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 바라본 마국의 마약과의 전쟁
멀리서 바라본 미국은 기회가 가득한 나라였다. 노력하면 원하는 삶을 이룰 수 있고, 누구에게나 공정한 기회가 주어지는 곳처럼 보였다. 하지만 가까이서 마주한 현실은 달랐다. 극심한 빈부 격차, 복지의 사각지대, 그리고 그 중심에 자리한 마약 문제. 마약에 의존하며 정신 질환을 앓고, 환각 속에서 거리를 떠돌며, 가족과 단절된 채 병원과 거리 사이를 반복하는 이들을 볼 때마다, 마약 문제는 미국 사회에서 결코 떼어놓을 수 없는 현실임을 실감하게 된다.
미국의 복지 시스템은 이들을 관리하기 위해 여러 층위에서 개입한다. 응급실, 폐쇄병동, 노숙인 지원 팀, 정신 건강 클리닉, 쉼터, 법적 보호 체계. 이 모든 것이 맞물려 작동하지만, 완벽한 해결책이 되지는 않으며, 법적 보호 체계 또한 이들을 충분히 보호하지 못하는데 그 이유는 무료 카지노 게임가 치료를 거부하면, 강제로 치료할 법적 근거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나는 정신 건강 사회 복지사로 일하며 이러한 현실을 매일 직면하고, 마주하는 현장에서는 매일같이 그것을 증명한다. 내 하나의 연재 글 중 마약은 당신에게쾌락을 주지 않는다의 스토리처럼, 대학교 합격 후 딱 한 번의 마약 사용 후, 치명적인 뇌 손상을 입고, 3년 동안 감각 이상을 호소하며 병원과 거리 생활을 전전하다 그가 가졌던 모든 것을 잃고 14년 동안, 거리를 떠돈 환자의 이야기처럼, 마약으로 시작된 불행은 하루아침에 평범했던 삶을 짚어 삼키고, 인생을 송두리째 파괴할 수도 있다.
만약 거리에서 생활하는 사람들이 마약에 취한 상태로 자신 혹은 타인을 해치는 행동을 할 경우, 공권력이 개입하게 된다. 그 후의 과정은 각 환자의 상태와 상황에 따라 달라진다. 정신병동에서 72시간 동안 구금된 뒤, 정신과 전문의의 판단에 따라 폐쇄 병동으로 보내지거나, 퇴원을 하거나, 외부 진료소로 연계되거나, 다양한 방식으로 처리된다. 그렇다고 해서, 이 과정이 반드시 환자의 회복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많은 이들이 치료와 거리 생활을 반복하며, 마약과 정신병의 악순환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이러한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환자의 근본적인 치료를 정신 건강 회복에 초점을 맞추고자 하였으며, 이를 목표로 우리 회사가 설립되었다고 생각한다. 우리 회사에서 제공하는 서비스의 목적은 마약 사용의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내는 것으로, 폐쇄 병동이나 감옥에서 지내던 중증 정신 질환 환자들의 자립을 돕는 프로그램이며, 그들이 다시 거리로 나가지 않도록 새로운 삶을 설계하는 과정을 함께한다. 한 명의 환자당 간호사, 정신과 의사, 정신 건강 상담사, 케어기버가 4인 1조로 팀을 이루어 6~9개월 동안 환자의 재활을 돕고 상황에 따라 환자가 1-2년을 우리와 함께하기도 한다.
나는 매일 여러 곳의 Board and Care (보딩케어) 시설을 방문하며, 하루에 7~8명의 환자들을 만난다. 매달 케어하는 환자의 수는 다르지만, 거의 10-16명의 환자들을 돌보고 있다. 보딩케어는 한국의 요양시설과 유사한 곳으로, 중증 정신질환을 앓고 있는 마약 환자들이 함께 생활한다. 내 역할은 그들의 정신건강 상태를 평가하고, 필요에 따라 의사와 상담을 연계하여, 약물 조절이나 추가 진료를 계획하는 것이다. 그리고 다양한 케이스를 다루며, 성공 사례와 실패 사례를 경험한다. 성공사례 환자는 꾸준한 치료와 지원을 받은 후, 사회에 복귀하거나 적어도 자기 스스로를 돌볼 수 있는 환자라고 생각한다. 실패 사례 환자는 프로그램을 다 끝내기 전에 다시 거리로 돌아가거나, 정신병으로 약을 먹지 않고, 상담 자체가 되지 않거나, 마약을 다시 해서, 폐쇄병동이나, 감옥으로 가는 사례를 예로 들 수 있다.
내가 상담한 많은 환자들은 10대에 처음 마약을 접했다. 논문 검색을 통해서도 확인한 사실이지만, 조현병은 10대 후반에서 20대 초반 사이에 가장 많이 발병한다. 그 시작점에는 늘 외로움과 peer pressure(친구의 압력) 이 있었다. 그래서 내 환자가 30대든 60대든, 10대 때부터 마약을 했고 조현병 진단을 받았다면, 그 환자는 10대 20대부터 환각과 망상 속에서 살아왔을 가능성이 크다. 병의 증상이 그러하다 보니, 평범한 상담 현장에서는 예측할 수 없는 사건들이 벌어지기 일쑤이며, 때로는 상담사가 위험한 상황에 직면하기도, 복지의 사각지대라는 말을 실감하게 되는 일들을 겪기도 한다.
어느 날은 상담 중이던 환자가 갑자기 책상 위로 뛰어올라갔다. 너무 놀라, 이유를 묻자, 그는 바닥을 가리키며 뱀이 우글거리니 나도 빨리 책상 위로 올라와야 한다고 소리쳤다 환각이라과 말하며 내 환자를 돕고 싶고 싶었지만, 이미 망상과 환각 증상이 시작된 환자에게 내가 해 줄 수 있는 것은 그의 진정을 위해 정신병원 응급실로 보내는 것이었다. 그가 너무 흥분되어 있어, PET team (Psychiatric Emergency Team)에게 연락을 하여 환자를 병원으로 이송했다. 그러나 미국은 후견인이 없는 한 자발적 퇴원이 가능하기 때문에, 결국, 환자는 환각 상태에서 병원을 떠났고, 그의 실종 신고조차 성립되지 않았다. 나는 그를 기다릴 수도 없었고, 시스템의 한계 속에서 결국 그의 사례를 종료할 수밖에 없었다.
시스템 내부에서도 또 다른 문제가 발생한다. 예를 들어, 보딩케어 시설에서 생활하는 환자들 사이가 연인 관계로 발전되어, 아이가 태어나지만, 부모가 정신 질환을 앓고 있어 양육이 불가능한 경우가 있다. 이럴 때 아이는 아동 보호 시설로 보내지며, 입양되지 않는다면 결국 그룹홈에서 성장할 가능성이 크다. 안정적인 가정환경 없이 자란 아이들은 정서적 불안과 사회적 소외를 경험하게 되고, 그 과정에서 다시 마약에 손을 대거나, 부모로부터 유전된 정신 질환을 겪으며 또다시 같은 악순환을 반복한다. 이렇게 시스템 내에서 지속적으로 발생하는 문제들은 복지의 사각지대를 더욱 확장시키며, 구조적인 개입이 부족하여, 세대를 넘어 반복되는 악순환으로 이어지고 있다.
나는 처음부터 마약 중독 환자를 치료할 상담사가 되는 계획을 세운 것은 아니었다. 단순히 한국 이민자들의 정신 건강을 돕는 일을 하고 싶었을 뿐이었다. 하지만 어느새 중증 정신 질환을 가진 마약 중독 환자들을 돌보는 상담사가 되어, 그들의 미래를 함께 고민하고 설계하는 사람이 되어 있었다.
가끔은 불안과 혼란에 휩싸인 환자들이 시설 주차장 바닥에 앉아 나를 기다린다. 그들을 볼 때마다, 그러지 말라고 이야기하면서도 그들의 불안이 고스란히 전해져 가슴이 저린다. 나는 스스로에게 묻는다. 마약의 시작은 도대체 무엇으로부터 시작되었을까? 나는 이들에게 어떤 서포트를 해줄 수 있는가? 사실, 매일 고민하지만 나는 완벽한 해결책을 가진 사람이 아니다. 하지만 적어도, 그들의 이름을 불러주고,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다시 마약에 손을 대지 않도록 끊임없이 노력하는 것이, 작지만 내가 할 수 있는 작은 기여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내 직업은 그들을 포기하지 않는 것이다. 비록, 완벽한 해결책은 없을지라도, 백 명 중 한 사람이라도 더 나은 길을 찾도록 돕는다면, 그것이 내가 이 자리에서 존재하는 이유가 아닐까.