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폐스펙트럼 아이와의 미래 준비하기 (2)
앨리스는 5세(만 3세)부터 공립단설유치원에 특수교육대상자 신분으로 다니기 시작했다. 처음 등원한 순간부터 지금까지 어느덧 2년의 시간이 흘렀다. 이번 장에서는 그동안의 앨리스의 유치원 생활을 되돌아보며 특수교육대상자로 공립유치원을 다니는 것의 장단점에 대해서 솔직하게 말해보고자 한다.
카지노 게임 사이트 공립유치원을 다니는 장점
1.학급당 학생 수가 적다.
사립유치원 및 전일제 학원(영어유치원, 놀이학교) 등의 꾸준한 인기와 급격한 출산율 하락이 맞물려서 요즘 공립유치원(단설 및 병설)의 학급당 인원수는 정원을 다 채우는 경우가 거의 없다. 앨리스가 다니고 있는 단설유치원의 경우에는 한 학급에 11명의 학생이 있다 (2024년 기준). 일반 사립유치원의 절반 이하 수준이다.
2.개별화교육계획(IEP)및 평가를 실시한다.
공식적으로 한 학기에 한 번씩 특수교육대상자의 교육 계획에 대한 회의와 상담을 진행한다. 회의는 학기 초에 진행되며 특수교사가 아이의 발달 수준을 면밀하게 점검하여 부족한 부분을 보강할 수 있는 개별화 계획을 만들고 학부모와 공유한다. 학기말에는 특수교사가 아이의 발달 수준을 다시 점검하고 학기 초에 세웠던 계획이 어느 정도 수행이 되었는지를 상세하게 평가한 결과표로 제공한다. 이렇게 모든 발달영역에 대하여 자세한 평가를 받으려면 비용도 비용이지만 수개월간의 관찰을 통해 아이의 성장지표를 정리한 보고서를 제공해 주는 곳은 애초에 거의 없다. 그래서 매 학기마다 개별화 회의를 진행한다는 것은 특수교육대상자가 가지고 있는 엄청난 혜택이라고 볼 수 있다.
3.특수교육대상자를 담당하는 교사가 많다.
통합학급 담임 이외에도 특수교사와 특수실무사, 특수 방과후교사가 있어서 아이의 문제 행동에 비교적 빠른 대처가 가능하다.
카지노 게임 사이트 공립유치원을 다니는 것의 한계점
1. 학급당 학생 수가 비교적 적은 것은 사실이나 지원이 충분하지는 않다.
특수학급이 있는 국공립 유치원은 다른 유치원이나 학원과 비교해 보았을 때 학급당 학생 수가 적은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하지만 여전히 지원은 충분하지 않다. 유치원의 경우 특수교사 1명당 4명의 특수교육대상자가 정원이다. (실제로는 그보다 인원수가 조금 많아도 특수교사가 더 배치되지는 않는다. 앨리스의 유치원은 한 명의 특수교사가 5명의 특수교육대상자를 담당하고 있다.) 그런데 특수교육대상자는 여러 학급에 소속되어 있어서특수교사도 여러 학급을 옮겨 다녀야 한다.따라서 특정 특수교육대상자가 돌발 행동을 하더라도 이를 100 퍼센트 방지할 수는 있는 방법은 아직 없는 것이다. 이를 위해필요에 따라 특수교사까지는 아니더라도 일대일로 특수교육대상자를 지원할 수 있는 보조교사를 배치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한다.
2.특수교육대상자가 되어도 아이의 부족한 점은 빠르게 좋아지지 않는다.
유치원 특수교육대상자가 되면 아이가 특수교사의 지도와 지원을 통해 문제 행동을 바로바로 교정받으면서 다른 아이들과 비슷하게 기관 생활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하기 쉽다. 하지만 아이의 문제 행동은 그렇게 쉽게 바뀌지 않는다. 앨리스의 경우특수교육대상자 시스템을 통해 여러 가지 지원을 받으며 유치원에 다니고 있지만 여전히 유치원에 처음 진학했을 때 가지고 있던 문제점을 그대로 가지고 있다. 다만 특수교육대상자 시스템이 앨리스가 큰 문제 상황 없이 유치원을 다닐 수 있도록 도와주고 있는 것이다.
사실 학부모의 입장에서는 아이가 유치원을 잘 다니고 있으니 이제는 사회생활을 잘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할 때도 있었다. 하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았다. 앨리스의 유치원에서는 일 년에 두 번씩 학부모 초청 수업을 실시하는데 앨리스가 다른 아이들과 얼마나 다른지 한눈에 보였다.사회성과 관련된 친구들과의 트러블은 거의 매 순간 발생했다. 수업 태도가 좋지 않은 것은 물론이었다. 앨리스는 유치원에서 많은 교사들의 지원을 받고 있기 때문에큰 문제없이 유치원을 다닐 수 있었지만 여전히 유치원 생활이어려운 아이였다. 따라서 어떤 좋은 교사를 만나고 지원을 받더라도 아이가기관 생활 자체를 어려워할 수 있음을인지하고 있어야 실망하지 않는다.
그렇다면 다시 재작년으로 돌아가 유치원을 처음으로 보내는 시기가 다가온다면 나의 선택은 무엇일까? 이에 대한 내 대답은 또 특수교육대상자를 신청하고 공립유치원에 보낸다는 것이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선택 가능한 기관 중에서 앨리스에게, 그리고 아마 대부분의 고기능 자폐스펙트럼 아이들에게 가장 적합한 기관은 특수교사가 있는 공립유치원이다. 특히 특수교사가 직접 통합학급에서 특수교육대상자 아이들의 수업 참여를 지원한다는 점에서 가장 큰 장점이 있다. 자폐스펙트럼 아이들이 가장 어려워하는 사회성 영역의 이슈는 대부분 통합학급에서 발생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