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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기도집주인딸 Apr 28. 2025

기도 04

빛과 카지노 게임, 그리고 멜로디

2024.6.25

내 옆에 있는 사람 너머
굳게 닫힌 유리문 너머
곧게 내린 블라인드 틈 너머
먼지 하나 없이 깨끗한 창문 너머
바람에 몸을 일으켜 세우지 못하는 나뭇잎 너머
한 움큼 스쳐 움직이는 빛
갈피를 못 잡고 이리저리 헤매이는 듯 보이는 빛
그러나 내 눈을 사로잡는 빛

이 빛을 보러 온 것이 아니었는데
그저 내 발이 따르는 데로 갔을 뿐인데
빛이 있어버렸다.

그 빛에 눈을 고정한 채로 눈동자를 돌리니
카지노 게임가 날 바라본다.
시커멓게 타버린 카지노 게임
본당 십자가 밑, 빛 밑에서 날 바라보는 카지노 게임

그 순간 익숙한 멜로디가 귀에 꽂혔다.
'주님보다 앞서지 않고
겸손하게 주님의 말씀 기다리니'

빛과 카지노 게임, 그리고 멜로디가 있어버렸다.

당연하지만 낯선 그것이 있어버렸기에

난 이곳을 포기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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