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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oojin choi Apr 25. 2025

카지노 쿠폰 지키며, 카지노 쿠폰 돌아보며

상황 속에서의 나. “내가 자리한 위치에서 해야 할 일들을 마주할 때”

내가 맡은 자리에서 일을 할 경우에 종종 내 능력이 부족하거나 상황이 나에게 우호적이지 않을 때가 있다. 또는 그 두 가지가 겹치기도 한다. 돌이켜보면 힘들었던 순간에 내가 책임져야 할 부분을 더 책임질 수 있었고, 상황 탓 하거나 자책하기보다 나에게 도움이 되는 상황으로 바꿀 수 있었다. 최소한 어려운 상황에서 교훈을 얻고 성숙하는 기회로 삼을 수는 있다. 그런데 그 상황 속에 매몰되어 있을 때는 그런 사실을 잘 인지하지 못했다. 재미있는 사실은 나 자신이 책임을 회피하고 상황 탓 하는 것은 잘 안보이고 남이 그렇게 하는 것은 아주 잘 보인다는 것이다. 사람은 보고 싶은 것만 보고 안 보고 싶은 불편한 사실은 감추는 경향이 있으니까.

타인의 거울에 비친 나:“그 사람을 통해 본 나의 그림자”

내가 지금 재직하고 있는 학교에 처음 발령을 받았을 때 내 전임자를 만나게 되었다. 경제와 경영학을 가르치던 캐나다 국적의 강사였는데, 나는 그 사람이 최소한의 인수인계를 해 줄 것을 기대했다. 그런데 그 사람은 자기가 쓰던 교재를 말 그대로 툭 던지듯 내밀고는 ‘너 알아서 잘 하세요’ 라는 식으로 말하고 교무실을 나왔다. 학교에 정식으로 출근하기 전에는 그 교사가 자발적으로 학교를 나오면서 대체자가 필요했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알고 보니 해당 교사는 수업의 질과 학생들을 대하는 태도가 매우 불량하기로 소문이 자자한 사람이었고, 학교에서는 그를 대신할 사람으로 나를 데려온 거였다, 하긴 면접에서 전임자가 별로라 당신을 뽑는 거라는 말을 할 필요는 없었을 것이다. 아무튼 그 교사는 학교에 계속 남아있는 대신 학생들 영어 과목을 가르치기로 했다.

그 사람은 늘 피해 의식에 사로잡혀 있었고, 문제를 일으키는 일이 잦았다. 학교의 모든 관계자와 학생들은 그를 싫어했다. 사실 사람들이 그를 싫어하는 것이라기 보다는 그 사람 본인이 학교에 있는 사람들을 모두 적대시했다는 것이 사실에 가깝다. 그와 학교 사이의갈등을 아주 객관적인 제3자의 시선에서 바라본 나는 근본적인 잘못은 그에게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는 수업 준비도 제대로 안 하고 학생들에게 잘해 주지도 않았다. 그런 그가 자신을 돌아보지 않고 학교를 탓 하는 걸 보면서 피해 의식과 열등감이 본인과 옆에 있는 사람들을 얼마나 괴롭게 만들 수 있는 지를 느꼈다. 동시에 정작 나 자신은 그가 하는 실수들을 저지르면서 살지는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타인은 나 자신의 거울이라는 말이 있듯이. 어쩌면 그래도 ‘나는 그래도 저 사람보단 낫지’ 하면서 자신을 위로했던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그런 마음이 들 때마다 나 또한 책임에서 슬그머니 빠져나오고 있었던 건 아닐까.

나는 그와 다르지 않았다: “분노, 회피, 그리고 뒤늦은 후회”

나 역시도 예전에 있던 회사 또는 학교에서 힘든 일이 있을 때 특정한 상황 또는 사람들이 나에게 적대적이라고 생각했다. 누군가가 나의 능력에 대해서 의구심을 표하거나 내가 부족한 부분에 대해서 다그치면 크게 분노했다. 그리고 내 피해의식과 열등감 때문에 타인을 비난하거나 내가 할 수 있는 일에 대한 책임을 회피했다. 사실 내가 나 자신의 능력에 자신감이 있었으면 남들이 나에게 하는 말에 대해 그렇게까지 기분이 나빴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렇다고 해서 항상 남들이 나를 비난하거나 문제를 제기하는 것이 항상 내 문제였다는 것이 아니다. 누군가가 나에게 본인들이 져야 할 책임을 지우거나 내가 도저히 어쩔 수 없는 상황에 대한 책임을 묻는 경우가 있다. 일종의 가스라이팅. 이런 경우엔 담담하게 내가 할 말을 하면 된다. 자기 자신을 항상 탓하거나 자책할 필요는 없다. 만약 이런 경우에도 자신을 탓하거나 꾹꾹 눌러두는 것 역시도 자존감 부족의 문제라는 생각이 든다. 책임 밖의 일에 대해서도 책임져야 한다는 말을 들으면, 그걸 못 하는 나 자신을 탓하곤 했다.반대로 내가 책임져야 할 부분에 대해서 잘 하지 못할 때는 그 책임을 회피하거나 핑계거리를 찾느라 바빴다.

그리고 화가 쌓일 대로 쌓인 후에야 내 감정을 터뜨렸고, 그 결과 상대와의 관계는 카지노 쿠폰오기 어려운 수준까지 틀어졌다. 내 논리는 ‘내가 그래도 너보단 조금 낫거든? 너가 더 잘못 했잖아.’ 라는 식이었던 것 같다. 뭐 그 논리가 맞고 틀리고를 떠나서 나중에 남는건 아무것도 없었다. 그리고 나 자신이 내가 비난하는 사람들과 그리 다르지 않은 수준으로 전락했다.

결국 나도 카지노 쿠폰 싫어하는 방식으로 반응했고, 결과적으로 다르지 않은 사람이었다.

이제는, 책임과 존중 사이에서:“내가 나를 지킬 줄 아는 사람으로”

내가 경험에서 배운 건, 현실을 직시할 때 비로소 길이 보인다는 것이다. 나는 능력과 책임감이 나에게 대체 당한 그 강사보다 좋았기 때문에 그의 자리를 차지하고 여태까지 있을 수 있는 것이다. 또한 내 실력과 책임감이 부족했기 때문에 전에 있었던 직장과 학교에서 내가 원했던 만큼의 인정을 받지 못했던 것이다. 삶은 분명히 항상 편하지만은 않고 불편한 진실을 마주해야 할 때도 있다. 내가 해야 하는 부분 또는 내가 부족했던 부분에 대해서는 남 탓 하거나 뒷말 하지 말고 책임을 지려고 노력해야 하고 부당한 대우에 대해서는 자신을 탓하지 않고 나 자신을 지켜줄 줄 알아야 한다. 이 두 가지를 잘 구분할 때 나는 나 대로 실력이 늘고 그제야 나를 바라보는 시선도 달라졌다.

앞으로 나는 어떻게 이 균형을 유지하며 살아갈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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