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포도나무 작가
어머나, 카지노 게임 품에 안겨있는 아이의 표정이 뭐 저래?
에곤 실레의 작품 “어머니와 아이(Mutter und Kind)”를 처음 보았을 때 했던 말이다. 에곤 실레의 여러 작품 중 내게 가장 인상 깊은 그림이었다. 그림 속 어머니는 눈을 지그시 감고 있고, 카지노 게임 품에 안긴 아이의 표정은 매우 불안하고 공포에 질린 듯했다. 사실 충격이었다. 아이에게 카지노 게임의 사랑은 무조건적이고 완전하다는 생각을 했기 때문일까. 카지노 게임 품에 있으면 세상에서 가장 안정감을 느끼고 평화롭다고 생각해오지 않았던가. 그런데 카지노 게임와 함께 있는 아이가 저렇게 불안해하고 공포에 질린 표정을 짓고 있다니.
작품에 대한 해설 영상을 들어보니, 에곤 실레의 어머니는 아들이 화가가 아니라 안정적인 직업을 가지기를 원했다고 한다. 에곤 실레는 그렇게 자신의 재능과 꿈을 이해하지 못하는 어머니와의 관계가 좋지 못했다고 한다.
≪십대를 위한 5가지 사랑의 언어≫(게리 채프먼, 2001)라는 책을 읽으며 카지노 게임와 함께 서로의 사랑의 언어에 대해 이야기한 적이 있었다. 책의 내용에 따르면, 어떤 사람은 ‘인정해주는 말’을 사랑으로 여기고, 어떤 사람은 등을 토닥여주거나 머리를 쓰다듬어 주거나 손을 잡아주는 등 ‘육체적인 접촉’을 사랑이라 여긴다. 또 어떤 이는 누군가와 ‘함께 하는 시간’을 사랑이라 생각하고, 어떤 이는 누군가를 위해 정성껏 음식을 만들어주거나 빨래나 뜨개질 등 ‘봉사’를 해주는 것을 사랑이라 생각하며, 어떤 이는 ‘선물’을 사랑의 언어로 받아들인다고 한다. 그렇다면 에곤 실레의 사랑의 언어는 혹시 ‘인정해주는 말’이었을까 추측해본다. 아들의 천재적인 그림 실력을 인정해주고 칭찬해주고 믿어주었다면 에곤 실레의 작품 속 아이의 표정이 달라졌을까.
5가지 사랑의 언어 중에서 하나를 고르라면 나의 사랑의 언어는 ‘함께 하는 시간’인 반면, 카지노 게임 사랑의 언어는 ‘봉사’였다. 아침 일찍 출근하시면서도 온갖 집안일을 도맡아 하시던 카지노 게임. 자녀들의 먹을 것과 입을 것을 챙기는데 얼마나 부지런하셨던지. 나의 고등학생 시절을 생각해보면 학교 급식이 없던 시절에 카지노 게임는 점심과 저녁으로 2개의 도시락을 매일 아침 챙겨주셨고, 고3 때는 늦게까지 학교에서 공부하고 돌아오는 딸을 위해 밤마다 정성껏 야식도 챙겨주셨다. 내가 제일 좋아했던 야식 메뉴는 바로 김치전. 자정이 되어서야 공부를 마치고 지치고 피곤한 몸으로 집에 돌아왔을 때, 식탁 위에 먹음직스럽게 담겨 있는 김치전 한 접시를 싹 비우고 행복하게 하루를 마무리한 기억이 떠오른다.
때로는 내가 덤벙거리며 옷을 입다가 단추가 덜렁덜렁 떨어지려고 하면 카지노 게임는 바로 반짇고리를 꺼내 단추가 떨어지지 않도록 미리 튼튼하게 꿰매주셨다. 어린 시절 카지노 게임의 모습을 회상해보면, 자녀들에게 필요한 것을 채워주기 위해 늘 동분서주하시던 모습이 제일 먼저 떠오른다.
시간이 흘러 결혼을 하고 자녀들을 출산했다. 내가 육아휴직을 마치고 복직할 때, 친정 카지노 게임께서 아이들을 돌봐주셨다. 아이들에게 영양 듬뿍 식사와 간식을 차려주시고, 혹여 유치원 등하원 길에 추울까봐 장갑과 목도리, 부츠를 단단히 챙겨주시곤 했다. 유치원 원장님도 카지노 게임인 나를 볼 때마다 할머니의 정성이 대단하시다고 극찬하셨다.
지금도 명절에 친정에 가면 딸, 사위, 손자, 손녀가 뭘 좋아할지 모른다며 소고기 반찬, 돼지고기 수육, 닭조림을 종류대로, 새우튀김, 굴전, 연근튀김 등 온갖 전과 튀김, 나물반찬, 조림반찬 등을 준비해놓고 기다리신다. 어차피 다 못 먹는데 제발 힘들게 음식 준비 많이 하지 마시라고 10년이 넘게 말렸다. 아무리 말려도 여전히 변함없는 카지노 게임. 식사를 하는 동안에도 주방을 끝없이 들락거리며 가족들을 챙기시느라 함께 앉아 이야기할 틈이 없다. 함께 식사를 마치고 나면, 카지노 게임는 딸에게 싸줄 음식을 챙기시느라 또 분주하시다. 이렇게 자신의 몸을 불사르듯 ‘봉사’로 당신의 사랑을 표현하는 카지노 게임.
하지만 이런 카지노 게임를 생각할 때 내 마음 한편에는 늘 허전한 마음이 있다. 행여나 카지노 게임가 내 글을 읽으면 서운하실까? 하지만 나의 사랑의 언어는 ‘함께 하는 시간’이다. 나는 남편과도, 친구들과도, 자녀들과도 편안하게 함께 시간을 보낼 때 사랑의 그릇이 채워진다. 요즘 어떤 고민을 하고 있는지, 어떤 것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지, 무얼 하고 싶은지 등등 서로에게 관심을 가지고 대화를 나누는 것을 좋아한다. 하지만 내 기억 속 카지노 게임는 늘 분주했다. 카지노 게임에게는 그것이 자녀에 대한 사랑이었지만, 나는 그보다도 카지노 게임와 함께 재잘재잘 수다를 떨고 함께 시간을 보내는 친구들이 부러웠다. 명절을 맞아 오랜만에 만나도 카지노 게임는 함께 앉아 이런 저런 대화를 하기보다 가족들의 먹거리를 챙겨주느라 분주하시다.
지난 명절에는 묵은지가 필요하다고 말씀을 드렸다. 카지노 게임는 김치냉장고에 있는 묵은지를 한 통 챙겨주겠노라 하셨다. 그러고는 다른 음식을 챙기느라 나도, 카지노 게임도 묵은지를 깜빡 잊어버렸다. 전화통화를 하면서 나는 급하지 않으니 묵은지는 다음에 가지러 가겠다고 했으나, 며칠 후에 카지노 게임는 그 무거운 묵은지 한 통을 챙겨서 버스를 타고 직접 딸 집에 오셨다. 아무튼 카지노 게임는 지금도 이렇게 ‘봉사’로 당신의 사랑을 표현하신다.
사랑의 언어가 ‘함께 하는 시간’인 나는 기회가 될 때마다 자녀들과 함께 여행을 다니고, 카페에서 함께 공부나 독서를 하고, 가급적 자녀들과 함께 많은 시간을 보내며 대화를 하려고 노력한다. 하지만, 문득 궁금해진다. 내 자녀들은 과연 카지노 게임인 나에게 어떤 사랑의 언어를 원하고 있을까. 배달의 민족 음식 말고 외할머니처럼 직접 정성껏 만들어 챙겨주는 식사와 간식을 먹을 때 그것을 사랑이라 느끼지는 않을까. 자녀들과 사랑의 언어에 대해 함께 이야기해보아야겠다.
“자녀들아, 너희들의 사랑의 언어는 뭐니?”
* 사진출처 : 챗gp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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