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4] 27 또 무료 카지노 게임 파트리아
파멸한 세계에서
“말도 안 돼. 저길 넘어가야 한다고? 그것도 혼자서? 그냥 차라리 죽여요. 아 그러면 살인이 되는 건가? 저기 넘어가다 죽으면 자연사고! 이 개자식이 그걸 노렸네, 노렸어. 저길 살아서 넘어간 사람 있긴 있는 거지? 아니, 그런데 보내려면 같이 가야 하는 거 아냐? 중간에 토끼는 걸 보니 떨어질 게 뻔해서 그런 거 아니냐고. 암튼 난 못 가. 소중한 내 몸 저런 데서 산산조각 나고 싶지 않다고. 그냥 여기서 깔끔하게 없앱시다. 그게 좋겠네.”
평생 조그만 동산도 못 보고 살았는데, 암벽으로 이루어진 웅장한 산을 보니 기가 막혔다. 봉우리마다 압도적인 크기의 암벽 덩어리가 날카롭게 솟구쳐 하늘을 위협하고 있었다. 비단 봉우리뿐만 아니었다. 산 중턱에도 돌덩이들이 마구잡이로 피어서 험준한 산새를 자랑하고 있었다. 붉은 낙엽이 소슬바람에 흔들리는 소리는 을씨년스러웠다. 저길 넘어간 이가 진정 있다면, 미친 게 분명했다.
“선택은 자유야. 우리 임무는 널 여기까지 안전하게 데리고 오는 거였고, 이제 이 시계를 채워 주는 것으로 끝이야. 여기 화면 보이지? 이게 알려 주는 방향으로만 가면 살아서 갈 수 있을걸?”
시끄러운 무료 카지노 게임를 끌고 온 우두머리가 일을 끝내 후련하다는 듯 말했다.
“안전하게? 짐짝 안에 숨어서 오느라 질식하는 줄 알았는데? 무료 카지노 게임에 와선 또 어떻구. 잠도 안 재우고 밤마다 이동시키질 않나. 똥차도 없어서 이 머나먼 곳까지 개처럼 끌고 오질 않나. 입술은 다 터지고 피부는 푸석하고 매일매일 근육통에 시달리는데! 씻지도 못해 꼬질꼬질해진 몸뚱어리에서 얼마나 퀴퀴한 냄새가 나는지 알아? 어우, 사람 몸이 아냐.”
“새끼, 엄살은. 앞으로 겪을 일이 저 무료 카지노 게임라면 이 정도는 먼지지. 그런 각오도 없이 이 일을 시작했어? 쯧. 하여간 이렇게 비실거려서 뭘 하겠냐.”
“아니, 내가 시작한 게 아니라니까? 나는 사건에 휘말린 거야. 정신을 차려 보니 여긴 거지. 어쩌다 보니 여기까지 온 일개 소시민이야. 위대하고 거창한 일을 할 만한 인재가 아니라니까?”
우두머리가 고개를 끄덕였다.
“확실히 그래 보여. 도대체 페르는 뭘 보고 이런 약골한테 막대한 임무를 준 건지. 쯧!”
“있지, 무료 카지노 게임 건 다 참겠는데, 나 걔 꼬붕 아니거든. 내가 걔 말을 따르는 그런 위치가 아니야. 돈 좀 있고 부릴 사람이 있어서 걔가 윗대가리 놀이를 하는 모양인데, 너네한테나 윗대가리고 난 아니라고.”
“걱정 마! 너 같은 새낀 꼬붕 시켜 주라 빌어도 안 시켜 줄 테니! 자, 우린 간다.”
우두머리가 말을 마치자 옆에 있던 남자가 작은 가방 하나를 무료 카지노 게임 발아래로 던졌다.
“비상식, 물, 간단한 의약품 챙겼다. 뭐, 손전등도 하나 넣었고. 그 파키오 정찰대 눈에 띄고 싶으면 그걸 휘두르고. 자진 신고하면 살려주지 않을까? 가다가 죽을 바엔 자진 신고가 낫지.”
가방을 던진 남자의 말에 두 남자가 동시에 키득거렸다.
“넘어가라는 거야. 말라는 거야. 아 그냥 이렇게 간다고? 진짜? 저기 넘어가면 뭐가 있는데? 최소한 알려는 줘야지. 그래야 가든 말든 할 거 아니냐고.”
“의래 마을.”
“의래?”
가뜩이나 큰 눈이 부담스럽게 부풀어 올랐다.
“거긴 아무나 받지 않아. 목숨 걸고 함께할 각오로 와도 붙여 줄까 말까인데. 여하튼 우린 간다. 강요하는 사람 아무도 없으니 알아서 선택해.”
남자들은 뒤돌아 왔던 길로 재빠르게 사라졌다. 무료 카지노 게임는 흙바닥에 벌렁 드러누웠다. 차가운 땅의 기운이 으스스 올라왔다. 바람에 굴러온 붉은 잎들이 무료 카지노 게임의 몸에 가로막혀 쌓였다. 바스락거리는 소리가 길을 막아 원망하는 수군거림처럼 들렸다. 무료 카지노 게임가 누워 있는 동안 시간은 어김없이 흘렀다. 흐르는 시간만큼 태양도, 구름도, 낙엽도 제 갈 길을 향해 갔다. 뿌리내린 것들은 흐르는 시간만큼 변하고 있었다. 눈으로는 보이지 않아도 미세하게 쉴 새 없이 움직이고 있을 터였다. 이제, 무료 카지노 게임가 떠날 차례였다.
자리를 털고 일어나자 낙엽들이 쏜살같이 떠나갔다.
‘하, 저기 어쨌든 사람들이 살고 있다 이거지. 사람은 많으면 많을수록 좋지. 전부 다 내 편으로 만들어 버리겠어. 의래라……. 그럼 어디, 루다에게 줄 선물을 한번 찾아볼까?’
발밑에 있는 가방을 들어 먼지를 툭툭 털어내고는 한쪽 어깨에 비스듬히 걸치고는 나무들이 울창한 숲 속으로 걸어 들어갔다. 이름 모를 풀과 나무들이 빽빽했다. 절로 실소가 나왔다.
‘풀 한 포기 자랄 수 없는 오염된 땅에 엄청난 산이 있군.’
숲길을 조금 들어가니 옛사람들이 놓은 계단이 보였다. 오랜 세월 누구도 밟은 적 없이 방치된 모습이었다.
‘저거 밟으면 부서지는 거 아냐.’
무료 카지노 게임는 조심스레 계단을 올랐다. 다행히 계단은 좀 더 쉽게 오르라고 만들어 둔 모양인지 부서진 대도 목숨이 위태로울 일은 없어 보였다. 단지, 이렇게 길고 긴 계단을 처음 오른 탓에 숨이 헐떡일 뿐이었다. 가쁜 숨을 쉴 때마다 진한 숲의 향이 들어왔다. 어디서도 맡아보지 못한 숲이 건네는 향은 신선하고 편했다. S시가 떠올랐다. 이어서 S시의 자랑인 빛의 돔이 생각났다. 그 안에 피어난 앙증맞은 꽃들을 보고 경이로워했던 게 우스워졌다.
‘약골 맞네. 이거 좀 올랐다고 숨이 차니.’
백구는 계단에 앉아 잠시 쉬었다. 계단 옆으로 손을 뻗으니 촉촉한 흙이 만져졌다. 이곳은 S시에서 아주 멀리 있었다. S시에 살았을 때는 땅 위에 오르더라도 늘 급히 셔틀을 타느라 주변을 자세히 본 기억이 없었다. 차 안에서 간혹 바깥을 본 적은 있지만 동트기 전에 출발해 해가 지면 돌아갔기에 주변은 늘 어두웠다. 가도 가도 평지만 있었던 걸 보면 이런 산이 보이지 않은 곳에 건설했나 보았다.
흙을 한 줌 움켜쥐었다 손을 펼쳤다. 손가락 사이로 흙이 빠져나가는 느낌이 꽤 좋았다. 멍청하게도 이제야 알겠다. S시에는 흙이 없었다. 씨앗 하나 들어갈 조그만 틈도 허락하지 않았다. 때때마다 콘크리트를 덮고 또 덮었다. 자리에서 일어나 손에 묻은 흙을 털고 다시 계단을 올랐다. 마지막 계단이었다. 정상 등반이 아닌 게 얼마나 다행인지 몰랐다. 저 계단 끝에서 산을 둘러가면 되는 모양이었다.
산속은 금세 추워졌다. 해가 중천을 넘어가자마자 급격히 기온이 떨어지는 것 같았다. 몹쓸 놈들이었다. 외투라도 주고 가지. 이미 한참을 올랐으니 부지런히 가야 했다. 잘못하다 해가 지면 얼어 죽기 딱 좋겠다.
힘껏 계단 끝에선백구는 이를 갈았다. 시계가 가리키는 방향을 보고 또 보았다. 시계를 풀어 흔들고 다시 차 보아도 가리키는 방향은 변함없었다. 아까 산 아래에서 본 덕지덕지 붙어 있던 돌덩이들이 눈앞에 펼쳐졌다. 계단 역할을 하는 무료 카지노 게임들이 암벽 옆으로 빙 둘러져 있었다. 무료 카지노 게임가 비좁은 것은 아니었다. 암벽 쪽에 바짝 붙어서 가면 어렵지 않게 저쪽으로 돌아갈 수 있을 것 같았다. 이론상.
백구는 머리를 흔들었다. 정신을 바짝 차려야 했다. 아래를 보지 말자, 했지만 눈이 있는 한 보일 수밖에 없었다. 후들거리는 다리를 한 발 내밀자 여지없이 발바닥이 쭉 미끄러지는 기분이었다. 어디선가 짐승 울음소리마저 들려 간담이 더 서늘해졌다. 심호흡을 하고 발에 힘을 주어 한 발 한 발 내디뎠다. 벽을 잡고 천천히 움직였다. 첫 번째 바위 끝에 다다르자 슬며시 앉았다. 아래 무료 카지노 게임로 내려가려고다리를 뻗으니발바닥이겨우 닿을 정도로 격차가 컸다. 온몸이 땀에 젖어한기가 돌았다. 양쪽 손으로 앉은 쪽 무료 카지노 게임를 짚고 몸을 살살 내렸다.
“으악!”
내려간 무료 카지노 게임 위에 엉덩방아를 찧고 말았다. 이런 식으로 열 계단은 더 가야 할 것 같았다. 기왕에 주저앉은 거 백구는 그대로 엉덩이로 기어 앞으로 나아갔다. 두 번째부터는 좀 더 요령이 생겨서 제대로 착지할 수 있었다. 요령이 생기자 시야가 넓어졌다. 아주 멀리 콘크리트로 덮인 평평한 땅이 보였다. 빛의 돔이라 불렀던 돔이 콩알만 한 걸 보니 멀긴 먼 것 같다. 돔을 제외하고 땅 위로 솟아난 것은 여전히 없었다. 사람들은 오늘도 스캔을 하러 갔을 것이다. 곧 성인이 될 아이들은 몇 달 뒤에 뽑힐 올해의 신부와 신랑이 되는 영광을 차지하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할 것이다. 그때의 자신처럼.
“아 나 싫은데, 페르디다 그 새끼한테 감사해야 하나?”
궁시렁거리며 다음 무료 카지노 게임로 내려가려 할 참이었다. 갑자기 시계 액정에 빨간 경고등이 켜졌다. 가야 할 곳은 화살표로, 현재 위치는 하얀 점으로 표시되어 있었는데 빨간색 점이 하얀 점 쪽으로 다가오는 것이 보였다. 젠장, 정찰대인가 보다. 이대로 있으면 꼼짝없이 덜미가 잡힐 것이었다. 하지만 숲 속도 아니고 다 드러나 있는 무료 카지노 게임 위에서 어찌 몸을 숨기나. 백구는 마음이 조급해졌다. 그래도 어디든 숨어야 했다. 납작 엎드려 아래쪽을 살폈다.
내려가는 방향 말고 바깥쪽 방향 바위 아래에 공간이 있어 보였다. 정확히는 지금 있는 바위와 그 아래 바위 사이에 사람이 누워 있을 만한 긴 틈이 있었다. 아래쪽 바위 안쪽으로 얼마나 들어갈 수 있을지는 모르겠으나 몸을 숨길만은 해 보였다. 이리저리 잴 시간이 없었다. 천운인지 바위 높이는 30센티 정도 되어 보였고 아래 바위는 바깥으로 더 나와 있었다. 충분히 내려갈 만했다. 아찔한 높이에 있다는 것 빼고는.
손에 차오른 땀을 옷에 벅벅 문지르고는 엎드렸다. 한 번에 해야 했다. 바위를 감싸듯 꽉 끌어안고 몸을 조금씩 조금씩 움직였다. 그렇게 아래로 내려가다 오른쪽 팔과 다리를 최대한 길게 뻗어 바위 안쪽을 꽉 끌어안았다. 한 번 두 번 숨을 쉬고는 안쪽으로 몸을 굴렸다. 안으로 들어가자마자 정찰기가 돌아다니는 소리가 들렸다. 입을 틀어막고 숨을 참았다. 정찰기는 주위를 몇 번 맴돌며 살폈지만 딱히 안쪽까지 세심하게 살피지는 않았다. 불행 중 다행이었으나아주 사라지기 전까지 안심하기는 일렀다. 무료 카지노 게임는 시계의 빨간 점이 완전히 사라질때까지 얌전히 누워서 기다렸다. 이윽고 붉은 점이 없어지자 저도 모르게긴숨을 토해 냈다.
“젠장, 나 싫은데 이번에는 날 버리고 간 새끼들에게 감사해야 해?”
어찌 되었든 시계가 있어서 몸은 숨겼는데 다시 나갈생각을 하니 눈앞이 캄캄했다.
“그래도 나가야지. 이곳에서 미라가 되기에는 너무 아까운 인물이지, 내가.”
백구는 얼굴을 내밀고 바깥을 살폈다. 이런 걸 전화위복이라 했던가. 바로 아래에 넓적 바위가 있었다. 그 바위에 내려가서 돌아 내려가는 길은 조금 더 수월해 보였다. 앉을 수 없는 탓에 몸을 굴려 내려가야 했지만 바위가 넓어 굴러 떨어질 것 같지는 않았다. 어디서 그런 용기가 나는지 이번에도 지체 없이 몸을 굴렸다. 아래로 떨어지자마자 한 바퀴 몸이 뱅그르 돌았다. 있는 힘껏 손을 뻗어 몸이 더 돌지 않도록 바위를 잡고 발끝을 세워 지탱했다. 손바닥이 쓸려 피가 났지만 몸은 더 구르지 않았다. 휴-
무료 카지노 게임가 피식거렸다. 비실비실 웃음이 새어 나왔다.몸을 일으켜 앉아 생각했다. 저길 넘어간 미친놈이 자기였다. 이제 이보다 더한 일도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내려가는 방향 아래쪽을 보았다. 마을이 있었다. 집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는 산골 마을이었다. 땅 위에 있는 집들,또 무료 카지노 게임 파트리아였다. 내려가는길은아까보다 한결 수월했다. 몇 개의 무료 카지노 게임를내려가니 아까 반대편에서 올라올 때처럼 계단이 나타났다. 무료 카지노 게임는 계단을 빠르게 내려갔다. 날이 어두워지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