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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리뇨 Apr 22. 2025

마침) "카지노 게임 추천 미" 보게 되면 탈덕해야지.

인기 많은 극이었으니 돌아오겠지.

내 뮤지컬 입덕 계기는 정작 관람을 못한 '카지노 게임 추천 미'였다. 그 공연을 보려다 뮤지컬 장르에 발을 들였으면서, 정작 '쓰릴 미'는 단 한 번을 못 봤다. 이건 안 될 말이다. 입덕 후 쓰릴 미는 두 차례나 더 올라왔었다. 다만, 실내 마스크까지 해제되기 전까지는 조심스러웠다. 그렇잖아도 생트집 잡히는 일이 하루에도 한 트럭인데, 어지간하면 몸 사려야겠다 생각했다. 그동안 올랐던 쓰릴 미를 모두 놓쳐야 했다. 실내마스크는 23년 1월 말이 되어서야 의무가 해제되었다.


갑자기 전세계를 휩쓴 질병 때문에 거의 3년 간 공연을 못 봤다. 돈, 시간, 체력의 삼 박자가 불협화음을 이루다보니 공연과는 멀어진 것도 있지만, 시작은 분명하게 우한폐렴이었다. 갑자기 혐오 조장하지 말라며, 병명이 코로나19로 바뀌었더랬지. 2023년에도 코로나19라니. 생산년도라도 붙여주는 건가. 어쨌든, 공무원이 전파자 됐다고 여론으로부터 받게 될 뭇매가 싫어 극도로 몸을 사렸다. 포장 음식은 뒷처리가 싫다는 이유로 식당에서 당당하게 혼밥하곤 했는데, 3년 간 식당에서 마스크 벗고 제대로 식사조차 못했다. 포장해 오거나, 굶거나, 간단하게 때우거나. 하기야 뭐, 다들 그랬겠지만. 바이러스 전파 초기에는 감염자 혐오가 특히 심했어서, 끽하다간 '우한이', '폐렴이'로 불릴 판이었다. 공연장에 갔던 게 감염 원인이 된다면, 잘 하면 옷도 벗길 분위기였다. 난 옮아도 직장에서 옮아야 참작되겠구나, 싶었다. 대만 사는 친구네로 놀러가기로 하고 잡아뒀던 두 번째 해외여행이 될 뻔했던 비행기 표마저 십 몇 만원의 수수료를 물고 취소해야 했다(월급의 1할에 가까웠다, 제기랄).


2020년부터 2022년까지는 백신을 안 맞으면 혼자서 식료품 구하러 가는 대형마트 출입마저 마스크를 쓰고도 금지 당했으니, 혼돈의 시대였다. 덕분에 내돈내산(월 회비 3만원 12개월이면 36만원인데, 내가 연 합산 36만원 어치의 만족감을 맛본 기억이 없다.)하고도 연장자 비위나 맞추는 뭣같은 회식이 없다는 것만은 맘에 들었다. 코시국이라회식도 없고 모임도 없을 건데 회비는 왜 걷냐는 게 중론이었다. 그게 3년 간 코시국이 가져다 준 유일하게 좋은 기억이다.


나도 신종 바이러스가 무서웠던 건 맞지만서도 백신패스는 그야말로광기로다, 싶었다. 당시 공무원 신분이었기에 정책에 대한 개인의 입장을 함부로 표출하면 안 된단 걸 알면서도, 백신 패스에 대한 반감을 대놓고 드러냈었다. 왜냐면, 도저히 상식적이지 않고 어이가 없었으니까. 백신 안 맞는 게 기본행위조차 통제당할 범죄야? 마트 가서 누가 입 열고 노래라도 불러?기본 구매행위마저 통제할 요량이면 전과자 패스 같은 거나 좀 만들지. 마트조차 못 가게 만드는 처벌이라면, 어느 누가 편하게 범죄를 저지르려 들까. 미접종자는 전과자보다도 사회에 위험인자였다. 감염원엔 국경의 문도 활짝 열어둘 만큼 호쾌했으면서, 생필품과 식료품을 사려는 무고한 시민에게는 일상의 문도 괴이하게 협소했다. 백신을 맞은 후 급성으로 아프거나 죽어나갔다는 주장은 많았지만, 백신의 부작용 사례는 0%에 수렴했으니, 가히 성공적이고도 훌륭한 정책이었다.


덕분에 3년간 공연을 끊었더니, 그 사이 상황이 여러 모로 변했다. 근무처 변경으로 한 시간 반 쯤이서울과는 멀어진거리에, 그새 훌쩍 오른 표 값에, 도저히 다시 공연을 잡을 엄두가 안 났다. 3년 간 물가는 또 어찌나 무섭게도 올랐는지. 기본김밥 3천원이던 게 4500원이 됐더라. 물론 물가는 3년간 12% 정도가 올랐을 뿐이라지만,그건 합산 물가일 뿐, 식료품이랑 생필품들이 50%가 더 올랐다고. 다이아몬드가 3년 간 가격이 안 변하면 뭐해. 당장 입에 쑤셔넣고 생활에서 쓸 물가가 천정부지인데. 뭔가를 집어드는 데 손이 다 떨렸다. 10년간 오른 공무원 임금도 물가상승률만못했다. 초봉보다 실질 월급은 더 적네. 사실상 삭감인데? 나 거지 중에서도 상거지로구나. 그런 거지가, 와중에 카지노 게임 추천 본다고? 너 돈 좀 있냐?주제파악을 했고, 이후론 카지노 게임 추천 못 봤다.


그런데 원치 않던 순간 원치 않은 방법으로 생이별했던 취미생활이라 그런가. 백수 되고, 대중교통으로 서울까지 한 시간 거리 쯤으로 돌아오니 못 보던 작품들이 즐비하다. 날 처음으로 회전문 돌게 만들었던 작품도 돌아와서 공연 예정이란다. 근데, 돈이 없다. 고졸 백수나 다름 없는 물경력이니 직업도 새로 구해야 하는데. 불경기라는데 2만 가지 직업 중에 날 받아들여줄 곳은 어디려나. 취업이 된다 쳐, 그럼 이젠 시간이 없겠지. 거지라서 그런가, 거지 같은 인생이다.


그래도 '쓰릴 미'는 볼 것이다. 그 전까진 휴덕이지 탈덕이 아니다. 쓰릴 미 공연은 맘에 들려나. 그동안 온갖 스포 다 밟았다. 공연 커뮤니티도 보고 싶을까봐 쳐다도 안 봤는데, 문득 내가 작성했던 후기가 궁금해서 들어가보니, 작성자가 나인 글도 찾기 어렵고, 커뮤니티 분위기는 내가 기억하던 그 공간이 아니더라. 살펴보니 다른 쪽에서 분리된 커뮤니티가 새로 만들어진 듯보이긴 했다만.


재미있어 보이는 새로운 극들이 그새 많이 올라온 듯했지만, 일단 외면했다. 난 돈 없고 체력 없는 백수 상태니까. 카지노 게임 추천 미가 돌아오기나 기다려야지. 그걸 보고나면 탈덕할 요량이다. 흐지부지 타의로 인한 탈덕은 싫다. 그게 휴덕의 종지부가 될지, 진정한 카지노 게임 추천으로서의종지부가 될진 모르겠지만, 뮤지컬은 이제 나에겐 유지하기엔 과하게 버거운 취미는 맞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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