속 그렇게만 흘러가기를 빌며 다음 면접을 기다렸다.
그러나 행운의 여신이 내 손을 놓은 듯 첫 번째 질문부터 눈앞이 캄캄했다. 분명 아는 답인데 호흡이 빨라지고, 머리가 핑 돌았다. 침착하려 애쓰며 답을 했지만, 매니저의 표정이 그리 좋지 않았다. 그 후의 질문들도 반 정도는 만족스럽지 않은 듯했다. 그렇게 두 번째 면접이 끝나버렸다.
이미 망한 것 같은 이 면접을 계속해야 하나라고 묻는 목소리가 나를 사로잡던 그때 세 번째 면접 알림이 울렸다. 이왕 이렇게 된 거 맘 가는 대로 해보기로 하고 그룹면접을 시작했다. 질문들은 꽤나 쉬웠고, 답을 하기보단 토론 과정이 더 중요해 보였다.
기대가 없다 보니 부담도 없었고, 그냥 동기들과 얘기하는 것처럼 자연스레 수다를 떨었다. 중간중간 너무 격식이 없는 것 아닌지 걱정도 됐지만, 어차피 떨어진 마당에 굳이 신경 쓰고 싶지 않았다.
그런데 웬걸 그로부터 일주일 후 합격 이메일과 함께 추천인 두 명을 지정하라고 연락이 왔다. 믿기 힘든 현실에 두세 번 카지노 게임 사이트 읽어봐도 결과는 합격이었다. 자신감 있고 열정적인 태도가 인상 깊었단다. 생애 처음 들어보는 공식적인 칭찬에 몸 둘 바를 몰랐다.
입사 일까지는 몇 달이 남아있었지만, 기쁜 마음은 기다릴 줄 모르고 날뛰었다. 드디어 해냈다는 안도감과 실수를 모면하기 위해서는 배로 노력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처음 회사에 나갈 날만을 기다리며 행복한 나날을 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