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woodolee Apr 14. 2025

탐정 카지노 게임 19_62_카지노 게임의 기지와 덫

탐정 카지노 게임 19편 <검은 판사, 악의 분노

우거진 수풀 속에 오솔길이 있었다.


정금학이 걸음을 서둘렀다. 반면 카지노 게임은 조심스럽게 걸었다. 울창한 수풀 속이라 긴장감이 고조됐다.


기다란 좁은 길이 계속해서 펼쳐졌다. 쉬지 않고 굽이치는 길이라 먼 곳을 볼 수조차 없었다.


양옆은 수풀이었다. 수풀에서 누군가가 갑자기 튀어나올 것만 같았다.


안전을 보장할 수 없는 매우 위험한 상황이었다. 그래서 만약의 사태에 대비했다.


카지노 게임이 바지 주머니에서 스프레이를 꺼냈다. 특별히 주문한 초강력 스프레이였다.


저번에 사용한 스프레이는 검은 판사한테 효과가 없었다. 그래서 이번에는 더욱 강력한 스프레이를 준비했다.


사각사각 풀 밝는 소리와 툭 하며 가지 부러지는 소리가 연달아 들렸다.


길이 갈수록 음산해졌다. 짙은 그늘이 졌고 기분 나쁜 한기가 느껴졌다. 오싹할 정도였다.


“음!”


카지노 게임이 매의 눈으로 사방을 살폈다.


그렇게 둘이 음산하고 한적한 오솔길을 따라서 수풀 깊숙이 들어갔다.


5분 정도 걸었을 때 굽이치던 오솔길이 끝났다. 저 앞에 넓은 공터가 보였다.


공터를 확인한 카지노 게임이 고개를 끄떡이고 정금학에게 말했다.


“저기 보이는 공터에서 십자매를 기다리면 됩니다.”


“그렇네요. 그럼, 다 온 거네요.”


정금학이 말을 마치고 기쁜 표정을 지었다. 십자매 이모와 스승을 만날 수 있다는 생각에 기분을 들뜬 거 같았다.


잠시 후 카지노 게임과 정금학이 공터 앞에 도착했다. 공터는 음산한 오솔길과 달리 햇볕이 잘 드는 곳이었다.


“다행히 별일이 없었네요.”


정금학이 환하게 웃으며 말했다.


카지노 게임도 다행이라는 듯 미소를 지었다.


“이제 기다리죠.”


“네.”


둘이 십자매를 기다리기 시작했다.


공터는 축구장 반쪽 크기였다. 오솔길 맞은 편에 다른 오솔길이 있었다.


잠시 시간이 흘렀다.


둘이 공터에 모습을 드러냈지만, 십자매는 보이지 않았다.


“음, 이거 좀 이상한데 ….”


카지노 게임이 긴장감을 느낀 듯 양 입술에 침을 묻혔다.


상황이 자연스럽지 않았다. 십자매가 공터에서 둘을 기다릴 거 같았는데 그렇지 않았다. 분명 뭔가가 있었다. 그걸 확인해야 했다.


카지노 게임이 걸음을 옮겼다. 공터 한가운데로 걸어갔다. 그 뒤를 정금학이 따랐다.


정금학이 고개를 이리저리 돌렸다. 그렇게 이모를 찾았다.


그때! 맞은편 오솔길에서 풀 밟는 소리가 들렸다.



사각! 사각!



그 소리가 점점 커졌다. 보폭이 적은 게 여자 발소리였다.


카지노 게임이 그 소리를 듣고 걸음을 멈췄다.


30초 후 맞은편 오솔길에서 한 사람이 모습을 드러냈다.


카지노 게임이 두 눈을 크게 떴다. 정금학도 마찬가지였다.


모습을 드러낸 사람은 50대 중반 여인이었다. 하얀색 원피스를 입고 있었다.


중간 키에 통통한 몸매였다. 걸을 때마다 말총머리가 흔들거렸다. 살진 얼굴에서 푸근함과 인자함이 느껴졌다.


그 여인을 보고 정금학이 환하게 웃었다. 그녀가 크게 말했다.


“이모! 십자매 이모!”


여인의 정체는 십자매였다. 십자매가 조카를 보고 고개를 끄떡였다.


드디어 백미 노인을 모시는 십자매가 등장했다.


“왔군.”


카지노 게임이 십자매를 확인하고 들고 있던 스프레이를 바지 주머니에 도로 넣었다.


십자매가 소리 없이 환하게 웃었다. 그녀가 큰 목소리로 말했다.


“오랜만이구나, 금학아. 건강해 보여 다행이구나.”


십자매가 카지노 게임을 보고 말했다.


“카지노 게임 탐정, 처음 뵙겠습니다. 제 말대로 단둘이만 오셨나요?”


정금학이 카지노 게임 대신 답했다.


“네, 이모 말대로 단둘이만 여기로 왔어요. 다른 사람은 전혀 없어요.”


“그래, 그렇겠지.”


십자매가 말을 마치고 빙긋 웃었다.


그녀가 잘됐다는 표정을 지었다. 고개를 돌리며 사방을 살피기 시작했다. 정금학 말대로 다른 사람이 없는지 확인했다.


사방은 고요했다. 다른 이는 보이지 않았다.


“흐흐흐~!”


십자매가 기분 나쁜 웃음을 흘리기 시작했다. 그 웃음이 심상치 않았다. 인자한 웃음이 아니라 비열한 웃음이었다.


푸근했던 인상도 점차 무섭게 변하기 시작했다.


그 모습을 보고 카지노 게임이 고개를 끄떡였다. 전혀 동요하지 않았다. 그럴 줄 알았다는 표정이었다.


십자매가 한 손을 천천히 들었다. 손이 머리 위로 올라가자. 그때 타닥! 하는 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리기 시작했다.


“그렇군.”


카지노 게임이 인상을 찌푸렸다. 불길한 예감은 항상 들어맞기 마련이었다. 이건 생존 본능이었다.


공터를 둘러싼 수풀에서 장정들이 튀어나왔다. 모두 여섯이었다.


그들이 카지노 게임과 정금학을 에워쌌다.


장정은 모두 블랙맨이었다.


검은 모자와 검은 옷, 검은 장갑, 검은 신발을 신었다. 한 손에는 칼을 들고 있었다. 30cm 길이의 아주 날카로운 칼이었다. 검광이 눈부셨다.


모두 마스크는 쓰지 않았다. 정체를 감출 필요가 없다는 뜻이었다.


“아니, 이럴 수가!”


정금학이 블랙맨들을 보고 깜짝 놀랐다. 그녀가 급히 십자매를 바라봤다.


십자매가 아무런 말 없이 서 있었다.


정금학의 몸이 바들바들 떨리기 시작했다.


십자매에 대한 믿음이 산산조각이 나는 순간이었다.


여섯이 둘을 포위하는 형국이었다.


공터 한가운데에 카지노 게임과 정금학이 있었고 그 주위를 블랙맨들이 있었다.


블랙맨들이 한 발 한발 다가왔다.


상황이 아주 다급하게 돌아가기 시작했다.


카지노 게임이 블랙맨들을 보고 급히 생각했다.


‘… 저들은 검은 판사가 아니야. 딱 봐도 전문 킬러야. 살모사의 부하, 그 새끼들이 분명해.

우리를 여기에서 꼼짝없이 죽이려고 살모사 새끼들이 등장한 거야. 예상한 대로야.

결국, 십자매가 백미 노인과 정금학을 배신했어. 굳은 믿음의 대가가 배신이었군.’


“어떻게 이런 일이!!”


정금학이 점점 다가오는 블랙맨들을 보고 어쩔 줄 몰라 했다. 그녀가 급히 이모에게 말했다.


“이모! 이 사람들은 대체 뭐예요? 왜 칼을 들고 있어요?”


십자매가 고개를 돌렸다. 알면서 왜 묻냐는 식이었다. 그렇게 정금학의 시선을 외면했다.


십자매가 돌덩이처럼 굳은 목소리로 말했다.


“금학아, 미안하다. 나를 위해서 죽어줘야겠다. 정말 미안하다.”


“뭐, 뭐라고요?”


정금학이 그 말을 듣고 도저히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그녀와 십자매는 10년간 동고동락한 사이였다. 그간의 정이 물거품이 되고 말았다.


십자매가 말을 이었다.


“나도 살모사와 손을 잡았다. 살모사가 거부할 수 없는 제안을 했어. 그래서 어쩔 수 없었다.

미안하다. 여기에서 네 엄마의 뒤를 따라가라. 그게 네 운명이다. 운명은 … 거스를 수 없어. 10년간 늦춰졌을 뿐이야.”


“헉? 어떻게 그런 말을!!”


청천벽력같은 말이었다.


정금학이 그 말을 듣고 그 자리에 풀썩 주저앉고 말았다. 무릎이 나무젓가락처럼 꺾였다.


믿었던 이모 십자매가 그녀를 철저히 배신했다. 그녀뿐만 아니라 같이 온 카지노 게임까지 사지로 몰아넣었다.


커다란 어둠이 몰려오더니 삽시간에 둘을 덮쳤다.


구름이 해를 가리기 시작했다. 공터가 어두워졌다.


칼날이 어둠 속에서 번쩍거렸다. 짙은 어둠과 번쩍임이 공존하며 죽음을 암시했다.


한발 한발 살모사 새끼들이 점점 다가왔다.


카지노 게임이 정금학을 일으켰다. 그리고 다급한 목소리로 말했다.


“빨리 정신 차려요!”


“으으으~!”


정금학이 어금니를 꽉 깨물고 몸을 일으켰다. 그녀가 도저히 용서할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이모 십자매를 매섭게 노려보다가 크게 외쳤다.


“그럼, 스승님은 … 스승님은 어떻게 된 거예요?”


“…….”


십자매가 답을 하지 않았다. 대신 고개를 푹 숙였다. 백미 노인한테도 큰일이 생긴 게 분명했다.


발소리가 점점 크게 들렸다. 블랙맨들이 결국, 카지노 게임과 정금학 근처까지 왔다. 3m 앞이었다.


“흐흐흐, 발악해도 소용없다.”


“맞는 말이다. 여기에서 곱게 죽어야겠다.”


살기 어린 목소리들이 들렸다.


블랙맨 중 하나가 기쁨을 참을 수 없는 듯 크게 웃기 시작했다.


“하하하!”


그 웃음소리를 듣고 정금학이 소스라치게 놀랐다. 무척 익숙한 목소리였다.


크게 웃음을 터트린 블랙맨이 모자를 벗었다. 그러자 그의 얼굴이 확연히 드러났다.


한쪽 얼굴에 화상 자국이 선명했다. 반대쪽은 아주 깨끗했다.


그는 한쪽 얼굴에 커다란 화상을 입은 미남 이동호였다. 정금학의 전 애인이었다.


이동호가 번쩍이는 칼을 쳐들고 정금학을 노려보기 시작했다.


정금학은 다시 등장한 전 애인을 보고 입을 다물 수 없었다.


이동호가 정금학을 죽이려고 다시 등장했다. 그는 목에 붕대를 감고 있었다. 그 상처는 정금학의 작품이었다. 날카로운 메스에 베인 흔적이었다.


“흐흐흐~!”


이동호가 무척 즐거운 듯 웃음을 흘렸다. 그러다 입을 열었다. 아주 살벌한 목소리였다.


“이슬아, 다시 만났구나. 윤이슬 아니 정금학, 너는 오늘 이 자리에서 죽는다.

이번이 세 번째다. 두 번은 실패했지만, 세 번째는 어림도 없다. 여기에서 그 끝을 보겠다.”


“이동호! … 이 악마!”


정금학이 분을 참지 못하고 소리쳤다.


이동호가 말을 이었다.


“10년 전, 네 어미와 너를 죽이지 못해 어머니한테 아주 혼쭐이 났었다.

10년 후, 너를 죽이러 찾아갔다. 그런데 저 카지노 게임이라는 놈 때문에 실패했다. 그래서 카지노 게임도 죽어야 한다.

이제 내 숙원을 풀겠구나. 하하하!”


이동호의 통쾌한 웃음이 공터에서 울려 퍼졌다.


정금학의 얼굴이 붉어지기 시작했다. 두 주먹을 꼭 쥐었다. 원수 이동호를 보자, 분노가 탱천했다. 얼굴이 붉은 노을처럼 붉게 물들었다.


차분한 얼굴로 블랙맨들을 주시하던 카지노 게임이 가소롭다는 표정을 지었다. 그가 등에 멘 배낭을 내렸다.


지퍼를 열더니 안에서 뭔가를 꺼냈다. 그것은 방독면이었다. 방독면 하나를 정금학에게 건넸다.


“어서 쓰세요.”


“알겠습니다. 놈들한테 본때를 보여줘야 합니다.”


정금학이 방독면을 받더니 급히 썼다. 카지노 게임도 마찬가지였다. 둘이 방독면을 쓰자, 이 모습을 본 이동호가 깜짝 놀랐다. 그가 급히 외쳤다.


“쳐라! 둘 다 죽여!!”


“와아!”


우레와 같은 소리가 봇물 터지듯 터져 나왔다. 여섯이 칼을 높이 쳐들고 카지노 게임과 정금학을 향해 달려들었다.


그 모습을 십자매가 바라봤다. 그녀가 눈을 꼭 감았다.


카지노 게임이 서둘러 핸드폰을 꺼냈다. 1번을 꾹 길게 눌렀다. 1번은 즉시 출동이었다. 동료에게 지원을 요청했다.


“야아!!”


커다란 함성이 더 가까이 들리며 둘의 고막을 인정사정없이 때렸다.


절체절명의 위기였다.


순간! 카지노 게임의 눈이 번뜩였다. 오른쪽 바지 주머니에 뭔가를 잔뜩 꺼냈다. 그건 작은 캡슐이었다.


“이거나 먹어라!”


카지노 게임이 있는 힘껏 외치고 그 캡슐을 블랙맨들을 향해 내던졌다.


작은 캡슐이 블랙맨들 바로 앞에서 떨어졌다.



펑! 펑! 펑!



순간! 커다란 폭발음이 들렸다.



십여 개의 캡슐이 일제히 터지면서 새하얀 연기가 연막탄처럼 피어올랐다.


이윽고


“악!”


“이게 뭐야? 윽~!”


블랙맨들이 비명을 내질렀다. 커다란 고통을 참지 못하고 그 자리에서 자지러졌다. 눈, 코, 입 등 얼굴의 모든 구멍에서 침과 콧물, 눈물이 폭포수처럼 흘러나왔다.


카지노 게임이 던진 캡슐은 초강력 최루탄이었다. 하나의 위력도 대단한데 한 번에 캡슐 15개를 던져버렸다.


새하얀 연기가 블랙맨들의 호흡기와 안구에 들어갔다, 최루탄이 엄청난 효과를 발휘했다.


“아악!”


“제발 살려줘!!”


블랙맨들이 바닥에서 나뒹굴었다. 그 고통이 상상을 초월하는 거 같았다. 여섯 명이 바닥에서 정신없이 나뒹굴자 뽀얀 먼지가 사방에서 피어올랐다.


카지노 게임이 큰소리로 외쳤다.


“맛이 어떠냐? 최소한 30분은 고통 속에 뻗어 있을 거다.”


카지노 게임이 말을 마치고 걸음을 옮겼다. 정금학이 그 뒤를 따랐다.


둘은 특제 방독면을 썼다. 30분간은 최루탄에서 안전했다. 초강력 최루탄이라 일반 방독면으로는 그 독성을 막을 수 없었다.


둘이 저 앞에 보이는 십자매를 향해 뚜벅뚜벅 걸어갔다.


“헉!”


십자매가 그 모습을 보고 깜짝 놀랐다. 전혀 예상치 못한 반전이었다.


카지노 게임과 정금학을 모두 죽이려던 살모사의 계획이 완전히 틀어지고 말았다.


살모사의 계획은 다음과 같았다.


사사건건 일을 방해하는 카지노 게임과 라이벌의 딸 정금학을 으슥한 곳으로 유인해 죽이고 재빨리 빠져나가는 거였다.


하지만 그런 얕은수에 당할 탐정 카지노 게임이 아니었다. 카지노 게임은 만반의 준비를 하고 이곳에 왔다.


“제기랄! … 에~취!”


십자매가 재채기하기 시작했다. 초강력 최루가스가 바람을 타고 그녀에게 다가오고 있었다.


새하얀 연기가 점점 십자매로 향했다. 새하얀 가스에 노출되면 그 고통은 실로 끔찍했다. 상상을 초월할 정도였다.


십자매의 두 눈이 커다란 쟁반처럼 동그래졌다. 급히 뒤로 돌더니 냅다 달리기 시작했다. 허둥지둥거리는 모습이 안타까울 정도였다.


배신자의 말로는 언제나 정해져 있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